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당신의 생각은 어떤 모양인가요? 생각하기의 기술

글 입력 2018.06.16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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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의 기술



오랜만에 ‘만화책’을 읽었다. 그림이 많아서인지 책장을 슥슥 넘길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면 다시 읽기를 몇 번이고 했던 것 같다. 공감되는 문구가 많고 무엇보다 공감가는 그림이 정겨웠기 때문이다.

저자는 나와 닮은 구석이 많다. 치과의사로 지내던 그는 어린시절 좋아했던 캐릭터 ‘피너츠’와 ‘캘빈과 홉스’를 떠올리고 만화를 그린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습작하고 올렸다. 그렇게 시작한 작업이 어느새 <뉴욕 타임스 북리뷰>에 연재가 되고 연재한 글을 꾸러미로 모아 <생각하기의 기술>을 세상에 선보였다. 나처럼 본업과 좋아하는 일을 겸하는 멀티플레이형인 셈이다.

프리뷰에서 말했듯이, 지난 2-3주는 <생각하기의 기술>을 몇 번이고 들추었다. 이름처럼 ‘생각하기’를 반복한 셈이다. 아기자기한 그림 덕에 ‘이번 책은 좀 쉽겠다!’ 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깊어지는 생각의 깊이는 실로 오랜만에 우리면 더 그 맛이 깊어지는 ‘차’처럼 반가웠다.

‘매일 아이디어와 씨름하는 사람들에게’라는 부제를 담은 이 책은 나처럼 매일 아이디어가 필요한 이들에게 (거의 많은 이들이 그러하겠지만) 영감을 주는 책이다. 매일 쳇바퀴 굴러가는 일상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 (는 없다. 차라리 번개를 맞는 게 더 높을 확률일지도?) 보다는 꾸준히 세상을 바라보고 관찰하고 궁금해 하고 답을 찾으려 하고 모든 일에 ‘모색’을 바탕해야 함을 알려준다. 숨을 쉬고 살아가는 세상에서 작은 공간애서 생각이 작아지고 커지는 우리 머릿속을 여행하고 싶다면, 이 책은 가볍게 떠날 수 있는 여행지가 될 것이다.

약 140페이지로 이야기를 풀어낸 <오늘은 수제맥주>에서 내가 인상 깊게 본 페이지는 무려 여덟가지다. 그림을 소개하기 어려워 아쉽지만 문장만 소개해 본다. 하지만 책 안 그림을 봐야만 이 문장들에 더욱 공감이 된다는 사실을 참고하자.

*

운이 좋다면, 당신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낼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그것을 알아차릴 거고. 당신은 실력을 키우려고 애쓸 것이다. 그 일이 곧 당신을 규정하게 될 것이고. 결국, 능력을 인정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역풍을 만날지도 모른다. 내적 혼돈에 휘말릴 때도 있을 것이다. 격렬한 경쟁과, 자기 회의감에도 빠지겠지. 능력자가 되려고 분투할수록, 당신의 일은 더 커지고! 빨라지고! 이질적이 되고! 결국 당신은 통제력을 잃고 말 것이다. 그리고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맨 처음에 사랑햇던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 52~52페이지, 야망의 본질


편안한 곳, 호기심과 탐구심이 있고, 조금의 방해가 없고 생각이 자라는 곳, 숨겨진 영감이 가득한 곳, 과로 후의 쉴 곳, 문제를 해결할 수 이는 곳, 느긋해지고, 재충전하고, 무의식에 사로잡혀, 아늑한 곳에 엎어지면, 생각이 자라는 새로운 곳 - 77페이지, 생각의 장소


잘 자랄 수 있는 자리를 찾는다. 큰 구멍을 판다. 물을 준다. 한동안 궁금해 한다. 달빛이 충분한지 확인한다. 매일 사랑을 준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맞아들인다. 남들과 나눈다. 숲을 가꾼다! 새로운 곳을 여행한다. 상상력 한 그루를 생각한다. 잘 자랄 수 있는 새로운 자리를 찾는다. - 85페이지, 상상력을 기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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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작은 공간에서, 혼자 따로 살지만, 연결되어 있다. 야망을 추구하고, 두려움에 맞서고, 소소한 변화를 준다. 탈출구를 찾고, 무의미한 싸움을 하고, 아름다움을 누리기도 한다. 타인들은 수수께끼로 남고, 그들의 삶은 생각보다 독특하지만, 그들의 꿈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생기가 넘친다. 우리는 세상에 문을 닫을 수 없다. 우린 작은 공간에서 살고, 우리의 꿈은 연결되어 있다. - 96페이지, 아파트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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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아이를 쫓아가며, 큰 개들에게 끌려가며, 작은 개를 당기면서, 거위를 겁내면서, 책에 빠져서,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하고, 시에 감동해서, 젊은 연인들, 나이든 연인들, 새를 사랑하는 이들, 드디어 아기를 재우고, 사회의 계약을 떨치고, 존재의 특이함과 마주하며 - 97페이지, 공원을 산책하다


주변을 영감으로 채우자. 언제나 제대로 차려 입자. 일과 가정 사이의 경계를 만들자. 인풋과 아웃풋의 균형을 맞추자. 가끔은 수면을 취하자. 내 주변의 세상을 반영해보자. 나의 작업물을 홍보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99페이지, 프리랜서를 위한 규칙


자기 성찰은 중요하다. 하지만 과하면 자멸할 수 있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자의식으로만 자신을 드러낸다. 긍정적인 자아상을 만들고, 자기 표현을 포용하는 게 더 좋다. 그러려면 자기 확신과 자제력이 필요하다. 자기 실현을 추구하고 자아도취를 피하면, 나 자신을 초월하는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101페이지, 자화상


내 머릿속에서 나오기, 스타일과 형태의 차이를 인식하기, 상징성을 강요하지 말기, 추상미술을 이해하고 감상하기, 인습에 도전하기, 타인의 작품을 보호하기, 깊은 감정을 받아들이기, 수수께끼의 여지를 남겨두기,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 영감을 얻기. -115페이지, 예술작품을 보는 방법

*

전 세계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준 만화이자, 2013 카툰 어워드 ‘최고의 미국 만화’ 로 선정된 ‘생각하기의 기술’은 단순히 ‘만화책’이 아니라 수채화로 물들인 ‘생각’을 보여주는 책이다.

원제 ‘THE SHAPE OF IDEAS’ 처럼 자그마한 컷 안에 담아낸 재치와 영감, 나아가 나에게 꼭 필요한 조언까지 담아 두었다. 다 읽은 이 책은 생각하기가 꼭! 필요한 지인에게 선물로 건네줄 참이다. 그(그녀)도 이 책으로 아이디어와 씨름하는 기술을 터득할 수 있길 바라면서 말이다.


[오윤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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