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상업공간이 변화하고 있다 [문화 공간]

글 입력 2018.07.2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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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현대인은 더는 집 밖을 나갈 이유가 없다. 집에서도 최고의 음질과 화질로 음악, 영화감상을 할 수 있고 무엇이든지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집으로 빠르게 배송해준다. 심지어 집에서 하는 쇼핑은 편한데 가격이 더 싸기까지 하다. 그렇기에 많은 오프라인 상점들이 집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며 특색 있는 공간을 만들어 고객들을 유인하려고 한다.

최근 코엑스에 새롭게 입점한 ‘삐에로 쇼핑’이 그 예다. 점원들의 티셔츠에는 어디 있는지 본인들도 모르니 묻지 말라고 적혀 있고 상점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일관성 없는 물품들이 나열되어 있다. 고객들은 기존의 쇼핑과는 아예 구매목적부터 다른 쇼핑을 하게 되고 생각지도 못한 물건을 발굴하는 재미에 매장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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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에로 쇼핑/ 사진 이마트 제공


이런 식으로 상품판매에 집중하기보다는 `경험`을 제공하는 현상은 트렌드가 되어 점차 다른 오프라인 매장에도 퍼질 것으로 보인다. 서점을 예를 들어 보자. 수많은 책을 빼곡히 나열해 놓은 오프라인 대형서점보다는 개성 있는 독립서점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대형서점이 도서 정가제로 인해 큰 할인 폭으로 책을 판매할 수 없어 가격 측면 메리트가 떨어진 것이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독립서점이라는 공간은 주변 골목, 그리고 동네와 어우러져 대형서점이 주는 일관된 분위기와는 다르게 그 지역 여행을 하는 것 같은 경험을 하게 한다.

그 외에도 독립서점들은 서점 주인이 직접 큐레이팅한 책 목록, 맥주와 함께하는 심야 독서모임 등 색다른 매장구성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기업들도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알라딘 중고서점에는 자체적인 커피 매장을 만들어 책을 읽기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고 책과 관련된 다양한 굿즈를 팔고 있고, 교보문고도 책을 편하게 볼 수 있는 테이블을 설치해놨다.

한국의 이런 서점 형태가 더 발전한다면 일본의 츠타야 서점과 비슷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츠타야 서점은 책을 파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을 팔고 있다. 다이닝 용품을 요리 전문서적과 음식을 주제로 한 시, 수필 등과 함께 전시해놓고 분야별 전문가가 골라놓은 책은 카메라, 문구, 자전거, 옷과 같이 판매되고 있다. 듣기만 해도 그 공간에 가면 홀린 듯 책 한 권과 요리용품을 집어 올 것 같다.

현재 츠타야 서점은 일본 전역에 1400개의 매점을 운영하는 대기업이 되었다이들은 또한 책을 읽으며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고앤 라운지 앤 스테이(GOEN lounge&stay)`호스텔을 운영하며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츠타야 서점은 서점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책을 읽기 편하고 책을 손에 들고 싶은 분위기를 형성함으로써 책을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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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타야 서점 전경/츠타야 서점 홈페이지


영화관 역시 변화의 물결에 뛰어들고 있다. CGV는 최근 바닥에 잔디가 깔리고 자연의 향이 나는 자연을 모티브로 한 ‘씨네&포레(CINE&FORE) 영화관을 개관했다. 영화 시작 전엔 미리 입장해서 영화관에서 제공하는 음식과 함께 피크닉 분위기를 즐길 수도 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로망 중 하나는 잔디밭에 누워 쾌적하고 여유롭게 영화를 보는 것인데 이것이 도심 내에서 실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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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포레 영화관 / CJ CGV제공


온라인, 모바일 쇼핑이 간편해짐에 따라 상업공간의 변화는 지속적인 과제로 남을 것이다. 같은 제품을 갖고 어떤 서비스를 통해 어떤 경험을 제공해주는지가 관건일 텐데 츠타야 서점처럼 팔고자 하는 것의 본질을 파악하고 집중하는 게 변화의 지름길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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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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