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마르크 샤갈 특별전 – 영혼의 정원展

글 입력 2018.05.23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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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jpg
마르크 샤갈(1887-1985)


아무리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어린 시절 한 번쯤 '샤갈'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특히 내 나이대의 20대라면 더더욱. '샤갈'은 어린 시절 미술학원 상호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단골 화가였다. 기억이 아득하긴하지만 내가 초등학생 때 다닌 미술학원 간판에도 '샤갈'은 마치 제 자리인 양 당연히 자리하고 있었다. 사실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르겠지만, 2000년대 초반에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이 마치 샤갈의 제자라도 되는 양, '샤갈 미술학원'에 다녔던 것 같다. -굳이 이유를 꼽아본다면 밝고 따뜻한 색채의 그의 화풍이 '어린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리기 때문인듯하다.

하지만 실상, '샤갈 미술학원'의 원생이었던 나는 샤갈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가 벨라루스 출신이라는 사실도, 판화로 유명하다는 사실도 크게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사실 나는 판화라는 장르에 대해, 그리고 1900년대 근대 미술에 대해 별 관심이 두지 않았다. 나의 관심은 정확히 그 시기를 뺀 전과 후에 포진되어 있었다. 예술에서건 독서에서건, 아니 인생 자체에서 장르 편식이 심한 나에게 샤갈은 인지도만 높은 화가 중의 한 사람이었다.


샤갈특별전(영혼의정원展)_포스터(최종 0511).jpg
 

샤갈? 내가 잘 이해할 수 있을까?

그래서 초반에 이 문화초대 공지를 받았을 때 약간 고민을 했다. 최근 여러 일들이 겹쳐 바빠진 일상에 괜히 소화도 못할 전시를 끼워넣어 충분히 사유하지 못하고 찝찝함만 남기지 않을까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사실 이 전시의 컨셉에 맞게 '샤갈 내면의 정원'을 둘러보고 나에게 맞게 힐링하면 그만이었을테지만, 나의 알량한 자존심은 전시에 대해, 그리고 샤갈에 대해 뭔가를 얻어 내 지식을 뽐내길 원했고, 그 결과 전시를 보기 전부터 이것저것을 재어본 듯 하다. 얼마나 알량한 자존심인지. 그 알량한 자존심이 이것저것을 재어보는 과정에 질렸는지, 손은 먼저 행동을 개시했다.


일단 지르자!

손이 내지른 결과를 두고 보니, 말 그대로 나의 행동은 알량한 자존심이었다. 사실 내가 사전에 공부를 하고 간들 샤갈을 다 이해할 수 있을까, 내가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면 준비는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들이 들었다. 요즘 여러 일들을 동시에 벌이느라 지쳐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굳이 샤갈을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이참에 만나보는 거지 뭐. 생각을 비우고 마음을 단순하게 먹으니 편해졌다. 내가 이 전시에 가는 이유도 그냥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했다.

"샤갈은 잘 모르지만 기분전환을 하고 싶어서"라든가, "포스터가 너무 예쁘잖아" 라든가 , "영혼의 정원, 전시 컨셉이 너무 좋지 않아?" 라든가.  하다 못해 "한창 열심히 힐링했던 컬러링북 '마법의 정원'이랑 이름이 비슷하잖아!"라는 되도 않는 이유를 가져다대며 그저 하고 싶은 일이란 걸 어필하고 다녔다. 무언갈 하려면 제대로 해야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내 스스로를 힘들게 옥죄던 틀을 내려두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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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l 마르크 샤갈 특별전 
영혼의 정원展

마르크 샤갈의 인생과 내면이 깃든
정원으로 떠나는 산책길.
영혼이 숨 쉬는 전시,
샤갈이 초대하는 영혼의 정원展


샤갈은 색채의 마술사라 불린다. 그의 작품은 밝은 색감, 사랑과 행복을 바탕으로한 주제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한다. 하지만 그가 살았던 시대는 역사의 변동기였고, 고난이 뒤따르던 시기였다. 그렇기에 그의 밝은 작품들은 그 밝은 에너지에도 불구하고 슬픔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듯했다. 울지 않고 밝은 캔디가 짠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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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 특별전 – 영혼의 정원展>은  4월 28일부터 8월 18일까지 총 110일간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개최된다. 샤갈의 인생 전반에 걸친 주제로 260여 점 정도가 소개된다고 하는데, 아마 그의 일생을 느낄 수 있는 구성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싶다. 판화 작품들 외에도 미디어 전시와 직접 판화 체험이 가능한 샤갈의 공방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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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는 샤갈의 흔적을 따라
크게 네 섹션으로 구분된다.


제 1부 l 꿈, 우화, 종교
Dreams, Fables, Religion

꿈과 우화, 종교를 주제로 한 작업들은 러시아혁명을 겪은 후에 파리로 돌아온 20대부터 미국으로 강제 추방된 시간을 거쳐 프랑스로 돌아간 50대까지의 초중기 작품들을 만난다. 제 1부에서 소개하는 샤갈의 작품들은 색의 강도와 톤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한다. 색채의 마술사라는 명성에 걸맞는 강렬한 빨강, 파랑, 노랑, 녹색 계열의 색들은 각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우리를 샤갈의 세계관으로 인도한다.

Point▷ 20세기 초중반 샤갈의 인생관과 작품 세계를 투영한 140여 점의 초기작과 동판화적 기법과 기교가 돋보이는 성서 시리즈, 수작업으로 완성한 채색 에칭 기법의 라퐁텐 우화 시리즈.


제 2부 l 전쟁과 피난
War and Exodus

생전 두 번의 전쟁과 러시아의 10월 혁명을 겪은 샤갈의 인생은 전쟁과 피난의 연속이었다. 삶 속에 깊게 침투한 전쟁으로 인한 공포를 흑백의 작품으로 표출하였으나 고통의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삶을 소중히 여긴 샤갈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본다.

Point▷ 샤갈의 친구이자 작가인 앙드레 말로André Malraux가 스페인 시민 전쟁 당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쓴 대지에서[Et Sur La Terre] 속 삽화들.
 

제 3부 l 시의 여정
The Path of Poetry

화가의 날개를 단 시인 샤갈! 제 3부에서는 예술적인 발전을 이룩한 1950년대 이후부터 말년까지 샤갈의 관심사를 아우르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프랑스로 돌아와 프로방스에서의 새 삶을 시작하면서 느낀 감정들이 천상의 색으로 발현되어 작품 속에 녹아들었다. 그가 자주 다루었던 서커스, 종교, 우화, 꿈, 꽃 등을 주제로 한 작품과 더불어 샤갈의 주요 판화 작품이 전시되어 음악과 시가 공존하는 꿈의 동산으로 안내한다.

Point▷ 희로애락이 담긴 인생의 단면을 담는 매개체의 역할을 한 샤갈의 주요 석판화 시리즈와 문학에 대한 열정을 목판화로 담아낸 시-삽화 시리즈, 발표 되자마자 매진될 정도의 인기작이자 판화에 대한 작가의 애정을 담은 샤갈의 아틀리에 Les ateliers de Chagall포트폴리오집
 

제 4부 l 사랑
Love

샤갈이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테마인 사랑을 다루는 제 4부에서는 샤갈의 영원한 동반자 벨라와의 사랑이 화가의 작품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살펴본다. 아내를 향한 화가의 헌신적이고 성숙한 사랑은 그녀의 죽음 이후에도 계속되어 생의 마지막까지 화폭에 담아냄으로써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Point▷ 벨라, 바바와의 사랑이야기
 

한 화가의 삶을 돌아보기에, 그의 흔적을 뒤쫓기에는 역시 삶의 자취를 따라가는 이 구성이 효과적일 거라 여겨진다.  프레스를 뒤져보면 각 섹션 별 대표작들도 나오지만, 그건 전시 관람 후 찬찬히 소개하는 게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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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오랜만에 시간이 맞아떨어지는 전시 문화초대라 좋았고, 포스터와 전시 컨셉이 좋았다. 완벽해야한다는 부담감을 떨치고 나니 두번의 전쟁과 혁명을 겪고도 밝은 색채를 풀어내는 샤갈이란 작가가 궁금했고, 그 동화같다는 색채가 보고 싶었다. 정원(庭園)은 가꾸기에 따라 그 외관이 달라진다. 잘 가꿔진 정원은 편한 휴식의 공간이 된다. 잘 꾸어진 그의 내면을 따라 영혼의 정원을 거닐다보면 내 영혼의 정원도 잘 가꾸어나갈 힘이 생기지 않을까.

이미 부담감을 내려놓고 이 전시를 맞이해 가벼운 해방을 맞은 바쁜 내 마음에 영혼 가꾸는 법을 전하러 발걸음을 재촉해본다. 지금 준비 중인 성과보고회, 전시회 다 끝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지친 나를 어루만지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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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 특별전 – 영혼의 정원展>
 

전시기간 및 장소
2018. 04. 28 – 2018. 08. 18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
(르 메르디앙 서울 1층)

관람시간 
11:00am-8:00pm(입장마감 7:00pm)
 
휴관일 _ 매월 넷째주 월요일
05.28(월요일) / 06.25(월요일) /07.23(월요일)
 
도슨트 
2:00pm, 5:00pm(평일운영)
주말(공휴일 포함) 없음
 
입장요금 
성인(만 19세 이상) 13,000원 
학생(중/고/대학생) 10,000원 
어린이(만 3세-12세) 8,000원 
 
현장 50%할인:
(만 65세 이상, 장애인 본인, 의상자, 국가유공자, 기초수급자, 상의군경)  
**단체문의 (주)티움교육 1588-4909 / 일반단체문의 02-3451-8186
**특별무료권(36개월 미만 유아_증빙물 지참시 적용)
 
주최 M컨템포러리, 한겨레신문사
주관 M컨템포러리 
기획 M컨템포러리, COMEDIARTING SRL
협찬 르 메르디앙 서울, 버닝썬, 인피니티 코리아, KT멤버쉽, 파나소닉 
주소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120, 르 메르디앙 서울 1층  
문의 02.3451.8199


[한나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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