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2017)]

글 입력 2018.06.22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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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작가의 작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도서에서 영화, 드라마를 통해 이미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하나의 작품이 계속 해서 리메이크된다는 것은 그만큼 작품성이 뛰어나고,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고, 또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내용이라고 판단 때문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노희경 작가가 또, 감독이 이 드라마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이 작품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가족의 모습을 진솔하게 드러내고 있다. 어머니가 ‘시한부’라는 장치를 통해서 모든 자식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며 다가간다. 다만, 이 가족은 대가족이다. 할머니와 부모님, 손주들이 함께 살아가는 형태이다. 물론, 요양병원에 있던 할머니를 집으로 데려온 설정이긴 하지만 말이다.
 
애정표현이 닫혀있는 남편과 비밀스러운 연애를 하며 가족에겐 소홀했던 딸, 삼수를 끝내고 술과 클럽에 쩔어사는 아들, 치매 걸린 시어머니.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가족들의 삶의 중심축인 아내이자 엄마인 인희. 어느 가정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가족 형태이다.

드라마 내에서 인희(어머니)의 인생 목표는 가족들과 함께 오순도순 살아가는 것, 엄마로서 사는 것이 전부로 보인다. 그에 반해, 남편과 딸, 아들은 각자 자신의 명예, 사랑, 삶을 중요시하고 목표로 삼으며 살아간다. 가깝기에, 누구보다 자신을 잘 받아주는 사람이기에 때로는 못되게 굴기도 하고, 소홀함으로 인한 상처를 주기도 하는 자식들의 입장을 무뚝뚝한 남편과 딸, 아들의 모습. 이러한 설정을 통해서 어머니의 헌신과 그런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진부한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몰입도가 높고, 웰 메이드 드라마라고 표현할 수 있는 이유는 실제 우리의 모습을 담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개연성이 높고 공감하며 드라마 인물에 빠져들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인간의 내면을 화려하게 분칠하지 않고 진솔하게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가족애’ ‘어머니의 헌신’ ‘병으로 인한 가족의 이별’은 그동안 수없이 드라마에서 등장했던 레퍼토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선 그 뻔한 설정이 ‘몰입’하게 만들고 ‘슬픔’을 자극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 모두가 가슴속에 숨겨두고 있던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을 건드리며,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게끔 한다.
 
노희경 작가가 세상을 보는 시선은 따뜻하다. 이 작품에서 어머니는 가족들에게 조건 없는 희생을 하는 존재이고, 남편과 자식들은 어머니에게 상처를 주고, 뒤늦게 서야 후회하며 사랑을 표현하는 존재로 그려졌다. 하지만 작가가 어머니를 바로 죽이지 않고, 가족들이 순차대로 어머니의 병을 알게 함으로써 그들에게 기회를 주었다. 사랑을 표현하고, 미안함을 사죄할 수 있는 기회를 말이다. 작가는 세상 모든 자식에게, 또 남편들에게 가족을 향한 사랑표현은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하라고 조언하고 있는 듯하다.
 
노희경 작가는 대놓고 “넌 왜 엄마한테, 아내한테 그렇게 무뚝뚝하게 구니? 좀 살갑게 대해! 사랑표현 좀 하고 살아” 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아내가 죽을 수밖에 없는 병의 단계에 있는 걸 알면서도 끝까지 부인하며 수술이라도 하게끔 고집하고, 자식과 아내에게 비밀로 했던 남편.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자신의 삶을 사는 아들. 수술하면 나을 거라고 생각하는 딸. 그런 와중에도 가족들 걱정뿐인 엄마. 이러한 인물과 상황을 그리면서 은연중에 알려준다. 어머니에게, 가족에게 사랑표현 좀 하라고. 그만 틱틱거리라고, 나중에 후회할 짓 하지 말라고 말이다.
 
이것이 작가의 힘인 거 같다. 우리가 극중 인물들에게 빠져들면서 자신을 돌아보게끔 만들고, 스스로 자신의 현위치를, 또는 자신이 놓친 채 살고 있는 귀한 가치를 깨닫게 만드는 것이다.


[권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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