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알렉스카츠 #ALEX KATZ #아름다운 그대에게

글 입력 2018.05.2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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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카츠
아름다운 그대에게


또 다른 자아라 해도 과언이 아닐 아이디. 아이디는 많은 이들에게 자신을 대표하는 키워드를 사용할것이다. 내 아이디 sweetysano의 sano는 첫사랑 이름이다. 바로 만화 ‘아름다운 그대에게’ 주인공인 체조 선수 이즈미 사노. 10대 시절 나는 ‘사노’라는 체조선수 주인공 캐릭터에 마음을 빼앗겨(?)버린 소녀였다. 내 첫 아르바이트 월급으로 만화책 세트를 구입하고, 이 만화를 만나러 가겠다고 일본까지 갔던 만화덕후였다.
 
그래서일까? 나는 유독 ‘아름다운 그대에게’라는 타이틀만 보면 지금도 마음이 두근거린다. 순수했던 내 첫사랑을 떠올릴 수 있어서일까? 알렉스 카츠 <아름다운 그대에게>를 만나러 가는 길은 어느 전시보다 발걸음이 가벼웠다.
 
프리뷰에서 말했듯이, 이번 전시는 뉴욕의 감성과 아트 투어를 추억하기 좋은 전시일 것이라 기대했었다. 또한 세 단어가 연상되는 아티스트라고도 말이다. 바로 ‘모델’, ‘댄서’, ‘아내’. 기대에 부푼 내 마음을 눈치라도 챈 걸까? 대형 전시답게 롯데뮤지엄에 마련된 전시는 한 틈도 나의 기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내 시선을 압도함과 동시에 첫사랑을 만나던 순수함까지도.

평소 내가 생각하던 댄스는 흥얼거리는 리듬에 맞춰 몸의 동작을 표현하는 단편적인 율동에 불과했다. 아마 부족하고 얕은 지식 때문이었으리라. 알렉스 카츠는 모델들과 댄스들의 순간을 스케치했을 때 우리가 느끼는 찰나를 큰 화폭에 담았다. 눈동자로 캐치한 1초의 순간이, 큰 카메라 렌즈로 바라보는 광각의 시선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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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가 어떤 면모를 짧은 순간에 바라보고 기억한다면, 그 표상의 실체를 100% 알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나무를 떠올려보자. 땅에서 뿌리를 내린 모습, 가지 사이사이, 줄기, 잎사귀, 꽃, 바람, 혹 가지 위에서 지저귀는 새나 스쳐가는 바람과 하늘까지....순간 나무를 바라보던 나의 느낌과 단상...

모두가 다를 것이다. 알렉스 카츠는 모델과 댄서들의 미세하고도 섬세한 순간의 찰나를, 눈과 입과 우리의 얼굴과 목의 선과 점의 이어짐에서 그가 느낀 바를 담으려는 노력이 보였다. 마치 나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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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 자세히 소개된 설명에 따르면, 그는 움직임의 순간을 ‘조형언어’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단순하지만 강렬한 색으로 상징적 이미지를 이끌었다. 사실적으로 움직임으로 표현한 것이다. 작가가 활자로 움직임을 표현했다면, 화가는 그림으로 이를 승화시킨 것이리라! ‘현재성’ Present Tense!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 Carpe Diem!을 작품을 바라보는 내내 느꼈다.
 
추가적으로 인상 깊었던 요인은 바로 ‘컷-아웃’이다. 이것은 알렉스 카츠의 대표 화법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알렉스 카츠 본인이 명명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적혀 있다. 무형의 존재이자 실체에게 이름을 붙여주는 일. 잘 알지 못했던 이 요법을 알게 되고 그의 작품을 다시 바라보며 조형물 앞뒤의 차이를 비교하는 재미가 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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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내, 아다.
그녀는 나에게 피카소의 뮤즈이자
연인이었던 도라 마르와 같다.

아다는 유럽적인 아름다움과
미국적인 아름다움을
동시에 가진 완벽한 모델이다.

만약 그녀가 지금보다 2인치만 더 컸다면
미스 아메리카가 되었을 것이다!
아다는 어렸을 적부터 많은 영화를 보면서 자랐다.

지금껏 봐온 영화들은
그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고
그의 제스처들은 영화에서 나온 것들이다.

그녀는 무용수와 같이
풍부한 제스처를 표현해주었다.
나는 진정한 행운아다!

- 알렉스 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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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중 가장 많은 인물이자 화폭의 주인공이 되어준 아다. 프리뷰에서 말했던 그 아다를 실제로 바라봤을 때 사랑하는 아내를 바라보는 알렉스 카츠까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나의 뮤즈....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가 바로 여기,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다.  실제로 중년이 된 현재의 아다와 작품의 아다가 공존하는 스크린과 작품을 바라보며 나이듦의 차이가 있으니 누구는 같지 않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뮤즈를 가진 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내 안에서는 절대 늙지 않는 단 하나의 존재라는 것을.
 

Painting does not need you.
You have to need painting.
Painting has to become you.
그림은 당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당신에게 그림이 필요할 뿐.
그림이 당신이 되어야 한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
오로지 내 눈을 통해서만
바라볼 수 있는 그림.
당신의 눈에는 어떠한 그림을 담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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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지고지순한 사랑과 뉴욕 현대 미술의 거장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감각적인 시선과 화법으로 당신의 눈을 사로잡을 알렉스 카츠 <아름다운 그대에게>에서 사랑스러운 그대를 담아 가길. 나 또한 풋풋했던 첫사랑을 기억하기 좋았던 아름다운 그대를 만날 수 있었던 5월의 하루를 기억 속에 담아두려 한다.


[오윤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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