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띵동 1556님, 외로움 접수되었습니다. [기타]

글 입력 2018.05.18 00:04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크기변환_외로움.jpg
 

외롭다는 말에 친구가 소개팅 자리를 만들어주고 동호회를 다니고 하루 종일 사람들과 약속을 잡는다. 이 같은 방법은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일시적인 해결이다. 나중에는 남자 친구를 만나고 있어도 외롭다는 감정이 든다. 남자친구를 만들면 없어질 것 같던 외로운 감정은 여전히 마음 한켠에 남아있다. 외로움은 항상 마음 구석에 자리 잡아 언젠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것이다. 마치 영화 ‘인사이드 아웃’처럼 여러 감정들이 서로 나가기 위해 엎치락뒤치락 싸우고 있을 것이다. 영화에서는 각각의 감정을 나눠 캐릭터로 만들었지만 사실 감정은 연결되어 있다 생각한다. 완벽하게 뗄 수 없는 관계라 두 가지 이상의 감정이 따라 올 수 있고 한 가지 감정으로 정의내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무엇일까.

외롭다는 감정은 항상 주연에서 밀려난 아이였다. 주로 인간의 감정이란 슬픔, 기쁨, 화가 대표적이다. 이 세 가지는 가장 뚜렷한 감정으로 나타나고 다른 감정의 시초가 되는 아이들이다. 그러나 요즘 외롭다는 감정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외로움이 조연에서 주연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떤 상황일 때 외롭다고 느낄까. 통계조사를 살펴보면 연령대가 낮고 소속감이 없는 사람이 외로움을 더 잘 느낀다고 한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가족이라는 최소단위인 소속집단을 가진다. 그러다 유치원, 학교, 친구, 학원, 대학 등 다양한 집단에 소속되면서 사람들은 더더욱 소속되어있는 것에 안정감을 느끼고 편안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학교를 졸업하거나 친구 관계가 단절되어 소속집단이 사라지면, 방황하게 된다. 일종의 소속감이 역으로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소속 집단 안에서도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군중 속의 외로움. 한창 사람들과 어울리는 10대 20대 사이에 외로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어느 하나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 없고 혼자라는 기분을 많이 느낀다. 이는 개인적인 성향과 이기주의로 인해 인간관계에서 제대로 된 영향을 주고받지 못해 고립되기 때문이다. 관계를 통해 감정을 치유하고 발전시켜나가는데 요즘은 사람을 통한 방법보다 인터넷상에서 관계와 감정을 공유함으로, 실체가 없다. 실체가 없는 물건에 집착하면서 나라는 사람도 실체를 잃어간다. 내가 어디에 존재할까 하는 의문.

평소 자신의 의견이 확고하고 감정을 잘 드러내는 사람일수록 외로움도 잘 느끼는 것 같다. 좋고 싫음이 분명하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로 잘 전달하고 남에게 감정을 드러내고 공유할 줄 아는 사람일수록 감정에 대한 이해가 빠르다.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이 무슨 감정인지 쉽게 유추가 가능하다. 또한, SNS의 발달로 남에게 자신의 감정을 설명하고 표현하는데 익숙한 10대 20대에게 외로움은 쉽게 찾아내고 느낄 수 있는 존재다.

나는 제인 에어를 읽으면서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강하게 느꼈다. 가족과의 연이 전혀 없고 일하던 곳에서 나와 정처 없이 떠도는 제인의 상황에서 나는 상상도 못 할 외로움이 느껴졌다. 나라면 무섭고 막막하고 눈물이 날 것 같은 상황에서 제인은 너무나 태연하게 바닥에서 잠을 청하고 떠돌아다닌다. 제인은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느낀 적이 없어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몰랐던 건 아닐까. 그러나 제인은 태어날 때부터 부모가 없었고 자신을 모두 싫어하는 친척의 집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외로움의 감정은 항상 제인과 함께였을 것이다. 사실 제인은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못한 게 아니라 외로움을 자기도 모르게 다스려 이겨냈다. 외로움과 친구가 되어 제인은 더욱더 강하고 단단하고 자기만의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여인이 된 것이다.



모든 감정에는 균형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빠르게 흘러가는 하루와 광범위한 소통의 장이 마련되고 귀 기울일 곳이 많아짐에 따라 치우친 의견과 감정으로 불균형이 일어난다. 바쁘고 힘들게 살아가면서 외로움이 극대화되어 나타난다.

사람은 모두 외로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외로움이 나타나는 현상은 각자 다르고 정도도 다르다. 외로움을 잘못된 방식으로 채우고 해결하면 그 뒤에 더한 무의미, 무기력함이 따라온다. 사람마다 각자 맞는 방법으로 외로움을 달래야 한다. 영국은 외로움장관직을 만들어 정책을 만들어 시행한다. 그만큼 이제 외로움은 개인에서 벗어나 국가에서도 해결방식을 제시하는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다. 어쩌면 우리나라도 미래에 외로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국가에서 관리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외로움을 관리하는 사람이 생기고 외로움을 다양한 기준으로 분류하여 약 처방전같이 사람마다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 있다. 감정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백지원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