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맥주에 관한 모든 것 '오늘은 수제맥주'

글 입력 2018.05.1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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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맥주에 관한 모든 것
<오늘은 수제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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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수제맥주> 뒷표지



'백만맥덕' 양성하기

혼자 살게 된 이후부터 나를 즐겁게 하는 소소한 몇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맥주'인데, 저녁에 시원한 맥주 한 캔이면 하루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피로가 풀리는 듯 하다. 한동안 너무 자주 먹은 것 같아서 좀 자제하려고 노력 중이었는데, <오늘은 수제맥주>를 읽다 그 다짐이 무너졌다. 책을 읽으면서 맥주가 그토록 절실했던 적은 처음이었다. '오늘은 맥주'여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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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수제맥주> 속 이미지


나를 '맥주 앓이'하게 만든 이 책의 두 명의 저자는 모두 직장인이(었)다. 글쓴이와 그림 그린 이의 만남이 이루어진 곳은 바로 '맥주학교'. 맥주를 좋아하고 맥주에 대해 더 알고 싶어 다니게 된 한겨레 맥주학교에서 이 두 작가는 수제 맥주 브루어리 여행기를 내자며 의기투합하게 되었다고 한다. 두 저자는 50군데가 넘는 브루어리를 다니며 일 년여 동안 드로잉을 하고 글을 썼다. 회사를 다니면서 전국을 돌며 취재하기가 정말 쉽지 않았을텐데,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주를 더 알기 위해 '맥주학교'에서 공부하고, 맥주가 주는 즐거움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책을 펴낸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맥덕(맥주덕후)가 아닐까 싶었다.



알쓸신맥: 이 정도는 교양 아닌가요?


알아두면 더 많이, 더 깊게 즐길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아무것도 모를 때 갔던 파리의 수많은 미술관들이, 작가를 알게 되고 작품 감상하는 법을 알게된 요즘따라 눈에 아른거린다. 다시 간다면 열심히 공부해서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지난 시간이 아쉽기만 하다.

맥주도 마찬가지다. <오늘은 수제맥주>에는 알아두면 쓸모있는 신기한 맥주 이야기가 나온다.


맥주는 무엇으로 만들까?
무엇이 맥주의 맛과 색, 향을 결정하는가?
인류는 언제부터 맥주를 마셨을까?
중세 수도원, 맥주 발전의 1등 공신
맥주를 만나기 위해서는 9단계가 필요하다
맥주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
한국 맥주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크래프트 비어가 대체 뭐야?
알아두면 좋을 핵심 맥주 용어


이제껏 맥주를 즐겨 마셨지만, 맥주가 만들어지는 방법이라던지 역사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이번에 <오늘은 수제 맥주>를 읽으면서 맥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알게 되었는데, 특히 중세 수도원과 관련된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정확히 말하면 수도원에서 생산되는 맥주인 트라피스트 에일(Trappist Ale)이 인상적이었지만..! 하면 발효 기술(라거)을 개발한 것도 바로 바이에른의 베네딕트 수도원이었다고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파울라너의 맥주 회사도 수도원에 뿌리를 두고 있다니, 신기했다.

또한, <오늘은 수제맥주>는 봄/여름/가을/겨울에 따라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맥주를 분류해줬다. 수제 맥주를 마시러 가기 전에 잘 모르는 초보자들이 살펴보고 가면 좋을, 유익한 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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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수제맥주> 40p



당신이 꼭 가야할 곳!


<오늘은 수제맥주>는 전국 각지에 숨겨진 브루어리를 만나게 해주는 '가이드북'이다. 서울은 물론이고 경기도, 강원도, 경상도 그리고 제주도까지! 저자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지역별로, 브루어리별로 그만의 특징이 있는데, 저자들은 글과 그림으로 이를 잘 전달해준다. 이 책이 전국 곳곳을 누비며 취재를 한 저자들의 땀과 정성 어린 결과물이라는 사실이 느껴졌다. 추천사의 어느 글처럼 한군데 한군데 모두 다니며 전국 여행을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원도 원주 - 브로이하우스

본가가 있는 원주에 가면 꼭 가봐야지, 하고 찜해둔 곳이다. 이 곳에는 아주 특별한 맥주가 있는데, 바로 '맥맥'! 이름은 '바이스타 비어'로, 단골 손님들이 필스너와 둔켈을 7:3으로 섞어 마시다 정식 메뉴가 되었다고 한다. 소맥도 아닌 맥맥, 기대된다.

부산 - 갈매기 브루잉 컴퍼니

부산 광안리에 위치한 미국식 브루어리다. 갈매기 브루잉에서 양조하는 맥주 중 유자 고제가 인상적이었는데, 사워 맥주 입문용으로 알맞다는 저자 원관연의 코멘트를 보고 혹했다. 유자 향과 고제 특유의 시큼함, 천일염의 짠맛이 균형감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특히 유자 고제는 2018 대한민국주류대상 에일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하니, 그 맛이 더욱 궁금해진다.


캔 맥주를 '딸깍' 딴다
책을 꺼내 첫 페이지를 펼친다
이 순간 '최고의 행복'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 온다 리쿠의 <토요일은 회색 말> 중에서


맥주 한 잔, 맥주 한 캔은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임과 동시에 최고의 행복이다. '맥주'에 대해 좀 더 탐구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 이 책이 고맙다. 언젠간 이 책에 나온 모든 브루어리를 다 들러봐야지, 하고 다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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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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