[Daydreamer] 환상소녀 이야기5 [完]

신기루
글 입력 2018.08.14 02:0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환상소녀 마지막.jpg
Illust by 나영


환상소녀 이야기 4. 신기루

​어느새 소녀는 성인이 되었어요.
이제야 소녀의 시간이 생기기 시작했죠.
하지만 소녀는 그녀만의 시간이 생겨도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았어요.

어느 날, 책상을 정리하다
예전에 소녀가 자신이 즐겁게 상상하던 것을
기록했던 노트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소녀는 조금 놀랐어요.
그 기록은 몇 년이 흘렀지만,
지금 보아도 무척 재미있었기 때문이죠.
그때 그 소녀의 상상엔 숨겨진 힘이
있었던 게 틀림없었어요.
소녀는 생각했어요.
다른 누군가가 이것을 보게 된다면,
분명히 웃음을 지을 것이라고.
소녀는 자신의 기록을 가지고 그림을 그렸어요.
소녀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그림을 그렸어요.
소녀는 그 시간이 아주 마음에 들었죠.
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고 싶었어요.
소녀는 이를 목표로 여러가지 계획을 세웠어요.
소녀에게 이라는 것이 생긴 것 같았어요.
소녀는 또다시 즐거운 상상에 빠지게 되었고,
소녀는 이 시간이 너무 행복했어요.

.
.
.

다른 사람들이 소녀를 보고 말해요.
`그런 건 취미로만 두고, 공부에 집중해야지!`
`그림 같은 건 어릴 때부터 그려야 성공할 수 있는거야`
`헛된 생각에서 벗어나. 그런 건 환상이야.`

.
.
​.

환상소녀 마지막1.jpg
Illust by 나영


그 말을 듣는 순간 소녀는 화를 꾹 참는 듯 보였어요.
그리고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말을 시작했어요.

.
.

"환상..
나는 지금까지 당신들이 기대하는
환상 속에서 자라왔어요.
당신들 덕분에 내가 꿈꾸던 환상은
이 기록장에서 멈춰 버렸지만요.
그런데 다행히도 저는 또다시 환상을 꿈꾸게 되었어요.
그대들이 나에게 강요하는 것이,
환상이 아니라 실재하는 것이라 해도
나는 이제 내 환상을 따라가겠어요.
당신들은 내가 신기루를 본다고 말하죠.
헛된 몽상을 꿈꾼다고도 말해요.

아니요, 그건 신기루가 아니에요.
제 눈에는 보여요. 느낄 수 있어요.
지금까지 그대들이 만든
`진짜 신기루`를 따라갔기 때문에
이제는 신기루가 아님을 알 수 있어요.
아마 나만 느낄 수 있는 것일지도 몰라요.
환상이니까요.
당신이 저지할 여지가 없어요.
.
그대들은 이 넓은 사막에서
그 신기루를 찾아가다 쓰러질 거라고 말해요.
그래서 당신들은 저를 위해 가는 길에
이정표가 준비된 오아시스를 알려줘요.
지금껏 그 길을 밟았지만, 이제는 그만 사양할게요.
다만, 당신들이 나를 응원해 주길 바라요.
그러면 그것이 내 목을 축여줄 거에요.
그러면 쓰러지지 않고 내 환상 찾아갈 수 있어요."

.
.
.

소녀는 오랫동안 묵혔던 것을 토해내듯 말했어요.
사람들은 소녀의 말을 듣고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어요.
어떤 사람은 소녀를 포기한 듯 보였고,
어떤 사람은 소녀를 한심하게 바라봤어요.
어떤 사람은 소녀를 믿고 가만히 응원했어요.

.
.

그리고 소녀에게 환상 소녀라는 별명이 생겼어요.


환상소녀 마지막2.jpg
Illust by 나영

.
.
​.

P.S.

있잖아요,
나만의 오아시스에 도착한다면
제일 먼저 당신들에게 깨끗한
오아시스의 물을 마시게 할 거예요.
결국, 그 오아시스에 도달하게 된 것은
당신들의 응원, 침묵, 또는 비판 덕분일 테니까요.
그리고 당신들에게 가서 환상을 보라고,
환상은 헛된 망상이 아니라고 당당히 말하겠어요.


환상소녀 마지막3.jpg
Illust by 나영


-환상소녀 이야기 END-
다음 화에 후기로 만나요!


KakaoTalk_20180809_014909451.jpg


[정나영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