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2018 봄에 내리는 젠틀레인 - 온화한 빗물처럼 젖어들다

글 입력 2018.06.0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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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봄젠 포스터.jpg
 

지난 5월 26일, '2018 봄에 내리는 젠틀레인 - The Original' 공연에 다녀왔다. 공연 제목은 '봄'에 내리는 젠틀레인인데, 어쩐지 그날은 여름이 성큼 다가온 듯 햇빛이 쨍쨍 찌는 무더운 날씨였다. 공연장인 용산아트홀은 녹사평역과 이태원역 사이쯤인 용산구청 내에 위치해 있다. 늦을까 봐 택시를 타고 가는데, 유난히도 길이 막혔다. 하필 도로 공사 중이었다(!) 그래서인지 공연에 늦게 들어오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고, 젠틀레인의 서덕원 님도 오는 길에 차가 꽤나 막혔다고 하셨다.

무더운 날씨에, 꽉 막힌 차도. 사람들의 마음속에 은근하게 불편과 짜증이 자리 잡았을 그런 날이었다. 하지만 젠틀레인의 공연은 그간의 불편했던 감정들을 싹 잊게 만들었다. 부드러운 선율로 마음을 살살 어르다가, 흥겨운 리듬에 몸을 싣게 만들고, 친숙하면서도 편안한 음악으로 음악 그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재즈라는 장르가 가지고 있는 묵직함을 덜어낸 느낌. 그래서 듣기에 부담이 없었다.


젠틀레인 1.jpg
 

공연의 처음 두 곡은 송지훈 님과 김호철 님이 각각 아이들을 생각하며 쓰신 곡이라고 했다. 알고 들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따뜻하고 포근한 마음이 선율을 타고 전해지는 것 같았다. 그 중 'Hoya'라는 곡을 들을 때는 잠시 아이였던 시절로 돌아가 음악을 감상했다. 잔디가 있는 집 마당에서 뛰어노는 모습, 나무 그네에 앉아 살랑살랑 봄바람을 맞는 모습. 마치 실제로 그곳에 있는 것처럼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이번 공연은 부제가 'The Original'인 만큼 젠틀레인의 곡들로 가득 채워졌다. 세 분 다 작곡을 하시기 때문에 각각의 곡들을 들어볼 수 있었는데, 각자의 작곡 스타일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곡은 송지훈 님 작곡의 'Clap Clap Clap'이었는데,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곡의 분위기와 함께, 수년간 합을 맞춰온 세 사람의 호흡이 빛을 발했다. 저렇게 음악하면서 살면 참 재밌겠다 싶었다.

그렇게 한 곡, 두 곡 눈을 감고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개인적으로는 공연이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진득한 재즈의 선율이 아른거리기도 했지만, 그와는 또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기에 모자라거나 서운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젠틀레인 5.jpg
 

순식간에 끝나버린 공연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공연장을 나서면서,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가 슬며시 번져있는 것을 보았다. 재즈에 대한 선입견이 있던 사람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았던 사람들도 그들의 포근한 음악에 매료됐으리라. 공연을 통해 새로운 곡들을 많이 알게 되었으니, 한동안 플레이리스트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들의 다음 공연은 또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진다.


[송송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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