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삶 위에 던져진 모든 존재에게, 연극 ‘우리가 아직 살아있어요’

글 입력 2018.06.15 10:2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우리가아직살아있네요_포스터2.jpg
 
 
  

우리가 아직 살아있네요


2018년 6월 20일(수)-7월 1일(목)

대학로 나온씨어터

평일 오후 8시, 토일 오후 4시, 월 쉼

극단 떼아뜨르 봄날 

2018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선정작

작 신혜연 / 연출 이수인




 철학자 사르트르는 인생을 ‘B와 D 사이에 놓인 C의 연속’이라고 했다. 탄생과 죽음이란 일련의 흐름 위에 내던져진 인간은 무수히 많은 ‘선택’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가령 ‘오늘 아침은 무엇을 먹어야 할까?’ 같은 표면의 물음에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깊은 내면의 고민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생각은 끊임없이 떠오르고 두둥실 떠오른 생각의 실마리들은 선택의 근거가 된다. 하지만 선택에서 멈추는가. 선택이란 판단 뒤에는 행동이 따른다. 제 아무리 깊은 사고의 과정을 거쳐서 선택을 했다 하더라도 행동의 순간은 지극히 찰나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인간사가 오묘하고 또 오묘하다.
 
 사실 간단히 생각해보면 탄생과 죽음 사이에서 선택을 바라볼 수 있는 건 비단 사르트르만의 특권이 아니다. 누구나 그와 같이 생각할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다. 다만 삶의 길 위에서 어떤 사건을 마주하고 판단하고 행동을 내리느냐에 따라 저마다 각기 다른 인생길이 펼쳐진다.

 
우리가 아직 살아있네요_장면사진2.jpg
 

 믿고 보는 ‘떼아뜨르 봄날’이 신작 ‘우리가 아직 살아있어요’를 통해 관객을 맞을 예정이다. 한동안 고전 속 여성을 중심으로 한 연극을 보였던 지난 행보에 비해 이 작품은 현대인을 묘사한다. 작품은 수년 전 실재했던 사건을 소재로 한다. 부모는 제 손으로 자식을 먼저 죽인 부모로서 마땅히 죽어야 함을 알면서도 이미 경험한(직접 경험이 아닌 지켜봄에 가까워보인다.) 죽음의 공포로 인해서 죽지 못하는 참담함을 느낄 뿐이다. 그렇게 마지못해 이어지는 반쪽짜리 삶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가끔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삶, 살아있는 자만이 느끼는 생동하는 기쁨과 즐거움들이다. 소소한 기쁨과 행복을 맛본다고 해서 이들이 진정으로 행복한 상태에 이르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단지 살아있다는 사실로 느낄 수 있는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살아 있다는 것’이 인간에게 주는 가치는 무엇일까. 사실 너무나도 우스꽝스러운 질문일 수도 있다. 살아 있으니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살아 있으니 무엇이든 행할 수 있지 않은가. 그 자체로 가치를 따지고 뭐고 할 것도 없어 보이지만 죽음이 개입된 순간 그 이야기는 사뭇 달라진다. ‘우리가 아직 살아있어요’는 막연해 보이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자 기획되었다. 연극은 인간이기에 느낄 수 있는 인간성, 혹은 인간이란 이름으로 너무나도 당연시 하는 윤리와 가치의 뿌리를 근본적으로 탐구해보는 작업의 산물로 다가온다. 이는 재성찰 과정이기도 하며 있는 그대로의 ‘인간’에 대한 인간으로서 이해를 확장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가 아직 살아있네요_장면사진5.jpg
 

 어떤 믿음도, 구체적인 신조도 있지 않은 날 것의 생(生). 인간의 의지 따위는 없는 아랑곳 하지 않는 생(生). 그 자체로 엄숙하고 가혹하지만 또 나름대로 달콤함을 머금고 있는 생(生). 삶이라 칭할 수 있는 것들에 생(生)이라 말하는 데 있어서, 나는 이 연극은 비단 개인의 영역이 아닌 살아 숨 쉬며 생동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헌정이라 보기 때문에 위와 같이 부르고자 한다.
 
 ‘떼아뜨르 봄날’이 그간 보여준 죽음은 고전 속에서 볼 수 있는-아주 오래전부터 논의되어온 당위와 숭고함에 대한-형태였는데, 이번 연극은 안티고네의 깊은 고민과는 사뭇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만 하는 이들에게 있어 ‘죽음’은 어떤 존재로 다가오는가. 마냥 추상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며, 그렇다고 너무 가까이 둘 수 있는 존재도 아닐 것이다.





우리가아직살아있네요_웹상세_700px.jpg
 

[이다선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3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