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매거진 '출판저널' 리뷰 [도서]

글 입력 2018.05.1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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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알차다, 넘김이 좋다.' <출판저널>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아마도 내가 지금까지 구입해 온 여러 잡지 중 가장 촉감이 편한 잡지가 아닌가 생각했다. 그래서 여기저기 오가는 길 가방에 넣어 다니는데 부담이 없어 더 찬찬히 머금을 수 있었던 잡지였다.

출판사에 취업하고 싶다고 생각해 온 사람이라면 출판‘계’의 소식을 자세히, 풍부하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에세이, 책 정보, 출판인 인터뷰 출판 이슈, 칼럼, 신간목록, 국내외 독자들의 반응까지 출판 매거진에서 다룰 수 있는 범위의 이야기를 가능한 다루려 노력한 흔적이 느껴진다.
 

“이 글을 쓰며 숲을 본다.
온전히 자신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모습들이
저렇게 군집으로 서 있다.
비우고 멈추고 끊임없이 안으로 자신을 바라보다가
때를 기다려 자신이 가진 가능성을 폭발 시킬 존재들.
곧 무수한 잎과 꽃 그리고 녹음을 지어낼 것이다.
나무에서 그리고 숲에서 사람을 보고 역사를 생각한다.”

-에세이, 이산은 글, p.9

 
목차를 눈으로 훑고 첫 장을 넘겨 읽은 에세이부터 마음에 확 와 닿았다. 에세이 파트는 아마 월마다 저자가 다를 것이라 예상하지만, 첫 장부터 부드럽게 마음을 어루만지는 아름다운 글을 만났기 때문인지 다음 장부터 더욱 집중하게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보통 매거진에서 ‘편집장의 말(Editor’s talk)이라는 부분은 해당 과월호의 주제와 방향을 함축하는 글인데, <출판 저널>에서는 따로 편집장의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에세이’ 파트가 그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짐작했다. 부드럽게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이 느껴져 좋았다.
 

“인간에게만 부여된 필수재, 그것은 책입니다”

- 소명출판, 이성모 대표

 
기획시리즈 인터뷰 – 한국의 출판인 파트에서는 소명출판 박성모 대표의 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책을 보고 ‘필수재’라 표현하는 것에서 출판인이 책을 대하는 마음이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언젠가 책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저자라는 인격체’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게 되어 좋았다. 책은 사람이 쓰는 것이다. 그러므로 책에는 저자의 인격체가 그대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출판 과잉 상태’에 다다른 만큼 그럴수록 ‘좋은 책’은 무엇인지 더 생각해야 한다는 말에 귀 기울여졌다. 꼭 몸집이 큰 출판사뿐만 아니라, 독립출판사나 1인 출판 시스템도 잘 갖추어져있는 지금은 결국 ‘어떤 책이 좋은 책인가’에 대한 물음이 더욱 중요해졌고, 이 질문은 곧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답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호에서는 출판계에서 미투 운동을 출판계 환경과 더불어 조명한 특별 기획이 가장 인상 깊었다. 폭로하면 이슈가 되는, 그러니까 미디어 노출이 쉬운 연극계나 영화계에서 미투 운동은 효력이 있지만,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평범한 회사원에 불과한 출판계에서 미투 운동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은 씁쓸했다. 그러나 이처럼  출판계에서 미투 운동은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상황을 지적하며, 첨예한 토의를 통해 이런 출판계 실태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제시되고 논의된 내용은 인상적이었다.
 

“출판의 효과를 생각했어요.
출판을 선택하게 되면서 저자로서 목적이 정확하게 있었고
출판이 부합했기 때문에 출판을 선택했는데요.
출판이 특별한 기능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출판은 하나의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동시대에 있는 사람들, 앞으로도 있을 사람들과 연결되는 방식이고요.”

-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이민경 저자
<출판저널> 504호 p.105


당장 미투 운동에서 두드러지는 목소리를 내기 힘든 상황의 출판계이지만, 때로는 필요한 목소리를 내도록 도와주는 매체는 다시, ‘출판’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동시에 이렇듯 중요한 기능을 가진 출판계이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인 자정작용에 힘써 그 역할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이 긴급하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처럼 <출판저널>은 출판계 이야기를 다양한 방향에서 조명하며 날카로운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었고, 독자에게 유익한 내용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읽을 가치가 있는 매거진이었다. 책 추천도 단 몇 줄에 그치는 게 아니라 책마다 한 페이지 가득한 설명이 있었고, 이와 더불어 관심을 갖고 찾아보지 않으면 쉽게 알 수 없는 그림책에 대한 정보까지 풍부하게 얻을 수 있어 좋았다.
 
단, 한 가지 읽으면서 적어도 세 개의 오탈자를 발견했다. 꽤 큰 글씨로 적나라하게 나온 오탈자도 있어 조금 당황스러웠다. 이런 부분은 앞으로 개선된다면 더욱 양질의 잡지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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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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