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개존잼 페스티벌, 레인보우 페스티벌

글 입력 2018.06.1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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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다이나믹 듀오 교주가 폰딧불이의 집단 발작을 유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Review]
개존잼 페스티벌
레인보우 페스티벌


와 진짜 개쩐다.
혹은
와 진짜 핵아썸하다.


내가 페스티벌에서 있으면서 느꼈던 감정의 70%를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이 말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감정의 극한을 욕으로 표현하는 한쿡인으로서 생략된 비속어를 안타깝게 여기는 바다. 다만 소심하게 사족보행 포유류 동물과 핵에너지의 폭발적 반응을 접두사로 표현할 정도로 재밌는 페스티벌이었다. 오늘은 상황에 맞게 표현도 달라야한다는 나의 요상한 철학답게, 내가 어떻게 즐겼는지에 대해서 자유롭게 써보려고 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그냥 내가 밟았던 발자국을 따라오면 된다.

우선 나는 나와같이 마지막 불꽃(불쌍한 졸업ㅠ학기생을 최대한 교양있게 부르는 단어다ㅎ)을 불태우고 있는 친구와 메인스테이지에 텐트를 빌리고 새벽까지 놀았다. 아름다운 장소, 맛있는 음식, 탄탄한 라인업, 재밌는 가게들. 진행이나 운영에 있어서 아쉬웠던 부분(특히 푸드트럭 말이다!푸드트럭!)도 있었지만, 대체로 페스티벌로써 갖출만한 요소가 모두 있었던 페스티벌이었다. 나는 이번 참가로 음악/예술 페스티벌은 세번째인 셈인데, 정말 과감하게 표현해서 나한테는 정말 놀기 충분한 페스티벌이었다. 내년에 또 열린다면 제대로 준비해서 참가하고 싶다. 페스티벌으로써는 이보다 더 큰 찬사가 있을까?



1. 아썸한 라인업

주의깊게 들은 아티스트는 스텐딩에그, 10cm, 윤하, 다이나믹듀오였다. 스텐딩에그와 10cm는 왔다갔다하면서 들었다. 맥주를 홀짝이면서 들었는데, 라이브가 음원보다 더 반가워서 계속 몸을 막 쿰척쿰척 움직였다. 10cm의 유명한 노래 중 하나인, <사랑은 은하수다방에서>가 흘러나올 때는 주체할 수 없는 흥이 몸을 감싼 나머지 1 스텝 1 흐느적을 기록했다. 왠지 나는 10cm의 노래가 카페스러운 느낌이 나서 실제로 들으면 생각보다 덜 흥이 날거라는 이상한 편견이 있었는데, 그건 정말 내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너무나 익숙한 멜로디에 나는 그만 말그대로 신이 들려버린 것이다.

스텐딩에그의 노래는 팔에 인도식 타투를 하면서 들었다. 역시 너무나 익숙한 노래를 들었다. 사실 그 따뜻한 햇살과 맥주가 스텐딩에그 특유의 부드러운 멜로디가 너무 잘 녹아들어서 그게 현실이었나 싶다. 이건 내 오바스러운 표현이고, 그냥 그때 내가 좀 취해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여튼간 뭐가 이유가 되었건 음원보다 훨씬 좋았다.

사실 내가 언급하지 않은 많은 공연이 아썸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다이나믹 듀오다. 그 자리에 있었다면 그 누가 다이나믹 듀오의 공연을 아썸하지 않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확신을 담아 말하자면, 아썸하지 않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모두 텐트에서 자고 있었던 사람뿐일 것이다. 아직까지 집단광기에 광기에 취해 불렀던 노래 가사들이 조각조각 뇌에 박혀있다. 다이나믹듀오의 분위기 띄우기는 정말 프로다웠고, 관객들의 호응도 좋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이나믹 듀오의 골수팬들이 꽤 모여있었던 것 같다.

나한테는 가장 신나는 순간이었고, 그래서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였다. 무슨 노래를 불러도 다같이 따라 부르고, 박자에 맞춰서 손과 다리를 마구 흔들었다. 정말 모두가 '출석 체크'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평소라면 그리 좋아하지 않는 노래라도 그 자리에서는 목 빼놓고 부르고 온몸을 흔들게 되는 분위기였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계속 다이나믹듀오의 뱀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 에블바디 출석 췌크! 예에~ 그녀는 뷈 뷈 뷈 가튼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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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름다운 페스티벌 환경과 퀄리티 좋은 음식과 마켓들

나는 바로 전에 자라섬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정문을 통과한 순간 같은 공간에 방문했던가에 관한 고민에 빠져야 했다. 내가 기억하는 모습보다 훨씬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온 공간이 하나의 예술에 가까웠다. 아직까지 사진을 많이 못찍은 것이 한으로 남아 있다. 페스티벌의 입구 근처에는 사진을 찍을만한 아름다운 구조물이 있고, 안쪽에는 폭스바겐의 차와 구조물이 있었다. 전자가 낮을 위한 공간이라면, 후자는 밤을 위한 공간이었다. 페스티벌 곳곳에 편하게 눕거나 앉아있을만한 의자 내지는 침대가 있었는데, 그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더 말할 것도 없을 뿐더러, 멍하게 폭스바겐의 구조물을 바라보고 있다보면 왜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이 '섹시하고' '아름답고' '신성하게'보이는지를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파란 빛으로 모인 폭스바겐의 차는 공산품을 넘어서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같았다. 내가 오바하는 것 같이 보일까봐 가슴이 아프다. 다음에도 레인보우 페스티벌이 있다면, 정말 꼭 방문해서 내가 오바한게 아니었음을 느끼길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흠잡을 데 없는 공간이었다. 안쪽의 공간도 놓치지 않고 아름답게 꾸민 것에 나는 일종의 존경심까지 느낀다. 공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여기는 별로 화려하지 않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공간도 소홀하지 않았다. 이상한나라의 앨리스가 된 것 처럼 새로운 컨셉의 공간을 방문하는 재미가 있었다. 자라섬이 이렇게 넓은 곳이었는가에 대한 고민은 덤이었다.

푸드트럭과 맥주의 퀄리티는 모두 놀랄 정도로 좋았다. 보통 이런 축제에 오는 푸드트럭은 가격 대비 아쉬운 점이 많은데, 세가지 음식을 먹고 약 2리터의 맥주를 마신 필자의 평가는 '돈이 아깝지 않았다'다. 마켓도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었다. 밝을 때 운영되는 마켓들은 다소 히피스러웠는데, 끝없이 흘러나오는 노래와 나른한 날씨, 맥주와 적절한 하모니를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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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래도 아쉬웠던 점

이처럼 매우 즐기기 좋은 페스티벌이었지만, 몇가지 지점에서 불편했었다. 대표적으로는 푸드트럭의 운영이다. 모든 푸드트럭 음식이 가격이 아깝지 않은 높은 퀄리티를 보여줬지만, 예약후 수령이라는 퀸즈 스마일 시스템이 이용자에게는 너무 불편했다. 사람들이 몰리고 수량을 조절하기 어려움을 방지하기 위한 페스티벌 나름의 예방책이었겠지만, 제 시간에 받지 못한 사람도 많았고 현장에서 사먹으려면 아예 몇시간을 기다려야하는 점도 있었다. 내 핸드폰은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어떤 핸드폰에서는 결제가 잘 진행되지도 않았다. 우리가 음식을 수령할때만해도 괜히 푸드트럭 운영자에게 화를 내는 사람을 많이 봤고, 우리도 불편했었다. 이런 점이 개선되면 더 멋진 공연이 되었을 것 같다. 사실 음식이야 말로 축제의 또다른 묘미가 아니겠는가.

또 개인적으로 야외클럽이 너무 밝았다. 클럽이란게 적당히 어두웠으면 좋았을텐데, 한 밝은 곳을 보면서 모두가 둠칫둠칫 춤추는 것은 조금 아쉬웠다. 사실 이건 이런 식의 클럽은 처음 방문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한테는 정신을 놓고 놀기에는 너무 밝았다.

사전준비에 있어서 불편한 점이 있었다. 텐트 예약 후 문의를 위해 연락을 해도 하루종일 연결이 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고, 홈페이지는 정보를 얻기에는 너무 불편했다. 타임테이블도 내 기준으로는 다소 늦게 올라온 감이 있었다. 실제 페스티벌의 퀄리티를 생각했을 때  다소 아쉬운 점이 있는 운영이었다. 나는 셔틀버스도 이용했는데, 처음 사람들이 모이고 출발하는데 있어서 효율적인 정보전달이 되지 않아보였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더할나위 없는 페스티벌이었다. 아마 20대 중반의 신나는 기억 중 하나로 남을 것 같다. 그리고 다음에 갈 사람들에게 약간의 조언! 캠핑권을 신청했다면 꼭 따뜻한 옷을 가지고 와라. 아침에 매우 더워서 옷을 사서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밤에는 같이 새벽잠을 청하던 친구가 계속해서 파트라슈가 죽어가던 소리를 냈다. 스텐딩 코미디 혐오자라면 귀마개를 가지고 오길 추천한다. 그리고 캠핑에서 허용하는 간식을 많이 가져가라. 물도 가져오는 것이 좋다. 푸드트럭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뭔가 음식 부족에 시달리기 쉬웠다. 나한테는 이래저래 개존잼 페스티벌이었다. 아, 글을 쓰고보니 또 가고싶다. 정말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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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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