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연히 만난 책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기까지, '독서의 발견'

글 입력 2018.05.19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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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연히 만난 책 한 권이 내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주는 지침서같은 존재로 다가왔다. 읽는 내내 밑줄을 안 긋고 싶었던 문장이 없었을 정도로 공감이 많이 되었던 책이었다. 아직도 독서가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분들에게 꼭 강력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이다.

먼저 책에 실린 운명이 바뀐 사례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케냐 빈민가 소년이 쓰레기더미를 뒤지다 우연히 발견한 책은 철학책도 아니고 위인전도 아니다. 바로 영국 맨체스터대학 안내 책자다. 소년은 이 책을 보고 유학의 꿈을 꾸기 시작하지만 각종 규제가 발목을 잡는다. 20여년이 지난 뒤 소년은 맨체스터대에서 국제개발학 석사학위를 받는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마약 팔이 소년에서 빈민구제 운동가로 변신한 사미 기타우의 인생 역전 스토리다. (p86) 저자 또한 자신에게도 큰 선한 영향을 미쳤음을 알려주고 있다. 공고를 졸업하고 발전소에 근무하다 우연히 고시체험생수기집을 접했는데. 공고생이 사법고시에 합격한 감동적인 스토리를 읽고 그 계기로 고시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처럼 책은 누군가에게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에 대한 목적을 알려주기도 하며, 내가 알고 있지 않은 지식에 대한 간접경험을 하게 해주기도 한다.

나는 독서를 시작한 계기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였다. 소극적인 성격을 가진 탓에 반 친구들과 그리 친하지 못 했고, 점심시간마다 항상 들락거렸던 곳이 바로 학교 도서관이었다. 처음엔 '플란다스의 개'를 접했다가 책의 매력에 흠뻑 빠진 후로 줄곧 독서를 즐기곤 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초등학교 5학년 때 독서상을 받았던 기쁨까지 맛보기도 했던 것 같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책을 펴면 뒷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그 자리에서 밤을 샐 정도였다. 그러다 중학교 때 독서보다는 친구들과 노는 것에 빠져있다가 고등학교 때 아빠의 추천으로 문학의 길을 걷게 되어 다시 탐독을 하게 되었다. 이처럼 나 또한 저자처럼 책이 '인생'을 바꿨다고 말할 수 있다. 원래 상고에 진학하여 사무직 회사에 취업하려고 목표했으나 '독서'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현재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으니 말이다.

"삶의 중심을 잃고 방황하다 우연히 마주친 한 문장이 내 삶의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 한순간에 매료되어 다시 한참을 들여다봐도 여전히 의미가 심장에 꽂혀 한평생 의미심장함으로 남아 있는 문장이 있다. 한 문장의 힘이 장문의 글보다 더 위력적이다. 누군가에게 들은 한 마디가 한평생의 위로가 된다." (p183) 이 문장이 완전히 공감되었다. 틀 안에 갇혀진 세계인 학교에서 생활을 하다 보면 늘 마주치는 사람이 똑같다. 선생님, 그리고 같은 반 친구들. 이렇다 보니, 깨달음을 주는 사람도 적을 뿐더러 얻는 일도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어떤 분야의 길에 방황을 하고 있을 때 명쾌한 해답을 줄 수 있는 분이 없다는 것이다. 그저 내게 들리는 말은 '힘내'라는 말 뿐. 그래서 더 책을 쫓아다닌건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 때가 참 많았다. 지금 내 옆엔 이러한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없는데, 책을 들여다보면 나와 같은 사람이 존재하니 말이다. 내게 책의 매력은 바로 이런 점이었다. 공감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 내가 해결하고 싶은 부분을 명쾌하게 알려준다는 것. 또한 위로를 건넨다는 것이다. 힘든 상황에 닥쳤을수록 책이 주는 울림은 평소보다 더욱 크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지금 이 순간 힘들다고 여겨진다면, 또한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어떠한 책이든 들여다보길 권유해드리고 싶다. 그럼 한 문장 정도는 자신의 운명을 바꿀지도 모를테니 말이다.

"글을 읽으면 그 사람이 보이는 이유다. 글은 그 사람의 삶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삶과 무관하게 글을 쓸 수 있고, 삶과 다르게 글을 쓸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글은 독자와 공감하기 어렵고 감동을 주기도 어렵다. 글과 삶은 하나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한다. 삶이 바뀌지 않고서는 글도 바뀌지 않는다. 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글, 자기다운 색깔이 드러나는 글, 살아온 삶을 담아내는 글쓰기가 진짜 글이고 글쓰기다." (p197) 언젠가 시 수업을 듣다가 교수님께서 시를 보면 그 사람의 성향이 보인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던 기억이 있다. 이 사람의 시는 조금 산만한 성격을 지닌 것 같고, 이 사람은 너무 잘 보이려고 어울리지 않는 고급단어들을 남발하는 것 같고. 그리고 내 글에서는 차분함과 딱딱함이 드러난다는 얘기를 들었던 적이 있다. 글에서 그 사람의 성향을 알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어쩌면 글은 자신의 인생을 담아내는 것이기 때문에 각각의 다른 개성들이 돋보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자기다운 색깔을 드러낼 글을 쓰려면 경험이 없는 글을 쓰기 보다는 무한한 경험과 사색을 토대로 반영된 자신의 삶을 쓰는 게 공감되는 글쓰기인 듯하다.

이처럼 유영만 교수님의 12가지 통찰은 독서를 해야하는 이유,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 눈으로 읽는 게 아닌 몸으로 읽는 행위, 성장과 발전에 도움되는 책, 자신감을 오만이었음을 깨달아주는 것이 바로 독서임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삶에 안위하며 낯선 여행을 떠나보지 않은 분들에게 독서여행으로 새로운 만남에 매료되길 권유해드리고 싶다.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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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의 독(毒)한 독서(讀書)
우리는 독서를 통해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독서를 통해 발견한 12가지 통찰
유영만 교수는 스무 살 시절, 공고를 졸업하고 발전소에서 근무하던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발견하고 읽게 된다. 바로 고시체험수기집이었다. 공고생이 사법고시에 합격한 수기가 담긴 책을 읽은 후, 그 길로 고시공부를 시작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신나는 공부는 아니었다. 고시공부하던 책을 모두 불살라버린 후 읽고 싶은 책을 읽은 그는 한양대에 교육공학과에 입학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후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로 일하면서 탐독가이자 지식생태학자로서 즐거운 공부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80여 권의 책을 저술하고 번역해 온 저자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 왔다. 읽고 사색하고 글을 쓰면서 자기만의 언어를 만들어 내는 유영만 교수는 《독서의 발견》에서 독서를 통해 발견한 12가지 통찰을 보여준다.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에 빠져 사는 현대인들에게 독서의 소중함과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4차 산업혁명은 독서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선진국의 사례를 보여주면서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혁명적인 변화상을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그 실체와 실상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은 과연 혁명인가라는 논의와 정의 이전에 4차 산업혁명은 혁명적으로 우리 주변을 배회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산업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3차 산업혁명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과 실상이 실시간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금 이대로 살다가는 근본적인 변화의 물결에 대응하지 못하고 심각한 위기 국면으로 접어 들것이라는 긴장감이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4차 산업혁명이 어떤 혁명적인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지 모르지만 혁명은 사람이 이끌어간다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혁신적인 기술이 주도하는 혁명이지만 그런 기술을 만든 주체는 사람이다. 사람의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기술혁명은 불가능하다. 《독서의 발견》에서 유영만 교수는 사람혁명은 다시 사고의 혁명이고, 사고의 혁명은 독서혁명에서 비롯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 소개 '유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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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생태학자이자 탐독가이다.

공고를 졸업하고 발전소에 근무하다 우연히 한 권의 책을 읽었다. 고시체험생수기집이었다. 공고생이 사법고시에 합격한 감동적인 스토리를 읽고 그 길로 고시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고시공부는 내가 하면 신나는 공부가 아니었다. 고시공부하던 책을 다 불살라버리는 사건 이후 읽고 싶은 책의 세계에 빠져 아직도 헤어나지오지 못하고 있다. 오늘도 인두 같은 한 문장을 만나기 위해 활자의 바다를 건너고 있다. 책이 바꾼 인생을 발판으로 지금은 책으로 인생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대책 없이 책을 읽고, 산책하면서 상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식생태학자라는 퍼스널 브랜드로 다양한 책을 쓰고 있다.

현재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즐거운 학습을 근간으로 건강한 지식을 창조하고 건강한 지식을 기반으로 보람찬 성과를 만들어 모두가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가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는 읽지 않으면 읽히고 쓰지 않으면 쓰러진다는 각오로 지금까지 80여 권의 저역서를 펴내고 있다. 주요 저서로 《지식생태학》 《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 《공부는 망치다》 《곡선으로 승부하라》 《나는 배웠다》 《유영만의 청춘경영》 《커뮤니데아》 《브리꼴레르》 《생각지도 못한 생각지도》 《체인지體仁智》 등이 있다. 주요 역서로는 《하던 대로나 잘 하라고?: 미어캣에게 배우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술》 《빙산이 녹고 있다고?: 펭귄에게 배우는 변화의 기술》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핑!》 《에너지 버스》 등이 있다.





'인상 깊었던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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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그만 먹어야 될 게 바로 마음먹기다. 마음만 먹고 행동하지 않아서 세상의 변화가 시작되지 않는다. 행동하지 않고 생각만 해서 두통이 생긴다. 도전하지 않고 도약만 꿈꾸니까 도박이 시작된다. 한 번의 도박으로 인생 도약을 꿈꾸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환상이다.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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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과 빠르게 읽는 속독, 소리 내서 읽는 낭독, 천천히 생각하면서 읽는 정독, 아무 책이나 마구 읽는 난독이나 남독 등 독서법도 다종다양하다.

독서법의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책을 많이 빨리 읽는 읽는 것보다 읽은 책을 얼마나 깊이 있게 소화해서 내 것으로 만들었느냐에 있다. 읽었어도 기억이 나지 않거나 남는 게 없다면 읽었어도 안 읽은 책이나 다름없다. 남다르게 책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남다른 책 읽기라기보다 책을 읽고 남다르게 활용하기에 가깝다.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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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많이 읽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좋은 독후감을 많이 쓰는 것이다. 독후감이라고 해서 거창한 글을 쓰는 게 아니다. 독후감은 책을 읽고 저자의 책에 대해 쓰는 게 아니라 책에 대한 나의 느낌을 쓰는 것이다. 그러니까 엄밀히 독후감은 자신에 대해 쓰는 것이라고 정희진 작가는 말한다. 그녀에 따르면 독후감은 책을 다시 쓰는 것이고, 저자가 쓰지 못한/쓰지 않은 부분을 쓰는 것이라서 세상 어느 누구도 비슷한 의견이 없는 글이다.

좋은 책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좋은 책은 독자가 읽고 좋은 독후감을 남길 때 탄생된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읽고 난 후에 나의 변화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남에게 좋은 책일지는 몰라도 나에게는 좋은 책이 되지 못한다.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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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짧고 기록은 길다. 읽기는 쉽고 쓰기는 어렵다. 독서 후에 남은 짧은 기억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서는 읽으면서 감동받은 느낌이나 깨달은 교훈을 적지 않으면 기억은 휘발성이 강해서 금방 사라진다. 읽었지만 뭘 읽었는지 기억에 남지 않는 읽기는 과시용 책 읽기의 전형적인 본보기다.

얼마나 읽었느냐보다 읽고 나서 얼마나 많은 점을 배웠는지 책에서 얻은 깨달음을 실제 삶에 적용해서 얼마나 값진 체험적 교훈을 얻었는지가 중요하다. 책 읽기는 궁극적으로 눈으로 읽는 게 아니라 몸으로 읽는 것이다. 몸으로 읽는다는 것은 책을 읽고 깨달은 점을 몸으로 직접 실천하면서 각인하는 과정이다.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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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철학자 모티머제롬 아들러의 말이다. 정독하지 않고서는 독서의 참맛을 느낄 수 없다. 필요에 따라서 속독할 필요가 있는 책도 있다. 시간적 제한이 아니면 대강의 정보를 빠르게 얻기 위해서 속독은 효율적인 독서법이다. 하지만 책 내용이 쉽게 읽히지 않고 많은 생각꺼리를 제공해주는 책이라면 절대적으로 정독이 필요하다. 정독하지 않고서는 문장이 품고 있는 의미심장함을 해독해낼 재간이 없다.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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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단순히 고민하는 문제의 대책을 던져주는 수준을 넘어서서 내가 이미 갖고 있는 해법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최고의 방책을 마련하는 단서를 던져준다. 책을 읽지 않았으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생각지도 못한 생각이나 문제해결의 결정적인 단서를 만나는 행운의 텃밭이 바로 책이다.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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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사람을 부끄럽게 만들어주는 자기반성의 도구이자 자아성찰의 매개체다. 책을 읽으면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이 부끄러워진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의 터전을 일궈낸 사람,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역경을 뒤집어 경력으로 만든 사람,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한계에 도전하여 기적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경이로운 감동이 책 속에 있다.

비슷한 경험을 하고서도 경험을 통해서 깨달은 교훈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른 이유는 책을 읽으면서 습득한 어휘력과 문장 표현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역지사지의 달인, 시인의 시를 읽다보면 하찮은 일상과 사물에 대해서도 남다른 관심과 질문을 품고 보통 사람과는 다르게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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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효능과 마력은 책이 나침반 역할을 하는데서 비롯된다. 길을 잃고 어둔 밤에 방황할 때 책을 잡고 읽어 내려가면 나에게 어둠을 밝힐 수 있는 등불처럼 한 줄기 빛을 주기도 하며 딜레마 상황에서 갈등하고 고민할 때 어디로 갈 것인지를 알려주는 나침반 같기도 하다.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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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이 경험하는 모든 것을 내가 직접 체험할 수 없기 때문에 간접 경험을 통해서나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다. 책은 다른 사람의 체험적 깨달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삶의 단면이다. 책을 읽으면 지금 여기서의 나의 삶이 한 없이 부끄러워지고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나와 다른 세상에서 다른 꿈과 목적의식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고뇌하는 흔적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음으로써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생각과 결단을 하면서 세상의 풍파를 헤쳐 나온 다른 사람들의 체험적 기록을 간접적으로나마 추체험(다른 사람의 체험을 따라서 체험)할 수 있다.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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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사람과 만나서 익숙한 음식을 먹으면서 익숙한 대화를 계속하는 인간관계가 유지되는 한, 우리는 낯선 생각을 하기 어렵다. 외부적 자극이 바뀌지 않으면 어제의 나와 별반 다르지 않는 삶을 반복한다.

책도 마찬가지다. 내가 전공하는 분야의 책을 반복해서 읽으면 비슷한 관점을 지닌 사람들의 생각에 익숙해져서 내 생각이 불편해지지 않는다. 생각의 불편함은 내가 믿었던 신념체계와 다른 주장을 펼치거나 익숙한 생각에 문제를 제기하는 낯선 의견을 만날 때 일어난다. 나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의 책이나 나에게 공감되는 내용이 많은 책만 계속 읽는다면 사고의 일대 전환이 일어나지 않는다. 사고는 불편한 다른 생각과 만날 때 또 다른 사고가 시작되는 법이다.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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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는 작가가 살아가면서 체험적으로 느낀 상상의 세계로 함께 떠나는 여행이다. 그 여행에서 새로운 개념을 만나고 개념이 지칭하는 상징과 의미를 반추해보고 다시 깊은 사색을 반복하면서 생각하는 시간이 바로 독서다.

니콜라스 카는 계속해서 깊이 있는 책 읽기의 효용가치를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인쇄된 책을 읽는 행위는 독자들이 저자의 글에서 지식을 얻기 때문만이 아니라 책 속의 글들이 독자의 사고 영역에서 동요를 일으키기 때문에 유익하다. 오랜 시간, 집중해서 읽는 독서가 열어준 조용한 공간에서 사람들은 연관성을 생각하고, 자신만의 유추와 논리를 끌어내고, 고유한 생각을 키운다. 깊이 읽을수록 깊이 생각한다. (p101)" (p128-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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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읽고 나면 끝나는 게 아니라 진짜 책이 주는 변화는 읽고나서부터 시작된다. 한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변화되고 그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공감하는 사람과의 연대가 이루어지며 독서를 통해 생각의 생태계가 형성되어 나가는 것이다.

독서는 저자와 독자의 만남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그 만남은 같은 책을 읽은 다른 독자와의 만남으로 확산되고 읽지 않은 다른 독자 속으로 침투하는 또 다른 만남의 연속으로 이어진다. 한 사람의 깨달음에서 또 다른 사람과의 깨달음의 연대로 이어지면서 우리를 옥죄고 있는 틀과 구조를 깨뜨리는 각성의 장이 펼쳐진다.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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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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