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붓 속에 녹아든 휴머니즘, 마르크 샤갈 영혼의 정원

글 입력 2018.05.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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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특별전(영혼의정원展)_포스터(최종 0511).jpg
 

 
[Preview]
붓 속에 녹아든 휴머니즘
마르크 샤갈 영혼의 정원


 샤갈. 특별한 화가다. 살면서 한번쯤 누구나 가장 약한 부분을 쓸거나 끌어안는 작품을 만나곤 한다. 글을 읽는 당신도 그림을 보고 가슴이 벅차올라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 적 있는가. 그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큰 행운 중 하나다. 작품이 아니라, 작가를 만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필자에게는 샤갈이 그랬다. 그는 그림이 영혼의 세계에서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일러 준 최초의 예술가였다. 샤갈의 그림은 현실에 있다기보다 필자의 마음 어딘가를 떠돌았고, 눈을 자극하기보다는 가슴을 자극했다. 이미 필자의 마음 속 가장 영롱한 그림자로 드리운 샤갈은, 감히 말하건대, 필자에게 가장 소중한 예술가였고, 아마도 젊은 시간을 보내는 모든 시간 동안 그럴 것이다.

 그가 그린 그림의 어느 부분이 필자를 왜 이렇게 흔들어 놓았는지를 고민해보면, 흰 캔퍼스에 결따라 칠해진 부드러운 색감 속에, 인간의 실존과 구언이라는 예술가의 치열한 고뇌가 녹아들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그가 그려낸 성경의 장면은 '나'의 구원이기전에 인류의 구원이었고, 까맣고 푸르게 빛나는 수탉의 눈은 한 인간의 심장 속에 박힌 소우주를 닮은 원석이었다. 예술가가 그랬듯이, 필자도 그 대답을 구하기 위해 산발머리를 하고 세상을 떠돌았다. 인간은 모두 희망과 구원을 갈구하는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그런 고민이 녹아들어 마침내 그가 창조해낸 캔퍼스의 세계는 감히 필자와 같은 인간 모두가 오갈 수 있는 '영혼의 정원'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번 전시회의 이름이 더욱 마음에 든다.


3]보라색 수탉 The Purple Rooster.jpg
보라색 수탉 The Purple Rooster


제 1부 l 꿈, 우화, 종교 Dreams, Fables, Religion

꿈과 우화, 종교를 주제로 한 작업들은 러시아혁명을 겪은 후에 파리로 돌아온 20대부터 미국으로 강제 추방된 시간을 거쳐 프랑스로 돌아간 50대까지의 초중기 작품들을 만난다. 제 1부에서 소개하는 샤갈의 작품들은 색의 강도와 톤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한다. 색채의 마술사라는 명성에 걸맞는 강렬한 빨강, 파랑, 노랑, 녹색 계열의 색들은 각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우리를 샤갈의 세계관으로 인도한다.
Point▷ 20세기 초중반 샤갈의 인생관과 작품 세계를 투영한 140여 점의 초기작과 동판화적 기법과 기교가 돋보이는 성서 시리즈, 수작업으로 완성한 채색 에칭 기법의 라퐁텐 우화 시리즈.
 

제 2부 l 전쟁과 피난 War and Exodus

생전 두 번의 전쟁과 러시아의 10월 혁명을 겪은 샤갈의 인생은 전쟁과 피난의 연속이었다. 삶 속에 깊게 침투한 전쟁으로 인한 공포를 흑백의 작품으로 표출하였으나 고통의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삶을 소중히 여긴 샤갈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본다.
Point▷ 샤갈의 친구이자 작가인 앙드레 말로André Malraux가 스페인 시민 전쟁 당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쓴 대지에서[Et Sur La Terre] 속 삽화들.


제 3부 l 시의 여정 The Path of Poetry

화가의 날개를 단 시인 샤갈! 제 3부에서는 예술적인 발전을 이룩한 1950년대 이후부터 말년까지 샤갈의 관심사를 아우르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프랑스로 돌아와 프로방스에서의 새 삶을 시작하면서 느낀 감정들이 천상의 색으로 발현되어 작품 속에 녹아들었다. 그가 자주 다루었던 서커스, 종교, 우화, 꿈, 꽃 등을 주제로 한 작품과 더불어 샤갈의 주요 판화 작품이 전시되어 음악과 시가 공존하는 꿈의 동산으로 안내한다.
Point▷ 희로애락이 담긴 인생의 단면을 담는 매개체의 역할을 한 샤갈의 주요 석판화 시리즈와 문학에 대한 열정을 목판화로 담아낸 시-삽화 시리즈, 발표 되자마자 매진될 정도의 인기작이자 판화에 대한 작가의 애정을 담은 샤갈의 아틀리에 Les ateliers de Chagall 포트폴리오집


제 4부 l 사랑 Love

샤갈이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테마인 사랑을 다루는 제 4부에서는 샤갈의 영원한 동반자 벨라와의 사랑이 화가의 작품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살펴본다. 아내를 향한 화가의 헌신적이고 성숙한 사랑은 그녀의 죽음 이후에도 계속되어 생의 마지막까지 화폭에 담아냄으로써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Point▷ 벨라, 바바와의 사랑이야기


이번 <마르크 샤갈 특별전 –영혼의 정원展>은 샤갈의 인생과 내면세계를 조우할 수 있는 ‘영혼의 정원’으로의 산책을 컨셉으로 두고 있다. 샤갈의 정원 속에서 만나는 테마는 다양한 소재를 다룬 샤갈의 폭넓은 작품 세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가 주로 사용한 대표 테마들을 크게 4부로 나누어 연대기 순으로 구성하였다. 그의 초기 회화작품부터 그의 뮤즈이자 인생의 반려자였던 아내 벨라 로젠펠트와의 특별한 관계를 중심으로 한 여담을 따라 관람객들은 그의 인생 여정으로 인도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고 있는 섹션은 제 4부, <사랑>이다. 젊은이 다운 기대라고 할 수 있지만, 필자가 샤갈에서 느낀 가장 특별한 감정이 '사랑'이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된다. 필자는 샤갈의 그림 중에서도 특히 그가 말년에 그린 성경 시리즈를 좋아한다. 인간이 비로소 창조되고 세상에 발을 딛는 성경의 초반을 그린 그림의 구석에는 아내 벨라와 샤갈이 껴안고 있는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파란색 속에 묻혀있지만 그 어떤 대상보다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그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고있노라면, 샤갈이 정말 신이 내려준 가장 특별한 축복을 사랑이라고 생각했음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불완전한 인간이 불멸성을 갈구하기 위해 예술품을 남긴다는 철학가의 주장을 읽은 적 있다. 샤갈은 수많은 주제를 그렸다. 그가 남긴 많은 작품들이 우리에게 생생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지만, 사랑이라는 주제는 더 생생하게 빛난다. 그가 그린 사랑은 시간이 지나 캔퍼스의 물감이 모두 말라도 그 감정이 피부에 닿을 것처럼 녹아내린다. 사실 사랑이야말로 예술이 표현할 수 있는 궁극의 주제 중 하나가 아니던가.

뜨거운 봄 햇살이 내리쬐는 지금, 필자는 대학 캠퍼스에서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다. 뉴스에서는 졸업전까지 미세먼지 하나 없이 화창하다 했다. 학생이라는 첫번째 신분을 벗어던지고 연약한 새로운 살갗으로 공기를 맞을 준비를 하는 지금, 필자를 울렸던 샤갈이 때맞춰 찾아왔다. 이번해는 특히나, 샤갈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3개인, '샤갈의 해'다. 첫번째로 만나는 샤갈의 얼굴은 꽤 따뜻하고, 설렌다.


전시제목
마르크 샤갈 특별전 – 영혼의 정원展
 
전시기간 및 장소
2018. 04. 28 – 2018. 08. 18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
(르 메르디앙 서울 1층)
 
관람시간
11:00am-8:00pm
(입장마감 7:00pm)
 
휴관일 _ 매월 넷째주 월요일
05.28(월요일) / 06.25(월요일) /07.23(월요일)
 
도슨트
2:00pm, 5:00pm(평일운영)
주말(공휴일 포함) 없음
 
입장요금
성인(만 19세 이상) 13,000원
학생(중/고/대학생) 10,000원
어린이(만 3세-12세) 8,000원
 
문의 02.3451.8199


마르크 샤갈 특별전 - 영혼의정원(0818 최종).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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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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