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니키 드 생팔 展 마즈다 컬렉션

글 입력 2018.07.17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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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드 생팔 展
마즈다 컬렉션



현대미술에 대해 아는 바는 미미하지만, ‘순간의 시선’을 포착하는 매력은 어느 미술보다 제법 크다.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이기에 한번에 이해하지 못하는 형상과 작가의 예술관을 작품의 설명을 보거나 혹은 큐레이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제 3자, 혹은 타인과의 경계가 허물어질 때 비로소 ‘내 것’ 으로 받아들이는 일련의 과정이 바로 현대미술을 관람하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여성의 몸을 극대화한 형상에 화려한 색의 비키니를 입고 즐겁게 물놀이를 가는 것만 같은 가벼운 발걸음. 무더위로 지친 자신에게 한가득 휴가를 선물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한여름 즐겁게 휴양지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여행자들의 모습을 그린 것 같기도 하고.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이 질문은 바로 현대미술작가 니키 드 생팔 Niki de Saint Phall 대표작 ‘샘의 나나(백색의 춤추는 나나)’ Nana Fontaine Type(Nana blanche dansante) 를 처음 접했을 나의 질문들이었다.


Niki de Saint Phalle, Nana Fontaine Type, 1971, 1992 ⓒ 2017 Niki Charitable Art Foundation, ADAGP, Paris - SACK, Seoul.jpg
샘의 나나(백색의 춤추는 나나)
Nana Fontaine Type(Nana blanche dansante)
1971/1992
Lacquer paint on polyester, iron base
100 x 147 x 56 cm
Niki de Saint Phalle, Nana Fontaine Type, 1971/1992
© 2018 Niki Charitable Art Foundation
ADAGP, Paris – SACK, Seoul


니키 드 생팔 Niki de Saint Phall. 화려한 색채와 활력 넘치는 이미지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녀는 [나나Nana] 연작 작업에 주력하여 세상의 시선을 한눈에 받은 작가다. 특히 전 세계에 <나나> 작품을 설치하여 그녀가 품은 모성과 여성성을 널리 세상에 알렸다. 특히 그녀 일생의 꿈이었던 [타로공원 The Tarot Garden]이라는 기념비적인 조각공원을 이탈리아에 세웠다. 그녀의 생이 다한 날에도, 많은 이들에게 그녀는 잊혀 지지 않는 작가이자 영감을 주는 뮤즈다.

그런 그녀가 서울을 찾아왔다. 그녀의 첫 단독 전시가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6월 29일부터 시작했다. 그녀의 회화와 조각 등 127점을 직접 눈으로 만나볼 수 있는 전시다. 먼저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봐야 할 전시의 포인트를 미리 소개해 본다.

첫째, 그녀와 유년시절이다. 인간은 직업을 선택할 때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지만, 그중 가장 영향을 끼치는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유년시절이라 생각한다. 물론 유년시절이 직업의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고 해도, 한 인간의 성품이나 혹은 사상,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와 시선 등을 자리잡게 하는 중요한 시간이자 배움의 단계다. 그런 의미에서 니키 드 생팔의 유년시절을 알아보며 그녀가 어쩌다 나나라 불리는 풍만한 체형의 여성을 모티브로 삼고 작품의 주인공으로 채택했는지 귀추해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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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드 생팔 Niki de Saint Phall


둘째, 그녀의 우정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세계 최초 니키 드 생팔 미술관인 일본 니키 미술관 관장이자 그녀의 인생친구였던 요코 마즈다 시즈에 소장품 127점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이건 뭐랄까? 마치 고갱과 고흐의 관계라고 해야 할까? 100% 일치하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맥을 같이 하는 우정이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사실 요코 마즈다 시즈에는 니키 드 생팔 작품 <연인에게 러브레터>를 보고 ‘총 맞은 것처럼’ (실제 총을 맞은 건 아니고 그 정도로 강렬했던) 경험을 했다고 일화가 전해진다. “1960년대 니키가 쏜 총이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내 가슴에 꽂혔다”라고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녀의 애정어린 관심은 결국 일본에 그녀의 작품을 소개하고, 니키 드 생팔이 사망하기 전까지 20여년간 진한 우정을 나눴다고 한다.

셋째, 그녀와 사랑과 여성성이다. 앞서 말한 유년시절과 겹치는 부분은 있지만, 그녀의 작품은 모두 ‘여성성’을 대표하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 한 ‘여성’으로 가진 온전한 감정으로 만들어 낸 나나는 깡 마른 모델 같은 몸매를 가진 여성이 아니다. 나, 우리, 나아가 세상을 부정 없이 바라보고자 했던, 남성중심적인 시선을 벗어나 그저 여성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나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매개체로 나나를 선택한 것이다. 그녀의 사랑과 여성성을 함축해 놓은 일생일대의 공간, 타로공원에서 우리는 또 다른 나와 우리,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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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그녀의 예술이다. 이번 전시는 사진촬영이 모두 허가된 전시이므로 마음껏 자유롭게 촬영을 하며 그녀의 예술을 함께 나눌 수 있다. 주저하지 말고, 함께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으로 여행을 떠나 보자. 나나와 함께, 니키 드 생팔과 함께 현대미술을 벗삼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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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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