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2018 자라섬 포크 페스티벌

글 입력 2018.05.26 19:3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자라섬 포크 페스티벌
 

vhtmxj.jpg

13.jpg
페스티벌을 즐기는 사람들


사람들은 무대 앞에 돗자리를 깔고 옹기종기 앉아있었다. 푸드트럭 다섯 개, 푸트코트 다섯 개, 플리마켓 다섯 개 정도가 무대 뒤쪽에 있었고, 무대는 자라섬의 잔디광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전날 비가 온 탓에 땅 구석구석에 작은 진흙 웅덩이가 있었다. 풀과 흙 내음이 물씬했다. 한가하고, 한적한 어느 시골 길에 들어선 기분이었다.
  

14.jpg
 
 
나와 일행은 6시쯤에 페스티벌에 도착했다. 으리으리하고 화려한 페스티벌에 익숙했던 나는, 한적한 자라섬의 분위기에 조금 놀랐지만, 돗자리를 깔고 앉아 유리상자의 노래를 듣는 순간, 아 이런 게 쉬는 느낌이란 걸 알았다. 유유자적, 가만히 쉴 수 있는 산뜻한 기분, 마치 소풍을 온 듯, 이 한가로움이 좋았다. 북적북적한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는, 소란하고 산만한, 그런 엄청나게 큰 규모의 페스티벌에서는 절대 소화할 수 없는 자라섬 특유의 한가함이 있었다.


15.jpg
시원한 맥주 한 잔

 
포크 페스티벌답게 우리들 부모님 세대의 출연진이 많았고, 그래서 옹기종기 가족 단위로 자라섬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유리상자부터 송창식까지, 포크 가수들이 옛날 그 시절의 느낌을 물신 내며 노래를 하다가도 장덕철과 신현희와 김루트 같이 젊은 세대들이 즐길 수 있는 출연진이 함께 있어 누구나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축제였다. 날이 저물고 선선한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기 시작할 쯤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번 페스티벌이 포크 페스티벌의 첫 시작이라고 한다. 아직은 조금 엉성할지 모르고, 화려한 페스티벌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따분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매일매일을 바쁘게 뛰어다니며 숨 돌릴 틈 없던 누군가에게, 이번 페스티벌은 꼭 맞는 휴식을 선사했을 거다. 또, 그 때 그 시절을 한적하게 추억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가만히 앉아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추억을 선물했을 거다. 무엇보다도 풀과 나무, 하늘, 그리고 너른 잔디 밭 어딘가에 그냥 앉아서, 그저 넉 놓고 즐길 수 있는 그런 한적함은 자라섬과 너무나 잘 어울렸다.


16.jpg
해 질 무렵 자라섬


선선한 공기가 어느새 뜨겁게 변하는 요즘이다. 쨍쨍한 오후의 해를 뜨겁게 견디기 전, 선선한 어느날, 마지막 봄을 즐기고 왔다.



* 글 작성 : 고아라
(사진은 모두 직접 촬영하였습니다.)


[양나래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