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가 나에게 하는 자존감 수업 [문화 전반]

글 입력 2018.05.31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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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나에게 하는 자존감 수업

요즘 점차 ‘나다움’을 잃어가는 것 같다. 나답게 산다는 것이 점차 어색해지고 있다.

나는 항상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사회가 혹은 나의 주변 사람들의 기대와 바람이 맞추어놓은 틀 속에 나를 구겨 넣고 있다. 내 몸보다 훨씬 작은 틀 안에 억지로 구겨 넣어진 나는 처음에는 고통스러웠다. 접힐 대로 접혀버린 나의 몸은 적신호를 보내왔다.

하지만 이제는 고통조차, 아픔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너무 익숙해져버려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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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 후이, <더블토크>, 2018, 2채널 프로젝션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4월 7일부터 진행 중인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展에서 작가 타오 후이의 작품을 만났다. 그는 2018년 신작 <더블 토크>를 통해 대중매체에 대한 환상, 대중매체가 제시하는 잘못된 해답, 그로부터 시작된 일상에 대한 잘못된 고찰은 대중들로 하여금 더 이상 무엇이 진실이며 무엇이 허구인지, 우리는 어떤 존재이며 세상은 어떤 곳인지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시키고 있음을 지적한다. 두 개의 서로 다른 화면을 통해 진행되는 약 10분가량의 비디오 영상 속에 등장하는 대중매체와 대중 사이에 둘러 쌓여있는 배우의 모습과 이야기들이 어쩌면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도 내가 어떤 행동을 하거나 말을 하고자 할 때 타인의 시선, 사회문화 속 규범 등의 필터링 없이 나의 내면 속의 생각과 의식이 그대로 나왔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어쩌면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며 사회적 동물로 살아가는 인간에게 당연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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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조금 더 당당해지고 싶다. 조금 더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 되고 싶으며, 조금 더 나를 사랑하고 아끼고 싶다. 그리고 조금 더 ‘남에게 보여 지는 나’ 보다는 ‘나를 위한 나’로 살아가보고 싶다.

<더블 토크>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여러분을 눈 여겨 보는 사람은 여러분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가치관과 경험, 성격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 이성적으로는 잘 알지만, 나에게 와서 날카롭게 꽂히는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의 말, 행동, 눈빛에 나는 언제나 상처를 받는다. 나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이는 무관심으로 나를 대하겠지만, 오히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의 눈과 귀는 나를 향해있다. 작은 흠이라도 찾아내고자 하는 질투와 시기 때문일까?

오히려 “여러분을 눈 여겨 보는 사람은 여러분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라는 직관적이고 냉철한 이 말이 나에게 위로로 다가왔다. 나를 눈 여겨 보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 나는 그 사람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상처를 받고 혼자서 끙끙 앓을 필요가 없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챙기기조차 바쁜 내가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에 무관심하고, 나 자신에 당당해진 모습. 그런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나는 나를 사랑할 것이다. 이것이 과한 자만은 결코 아니다. 나를 사랑함으로서 그 감정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그런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이혜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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