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5] FEATURE. 2주의 발견 vol. 7 : 6월 1-2주

코드 쿤스트, 장희원, ADOY, 배인혁, 조원선
글 입력 2018.07.03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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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인 5]
FEATURE. 2주의 발견
Vol. 7 : 6월 1-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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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사랑한 인디뮤지션 시즌 5에서는 2주마다 '2주의 발견'을 연재합니다. 2주동안 발매된 음악 중 비(非)아이돌 음악을 중심으로 좋은 음악들을 4-5곡 추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아이돌 음악 리뷰는 따로 마련해보겠습니다.



*
5곡의 재생목록입니다.
순서대로 재생되니, 들으며 읽어주세요!






1. Code Kunst - 비네 (rain bird) (Feat. Tablo & Col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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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쿤스트는 힙합 프로듀서로 혁오, 타블로 등이 속해 있는 하이그라운드(HIGHGRND)에서 얼마 전 로꼬, 그레이가 속한 AOMG로 소속을 옮겼다. 그리고 비네(rain bird)는 AOMG 이적 후 처음 발표한 싱글로 온오프의 콜드(Colde), 에픽하이의 타블로와 함께 작업했다. 건반을 활용한 음악에 강점을 보이는 프로듀서답게 이번 곡에서도 코드 쿤스트는 세련된 건반 사운드를 중심으로 곡을 진행한다. 주요 멜로디를 건반으로 진행한다면 그 밑으로는 뭉개질 만큼 무거운 베이스가 중심을 잡고 있다.

아티스트는 빗소리에 기대 그간 하고 싶었던 말을 전한다. 그리고 부제 'rain bird'는 비가 오는 날만 우는 새라는 의미다. 빗소리에 묻히리라 조금은 기대하면서 말을 전하는 누군가는 비겁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상처가 두려운 이가 아닐까. 프로듀서명 중 'Kunst'는 독일어로 '예술가'라는 의미이다. 예술의 코드를 만들겠다는 다짐과 포부가 담긴 이름이다. 제목에서도 예상할 수 있듯 가사에서도 비를 통해 하강의 이미지를 강하게 전달한다. 여기에 몽환적인 신스 사운드, 콜드의 음색, 조금은 건조한 듯 느껴지는 타블로의 랩이 더해져 우울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뻔하게도 비가 오는 날에 참 잘 어울릴 노래다.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다.



2. 장희원 -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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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EP 'ㅎ/'을 발매하고 거의 1년만의 싱글 발매다. 그간 다양한 공연에서 장희원을 만날 수 있었는데, 이 곡도 민트페이퍼 '오색라이브' 등으로 공개되었던 곡이었다. 이번 싱글 앨범에는 '편지'와 '새벽활동' 두 곡이 담겨있다. 그 중 '편지'는 "용기를 내어 작은 글자에 담은 나의 마음이 그대에게 닿길 바라는 짝사랑 고백"(곡 소개 중)이다. 보사노바 리듬을 기반으로 통통 튀는 피아노 연주는 이 곡의 매력 포인트다. '가만 있다가'의 가사에서는 보컬을 빼고 모든 악기의 연주가 멈춘다든지, 후렴부로 넘어가기 전 조를 바꾸며 상승 코드를 들려주는 등 편곡에서도 재미를 더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같은 소속사의 조소정과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운데, 둘 모두 여성 솔로 싱어송라이터이며 건반을 연주하지만 둘의 강점이 조금 다르다. 조소정이 깊고 느린 감성에 능하다면 장희원은 '편지'처럼 밝고 통통 튀는 곡에서 강점을 보인다. '편지'만 놓고 보았을 때는 오히려 이진아의 재즈피아노가 더 많이 연상된다. 하지만 장희원은 이진아보다는 멜로디에 신경을 많이 쓰고, 이진아는 장희원보다 곡의 베이스가 되는 건반 연주에 힘을 싣는 느낌이다.

언급했다시피 이 곡의 강점은 통통 튀는 연주인데, 이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뮤직비디오다. 색색의 m&m 초콜릿이 뿌려진 건반을 클로즈업으로 잡는 장면은 이 곡의 색깔을 가장 잘 표현한 부분이다. 화면을 다양하게 분할하고 줄이고 늘리며 변주를 주어 구도나 배경이 화려하지 않음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뮤직비디오의 가장 효과적인 이용방법.



3. ADOY - Wo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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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OY의 2번째 EP앨범, [LOVE]가 발매되었다. 지난 번에 소개한 'Young'은 선공개곡이었고, 'Wonder'은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지난 앨범 [CATNIP]에서 그들이 노래한 것이 청춘이라면, 이번 앨범에서는 사랑의 감정에 집중한다. 타이틀곡 Wonder는 사랑을 시작할 때의 감정이다. 어떤 상황을 그려보고 상상해보고 궁금해한다는 뜻의 'wonder'은 사랑을 노래하는 앨범의 시작과 알맞게 어울린다. 밴드의 연주뿐 아니라 오주환의 보컬에도 울리는 효과를 주어 ADOY가 가진 몽환적인 색채를 살렸다. 'Gimme a feeling'이라는 후렴구의 시작은 꽤나 노골적이고 직접적이다. 그래서 유혹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이런 저런 생각을, 어쩌면 이뤄지지도 않을 생각들을 이어가다 '내게 느낌을 줘' 상대에게 나즈막이 전달한다.

ADOY의 매력은 몽환적인 연주와 보컬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와 그 속에서 잔잔하게 폭발하는 멜로디다. 개인적으로 이것이 가장 잘 드러났던 곡은 1번째 EP 앨범 [CAPNIP]의 타이틀곡 'Grace'였다. 앨범 소개에 담긴 김윤하 평론가의 말처럼 이번 앨범보다 사운드가 덜 정제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지만, 더 많은 폭발력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번 앨범에서 흐르는 정서는 좀 더 나른해졌다고 할까. 조금의 아쉬움은 있지만, ADOY의 음악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나의 주관성에 객관성을 살짝 더하자면, ADOY의 [LOVE] 앨범과 타이틀곡 'WONDER'는 발매 일주일 만에 애플뮤직 일렉트로닉 앨범 및 음원 부분 1위에 올랐다. 차트를 맹신해서 좋을 것은 없지만 이는 분명 의미 있는 결과다.



4. 배인혁 - 사적인 세계(Do Not Distu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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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펀치의 프런트맨(보컬) 배인혁의 솔로프로젝트 중 일곱 번째 싱글이자 마지막 싱글이다. 로맨틱펀치는 '밴드의 시대'에서 '몽유병'과 '토요일은 밤이 좋아' 무대를 통해 높은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로맨틱펀치에서 화려한 의상과 퍼포먼스, 가창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면 솔로 배인혁으로서는 보다 감성적이고 잔잔한, 발라드라는 인상까지 느껴지는 음악을 발매했다. 배인혁은 올해 대략 한 달에 한 번씩 솔로로서 싱글 앨범을 발매해왔다. 그리고 7번의 싱글 앨범을 통해 배인혁이 들려준 이야기는 로맨틱펀치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는 없다. 기존에 로맨틱펀치가 보여준 강렬한 로큰롤 형식이 아닌, 평소 아티스트가 유튜브에 간단히 업로드했거나 개인적으로 준비했던 이야기들을 편곡하여 발매한 것이다. 따라서 배인혁의 솔로 앨범에는 로맨틱펀치의 펑키함이 빠진 대신 보다 따뜻하고 개인적인 메세지들이 담겨있다.

마지막 싱글 '사적인 세계'에서 아티스트는 개개인의 세상을 존중한다는 위로와 응원을 전한다. 앨범 소개에 따르면 이는 "남의 삶을 재단하기 좋아하는 누군가와 이 사회, 종교에게 전하는 메시지이자 이유 없이 비난 받는 모든 소수를 대변하는 노래"로, "본인의 브랜드 공연 ‘사적인 세계 展’과 동명으로 그만의 철학과 멜로디를 담아 더욱 의미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등 사회 약자들이 각자의 주장을 펼치려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그럼에도 의견의 시작조차 억압하려는 세력이 강력하고,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과정에서 전하는 메세지의 세부사항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끊임없이 균열과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모두 다르게 태어난 존재이니 각자의 세계를 방해하지(Disturb) 않고 사적인 세계를 만들어간다면. 그리고 조심스럽게 서로의 세계를 존중하며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다소 개인주의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공동체의 시작은 개인의 존중부터일지도 모른다. 배인혁이 꿈꾼 사적인 세계는 이런 것이 아닐까.



5. 조원선 - 서두르지 말아요 (Duet with 존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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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하고 재지(Jazzy)한 여성 보컬의 대명사, 조원선의 신곡이다. 유재하 30주년 기념 앨범에 참여한 것을 제외하면 2016년 4월 이후 2년 2개월만의 신곡이다. 롤러코스터부터 기다려온 팬들에게는 다소 가혹한(?) 처사가 아닌가 생각마저 든다. 싱글 앨범이지만 이 곡에서도 조원선의 진가, 비음 섞인 나른하고 여유로운 보컬이 부드럽게 펼쳐진다. 조원선의 하이톤 보컬과 균형을 잡는 것은 존박의 목소리다. 존박도 2013년의 정규 앨범 이후 싱글 앨범만 조금씩 발표하는 상황이니, 참 드문 아티스트 두 명의 만남이다.

'서두르지 말아요'는 사랑에 빠지기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만남이 시작되는 순간의 설렘과 두려움'을 담았다는 앨범 소개는 존박과 조원선의 목소리로 완벽하게 설명된다. 조원선의 노련한 보컬과 존박의 놀라우리만큼 능글대는 보컬이 만나 적당히 끈적이고 엄청나게 사랑스러운 곡이 탄생한 것이다. 보컬을 중심으로 편곡되어 튀는 악기가 없지만 차분히 건드리는 드럼 소리에 곡의 분위기가 더욱 무르익는다. 조원선의 보컬이야 워낙 음색과 창법이 독특하므로 익히 알고 기대하고 있었으나 존박의 발견이 놀랍다. 이런 재지한 곡으로 앨범 일부를 구성해도 좋을 것 같다. 신선한 조합이었고 기대를 충족시킨 조합. 이제 두 아티스트 모두 더 많은 음악으로 찾아와 주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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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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