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소리내면 죽는다.

글 입력 2018.06.22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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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영화는 모두 유성영화이다. 배우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 영화란 생각하지 못하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보나마나 지루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찰리 채플린이 살아있을 적에는 인기를 끌었던 무성영화들도 있었지만, 그건 영화산업 자체에서 사운드가 도입되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받아들였던 것이다. 배우들의 찰진 목소리와 생생한 연기력 그리고 모든 상황들과 맞아떨어지는 생생한 배경음악들까지, 모든 것이 아우러진 예술을 보고 싶어서 간다. 그렇게 해야지만 영화보는 맛이나고 재미있다고 생각들을 한다. 필자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영화산업 세계속에서 ‘소리 내면 죽는다.’라는 설정으로 공포영화에 도전한 영화가 있다. 바로 <콰이어트 플레이스>이다. ‘소리를 추적하여 찾아가 무차별적으로 죽이는 괴물’을 등장시켜 공포의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이 괴물이 어디서 나타난 것인지, 왜 있는 것인지에 대해선 설명해주지 않는다. 단지 무지막지한 힘과 소리를 파악하는 신경계의 우월함으로 뉴욕을 황폐하게 만들어 놓았고, 그로인해 한 가족이 공포에 덜덜 떨며 숨어 생활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이들은 대화를 할 때 수화로 대신한다. 생활 속에서 내는 어떠한 소음도 자제한다. 신발도 신지 않고, 하나 뿐인 아들이 괴물에 의해 눈앞에서 죽어도 남은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서 도망갈 뿐이다.

이러한 설정들로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영화는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 소리를 낼 수없는 과잉억압생활 속에서 사는 모습을 다큐멘터리 형식처럼 리얼리티적으로 보여주면서 영화 속 인물들이 겪는 공포가 나와 동떨어진 공포가 아닌, 인물에 나 자신을 대입해서 보게 만든다.
 
영화를 보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크게 세 가지였다. 바로 ➀인간의 이기심 ② 가족의 사랑. ➂소통의 중요성이다. 첫 번째는 한 노인에 의해서 느꼈다. 자신의 아내가 괴물에 의해서 죽임을 당하고, 남편자신 역시도 나무에 찔려 이도저도 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 있었다. 그때 마침, 집에 돌아가던 주인공인 아버지와 아들과 노인이 마주하게 된다. 노인은 주인공인 아버지와 바닥에 죽어있는 자신의 아내를 번갈아 본다. 아버지는 소리 내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지만, 노인은 자신만 당할 수는 없다는 듯이 우렁차게 고함을 질러 괴물을 부른다. 다행이 부자(父子)는 도망가지만, 노인 자신은 죽임을 당한다.
 
두 번째는 아들과 딸이 자동차 안에서 괴물에 의해 죽일 위기에 처해있었는데, 아버지가 그 앞에서 소리를 지르며 괴물을 유인해 전사했던 것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아버지는 죽기 전에 딸에게 수화로 ‘사랑한다’고 말한다.

세 번째는 아버지가 자신을 미워하고 싫어한다고 오해하는 딸의 모습을 통해서이다. 자신의 실수로 남동생이 죽게 되었고 그로인해 아버지가 자신을 미워하고,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오해한다. 하지만 진실은 아버지는 그 누구보다 딸을 사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해하여서 가출하고 죽을 위기에 처했다가, 결국엔 아버지가 대신 희생당하게 만든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서 아버지의 사랑도 느꼈지만, 가족간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한 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영화를 보면서, 또 글을 쓰면서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무엇일까? 무엇을 위해서 제작을 했던 걸까 생각해 봤다. 영화의 장르가 공포이고 서스펜스이지만 모든 영화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있기 때문이다. 가족간의 사랑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무조건적으로 자식에게 희생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았고, 목숨까지 바치면서 자식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부모님의 책임감을 느꼈다. 자식으로서 당연하게만 여기며 살아왔던 부모님의 사랑이, 부모님입장에서는 얼마나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주셨던 걸까, 자식들에게 먹여주고 입혀주고 원하는 사주고 모든 사랑을 퍼부어주시기 위해 부모님은 얼마나 많은 부담을 짊어지고 가셨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현재 나의 일상적인 삶의 소중함을 느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늘 똑같은 하루처럼 일어나고 자고, 공부하고, 돌아다니고, 어떤 직장에 취업을 해야할까, 취업을 위해 나는 어떤 걸 준비해야할까와 같은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소중하다는 걸 느꼈다.
 
 
[권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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