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존재의 아이러니 속에서 발현되는 욕망을 다루다: 우리가 아직 살아있네요 [연극]

글 입력 2018.06.1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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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우리가 아직 살아있네요>

작 신혜연 / 연출 이수인

2018.6.20~7.1
나온씨어터

극단  떼아뜨르 봄날


이 작품은 수년 전 실재했던 사건을 소재로, 삶을 향한 본능적 끈질김 앞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닌, '살아지는' 삶이라도 유지하고자 했던
어느 부부의 아픈 역정을 다룬 작품입니다.





  살아있다는 것과 살아간다는 것은 조금 다르다. 전자가 ‘존재’ 혹은 ‘존재하는 것’ 그 자체라면 후자는 어쩐지 주체성을 띠고 있지 않은가? 그저 시간의 흐름에, 세월에 흐름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기보다 저 스스로 ‘생’을 꾸려나가는 거다. 생을 얻는 것.

  모두가 제 존재를 가지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면 좋겠는데, 슬프게도 인간의 생에는 무수한 아이러니가 있다. 이유도 없고 어찌할 수도 없으며 가뜩이나 피할 수도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이 혼란 속에서 저마다 살아가거나, 존재하거나, 겨우 존재하다 이내 실패하기도 한다. 그 모순덩어리의 삶이란 무엇일까?

  연극 <우리가 아직 살아있네요>는 아마 이 물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처음에 제목을 듣고 굉장히 놀랐는데, 아마 그 이유는 제목이 무척 직설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너무나도 평범하고 담담한 문장으로 살아있다고 고백하는 것. 게다가 저 한 줄의 평서문이 내겐 더욱 처절하게 들렸달까. 살아가는 게 아니라 그저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 그것도 아직. 체념일까, 놀람일까, 대견함일까? 참담하다. 그러나 나는 이들의 이야기가,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로부터 우리의 머릿속을 꽉 채울 이 참담한 고민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 묻는다면 간단하다. 살아가기 위해서.

  극은 우리에게 모순덩어리 그 자체의 삶을 보여줄 거다. 살아가고 싶은데 그럴 수 없고, 살아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은. 너무 뜬구름 잡는 이야긴가? 이렇게만 얘기해도 당신들이 지금 떠올리고 있는 수많은 사건들, 그것들이 맞다. 예기치 않게 생긴 아이를 지울까 고민하는 반지하의 젊은 부부, 생계를 위해 가족들을 뒤로하고 탄광에 들어간 가장, 그리고 다를 바 없는 이들의 이야기.


SYNOPSIS

가난과 불안정한 생계가 걱정인 한 가정.
엄마는 영어학습지 판매원, 아빠는 일용직 노동자, 그리고 어리고 착한 두 딸.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발버둥치던 그들에게 마침내 '한탕'의 기회가 찾아오고
부부는 거액의 빚을 얻어 그 기회에 올인한다.

그러나 기대와 믿음은 엉뚱한 방향으로 치닫고,
감당할 수 없는 빚과 생활고를 이기지 못한 부부는
어린 두 딸과 함께 동반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곡절 끝에 아이들만 죽고 부부는 살아남아 도피생활을 이어가는데...


  구체적일수록 믿을 수 없는 이야기. 동시에 너무나도 잦게 일어나는 이야기. 이제 이 이야기들을 그들의 이야기라고 에둘러 말할 수 있을까?

  어떻게 살아가야하나 묻는 고민은 어느덧 '죽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는 것과 '정말로 죽는다'는 것의 차이를 묻는 고민으로 변한다. 인간의 의지 따위 깡그리 무시하는 삶. 그럼에도 쉽게 놓을 수 없는 삶의 유혹이 우리를 극한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그 혼란 속에서 우리는 버텨야 한다. 끊임없이 성찰하고 고민하고 살아가야 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이 극이 그런 우리를 살아가게 할 순 없을지언정, '살아있음'에 대한 고민의 폭을 넓혀줄 것이다. 극단 떼아뜨르 봄날만의 절제와 해학, 개성으로 풀어낸 우리의 삶이 어떤 모습으로 꾸려져있을지 궁금해진다. 그들을 바라볼 우리의 모습도.




일시
2018.6.20(수)~7.1(일)
(평일 8시/토, 일 4시/월 쉼)

예매
인터파크티켓, 대학로티켓닷컴

제작
극단 떼아뜨르 봄날

문의
02-742-7563




<상세 포스터>

우리가아직살아있네요_웹상세_700px.jpg
 

[김지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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