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읽었는가? 읽고 말았는가? 읽어버렸는가? '독서의 발견' 리뷰

글 입력 2018.05.2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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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자기소개서나 면접을 볼 때 취미를 묻는다면 항상 독서라고 대답 했었고, 고등학교와 중학교 생활기록부에도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는 평이 꽤나 적혀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내가 책을 왜 읽는지에 대해서는 딱히 고민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재미있는 책이 있다면 읽었고, 시선이 가지 않는 책은 읽지 않았다. SF소설에 빠져있을 때는 그 책만 주구장창 읽었으며 에세이에 빠져있을 때는 별로 공감되지 않던 이야기라도 배울점을 찾겠다는 일념 하에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렇게 읽어오던 책은 어느새 내게 숙제 같은 존재가 되었고, 첫 장을 넘기는 데 많은 망설임을 갖게 되었다.


어떤 책은 그 사람의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책,
사각형 종이책 안에 담고 있는
위험한 생각 하나가 한 사람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꾸는 순간,
책은 자신의 운명을 다하는 것이다.


책 뒤 표지에도 나와 있는 말이지만, 이 글귀가 가장 독서의 힘을 잘 나타내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그런 책이 나에게는 크게 다가올 수 있고, 이렇게 자신만의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진정으로 ‘내가 읽은 책이 바로 내가 될 수 있다.’ 책과 책은 서로 연결되어 서로를 부르고, 그 부름을 따라가도 보면 잘 몰랐던 자신을 발견하거나, 혹은 새로운 자신을 만들 수 있다. 책의 글귀처럼, 읽음으로써 인식의 지평과 삶의 경계를 넓혀나가는 과정을 만나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곰곰히 생각했던 부분은, 과연 내가 책을 읽을 때, 그 책과 진정으로 한 몸이 되었는가였다. 이번 학기가 시작된 후, 내가 읽은 책은 모두 과제를 위한 책뿐이었고, 정말 좋은 내용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무적으로 과제에 쓸 유용한 문장만 추리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면 과연 그 책이 나를 이루는 독서의 근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사실 이번 학기 뿐만이 아니더라도 내가 그동안 읽었다고 말하는 책 중에 이렇게 진정으로 한 몸이 되어 읽은 책이 몇 권이냐고 묻는다면 자신있게 대답하기는 조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이렇게 진정으로 책을 사랑하고 향유하는 저자의 태도가 존경스럽고 꼭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닌,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그 시간이 중요한 것이다. 이는 우리가 당연히 알고 있는 것이지만 막상 실천하지 못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과연 우리에게 있어서 진정으로 우리의 마음을 뜨겁게 만들 인두같이 달궈진 문장은 얼마나 될까? 또 앞으로 얼마나 많이 만날 수 있을까? 다만 확실한 것은, 내가 그러한 문장을 만나지 못했다면 이는 책 보다는 나의 독서에 있어서 무언가 부족함이 있지 않았나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은 책을 읽었는가? 읽고 말았는가? 아니면 읽어버렸는가?


[심소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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