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2018 자라섬 포크 페스티벌
글 입력 2018.05.26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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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섬 포크 페스티벌페스티벌을 즐기는 사람들사람들은 무대 앞에 돗자리를 깔고 옹기종기 앉아있었다. 푸드트럭 다섯 개, 푸트코트 다섯 개, 플리마켓 다섯 개 정도가 무대 뒤쪽에 있었고, 무대는 자라섬의 잔디광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전날 비가 온 탓에 땅 구석구석에 작은 진흙 웅덩이가 있었다. 풀과 흙 내음이 물씬했다. 한가하고, 한적한 어느 시골 길에 들어선 기분이었다.나와 일행은 6시쯤에 페스티벌에 도착했다. 으리으리하고 화려한 페스티벌에 익숙했던 나는, 한적한 자라섬의 분위기에 조금 놀랐지만, 돗자리를 깔고 앉아 유리상자의 노래를 듣는 순간, 아 이런 게 쉬는 느낌이란 걸 알았다. 유유자적, 가만히 쉴 수 있는 산뜻한 기분, 마치 소풍을 온 듯, 이 한가로움이 좋았다. 북적북적한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는, 소란하고 산만한, 그런 엄청나게 큰 규모의 페스티벌에서는 절대 소화할 수 없는 자라섬 특유의 한가함이 있었다.시원한 맥주 한 잔포크 페스티벌답게 우리들 부모님 세대의 출연진이 많았고, 그래서 옹기종기 가족 단위로 자라섬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유리상자부터 송창식까지, 포크 가수들이 옛날 그 시절의 느낌을 물신 내며 노래를 하다가도 장덕철과 신현희와 김루트 같이 젊은 세대들이 즐길 수 있는 출연진이 함께 있어 누구나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축제였다. 날이 저물고 선선한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기 시작할 쯤 자리에서 일어났다.이번 페스티벌이 포크 페스티벌의 첫 시작이라고 한다. 아직은 조금 엉성할지 모르고, 화려한 페스티벌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따분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매일매일을 바쁘게 뛰어다니며 숨 돌릴 틈 없던 누군가에게, 이번 페스티벌은 꼭 맞는 휴식을 선사했을 거다. 또, 그 때 그 시절을 한적하게 추억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가만히 앉아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추억을 선물했을 거다. 무엇보다도 풀과 나무, 하늘, 그리고 너른 잔디 밭 어딘가에 그냥 앉아서, 그저 넉 놓고 즐길 수 있는 그런 한적함은 자라섬과 너무나 잘 어울렸다.해 질 무렵 자라섬
선선한 공기가 어느새 뜨겁게 변하는 요즘이다. 쨍쨍한 오후의 해를 뜨겁게 견디기 전, 선선한 어느날, 마지막 봄을 즐기고 왔다.* 글 작성 : 고아라(사진은 모두 직접 촬영하였습니다.)[양나래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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