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샤갈, 삶을 사랑으로 채운 예술가 [전시]

글 입력 2018.08.0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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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 미술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샤갈의 이름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필자 역시 샤갈의 작품을 참 좋아하는데, 특히 샤갈 특유의 흐릿하지만 따뜻한 색감을 좋아한다. 실제로 샤갈은 자신만의 색깔로 유명하다. 하지만 샤갈은 색감이 드러나는 회화뿐만 아니라 판화, 삽화, 조각 등 여러 미술에도 두각을 나타냈다.

'샤갈 러브 앤 라이프 展'은 그런 샤갈의 모습을 북 일러스트레이션에 초점을 맞춰 보여준다. 또한 이 전시는 샤갈의 사랑과 그 사랑으로 채워진 인생에 대해 보여준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한 색의 마술사, 샤갈의 사랑과 그 삶으로 들어가 보자.



사랑의 색을 엿볼 수 있는 곳


현재 샤갈과 관련된 전시가 두 개나 진행되고 있다. 그중 '샤갈 러브 앤 라이프 展'은 이름 그대로 샤갈의 사랑과 삶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시된 그림 대부분은 어린 시절 고향 친구이자 아내였던 '벨라 로젠펠트'와 그의 모습이 담겨있다. 벨라는 그의 뮤즈가 되어 꾸준히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데, 실제로 그림을 들여다보면 샤갈이 그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몸소 느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전시는 샤갈의 전반적인 인생이라기보다 '샤갈의 삶 속에 벨라가 들어왔을 때'를 살펴보는 전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사랑에 관련된 부분은 ‘The theme of the lovers’라는 섹션에서 더욱 자세히 감상할 수 있다. 이 섹션에서는 샤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연인'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전시돼있다. 처음에는 벨라에게 영감을 받은 작품 위주로 전시돼있으나 이후에는 인류를 향한 보편적인 사랑을 담은 작품들이 펼쳐진다.

샤갈의 사랑에 대한 모티프는 크게 몇 가지로 나타나는데 바로 꽃들에 둘러싸인 연인들, 연인들과 동물들, 거꾸로 서 있거나, 머리만 떠다니는 모습들, 그리고 산책하는 연인들이다. 이 전시에서 가장 돋보이는 작품인 '연인들'이 이를 가장 잘 표현한다.


연인들(1937).jpg
▲ 연인들, 1937년, 캔버스에 유채
108 × 85 , Marc Chagall


진정한 샤갈의 사랑의 색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 '연인들'. 이 작품은 샤갈에게도 특별하다. 오랜 시간 외국을 떠돌았던 샤갈이 프랑스 시민권을 얻은 해에 그려졌기 때문이다. 비로소 정착했다는 그의 기쁨과 안도감, 한창 관심을 가졌던 자연(꽃)에 대한 애정, 벨라에 대한 사랑이 모두 담긴 작품이다. 샤갈의 사랑하는 모든 것이 담긴 작품인 만큼 이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도 이 시기 그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샤갈의 삶과 종교


샤갈의 사랑과 삶 속에서 종교를 빼놓을 수 없다. 샤갈은 성서에 대한 깊은 애정을 품고 있었는데, 이는 종교적인 가정교육 덕분이었다. 그는 러시아의 민속적인 주제와 유대인의 성서에서 영감을 받아 다양한 주제를 그림으로 펼쳤다. '성서 The Bible'을 시작으로 그는 성서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드러내며 이에 대한 전통적 이미지에 대해 자유롭게 표현한다.

또한 샤갈이 1962년에 작업한 대형 스테인드글라스는 종교에 대한 애정을 여실 없이 보여준다. 그가 직접 제작한 이 스테인드글라스는 이스라엘에 남겨진 그의 작품 중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12개로 구성된 창문은 예루살렘 하다사 병원의 유대교 회당을 위해 제작되었고, 각 스테인드글라스는 야곱의 후손으로 구성된 열두 지파를 묘사한 것이다.

이 작품 통해 샤갈 작품의 중요 요소인 색상과 빛을 체험하고 신과 인간 사이의 영적인 교감에 대한 그의 깊은 이해를 엿볼 수 있다. 이 전시를 통틀어 가장 좋았던 작품이었는데, 전시돼있는 작품은 재현한 것에 불과해 언젠간 작품이 있는 곳을 방문해 직접 작품을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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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히 그림만 보고 그를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그저 그의 그림을 바라봤을 뿐인데도 그가 얼마나 벨라를 사랑했는지 알 수 있었고, 그 사랑이 삶에 무한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영감을 준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그 사람에게 큰 영향을 준다는 것임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술에도, 삶에도 진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색깔은 오직 하나이다. 그것은 사랑의 색이다."


샤갈 전시를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문구이다. 샤갈은 그의 독특한 색감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 색감이 사랑에서 나왔음을 이 전시로 인해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결국 그의 삶을 규정하는 것은 사랑이었던 것이다.

나의 삶을 채우는 것은 무엇일까?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는 밤이다.


[조수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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