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대의 소확행을 위한 한 잔

도서 오늘은 수제맥주
글 입력 2018.05.0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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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에 이번 주 금요일 밤도 혼자지만 '맥주를 마시는 밤'이라는 나를 위한 선물을 주기 위해 한 손 가득 맥주 캔과 같이 먹을 음식거리들을 들고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도착한 집에는 < 오늘은 수제맥주 > 책이 기다렸다는 듯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양손 가득 맥주와 함께 책과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정말 궁금했다. 맥주 말이다.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제일 좋아하는 잔과 맥주를 준비하고 < 오늘은 수제맥주 > 도서도 곁에 준비했다. 책을 처음 펼친 그날 밤은 온통 맥주를 위한 밤이었다.


***


처음 만나는 이야기가 많았다.

맥주를 만드는 재료와 만들어지는 과정 그리고 종류들. 그리고 처음 알게 된 만큼 새로웠다. 책장을 넘기는 만큼 머릿속에 정리되는 맥주에 대한 지식이 쌓이고, 그러면서 함께 마시고 있는 입안에 맴도는 맥주의 맛이 점점 더 색다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맥주를 마시기 전에 먼저 잔과 맥주의 빛깔을 감상하자. 그 다음엔 살짝 잔을 흔들며 입구에 코를 대고 향을 맡아보자. 다음으로, 혀의 감각에 집중하여 목으로 넘어갈 때까지 조금씩 맛을 느껴보자"

- 오늘은 수제맥주 中


한번 맛보고 나서는 망설임 없이 그냥 꿀꺽, 하고 끝나던 한모금의 시간이 처음으로 조금 더 길어졌다. 내 손에 들린 한잔이 가진 색과 향, 맛과 그 끝까지를 처음으로 훑어보았다. 처음 알게 된 맥주의 이야기와 함께 알 듯 말 듯의 경계를 건너보면서 한 잔에서, 한 모금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 더 다양해졌다. 그리고 내 손안에 들린 이 한 잔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알게 되는 만큼 느낄 수 있는 감각을 조금씩 깊어졌다. 물론 아직 처음이라 바로 많은 것을 느낄 수는 없지만, 처음으로 내가 더 느낄 수 있는 맥주를 향해 문을 열게 된 것이다. 소확행의 순간이 기분 좋게 길어지고 있었다.

맥주는 정말 많았다. 상상 그 이상이었다. 내가 얼마나 이들의 이름을 모른 체 그냥 맥주로만 대해왔는지 지난 맥주와의 시간이 떠올랐다. '이 맥주는 이런 특징이 있었구나'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알게 되니 내 입 맛에 맞지 않다고 한번 마셔보고 지나친 맥주도 다시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맥주는 이게 매력인데 내가 너무 다른 것에 집중하면서 마셨던 것만 같았다. 아마 알고 나서 다시 마시는 맥주는 또 다르지 않을까, 지금 마셔보면 다시 사랑에 빠져버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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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궁합'


책을 받아보기 전 부터 개인적으로 제일 기대하던 부분이었다. '맥주 궁합'. 뭐든 좋아하는 것부터. 좋아하는 것들 중 내가 좋아하는 것부터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예전부터 많이 궁금했지만 파악할 수 없는 것 중 하나였다. 사실 맥주의 종류만큼 내가 마셔본 것도 많이 없어서 정말 글만으로도 감을 잡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나의 궁합을 찾게 되었다. 기회가 닿을 때 마다 마셔보았던 맥주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이 나를 위한 맥주를 찾기 위한 가이드를 따라 조금씩 맞춰지고 있었다. 나는 좀 더 간단하게 찾았던 것 같다.


윗비어
벨기에에서 탄생한 밀 맥주이다. 우리가 잘 아는 호가든이 윗비어이다. 고수 씨와 오렌지 껍질을 첨가하여 맛이 부드럽고 발랄하다.

- 오늘은 수제맥주 中


읽자마자 나는 나의 냉장고에 가득한 호가든을 떠올렸다. 나는 윗비어처럼 가볍고 부드러운 맥주를 더 즐기는 사람이었다. 생각보다 내 맥주 취향은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있었는데 그게 무엇인지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번에 만난 < 오늘은 수제맥주 >를 통해 나의 취향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


맥주는 무엇이 있고 어떤 맥주는 어떤 맛인지까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와 맞는 맥주의 궁합까지 알았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바라게 된다. 이 맥주를 마셔보고 싶다고. < 오늘은 수제맥주 >는 바로 우리에게 찾아갈 수 있는 맥주만의 공간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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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꼭 가야 할
브루어리와 탭룸,
비어 펍 올 가이드.


간단한 지도와 함께 맥주에 의한 맥주를 위한 공간들의 소개가 펼쳐진다.

모두 맥주를 위한 공간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정말 다채로웠다. 이야기도, 공간도, 그리고 맥주도. 앞서 본 정해져 있는 맥주의 종류를 넘어서 맥주인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 새로운 이름과 정체성의 맥주들의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다. 다양한 만큼 나를 저격한 수제맥주의 소개를 읽고 있노라면 입을 달싹이게 된다. 정말 맛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난다.

동시에 마음속에 지도를 그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먼저 나와 가까운 곳으로, 내가 갈 수 있는 곳을 찍어보고 내가 맛보고 싶은 특별한 수제맥주가 있는 곳을 기억해본다. 나만의 국내 수제맥주 지도가 <오늘은 수제맥주> 이야기를 만나면서 그려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편의점에서 만날 수 있는 수제맥주 정보는 더욱 중요하다. 나는 집 주변 편의점 위치를 떠올리며 체크를 해둔다. 가장 가까운 수제맥주부터 시작해보기로 마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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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하는 소식들이면 마음이 앞서기에는 망설임이 있을 법도 하지만 < 오늘은 수제맥주 >는 뭔가 달랐다. 작가님의 소소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맥주의 공간으로 그리고 수제맥주까지 친근함과 새로움이 맞닿아 있는 이야기의 흐름은 마음이 앞서나가게 해주었다. 지역을 담은 맥주, 맥주인의 소원을 담은 맥주, 어려워보였던 수제 맥주의 수많은 이름들이 이야기를 품은 새로운 이름과 함께 그것만의 특별함이라는 매력을 입고서 다가온다. 동시에 그 매력을 미리 상상의 미각으로 맛본다. 그렇게 마음은 망설이지 않고 수제맥주를 향해간다.

무엇보다 직접 다녀온 작가님들의 수제맥주에 대한 쉬운 설명, 그리고 코멘트와 함께 국내의 맥주 추천도 함께 받을 수 있다. 앞서 맥주 궁합에서 자신의 취향을 파악했다면 설명을 듣고 추천을 받는 일도 즐거운 일이다. 나를 위한 맥주에서 더 나아가 그런 내가 특별하게 맛보고 즐길 수 있는 맥주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손에 들린 < 오늘의 수제맥주 >라는 도서 한권으로! 그리고 어쩌면 수제맥주라는 초면의 단어에서 우리가 필요했던 내용도 이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지 않고 한 눈에 들어오는 길이 속에 알차게 들어온 그림, 브루어리의 정보, 작가의 이야기, 맥주 이야기, 맥주 추천과 코멘트까지, 새로운 곳을 가려면 항상 검색해보고 메뉴를 확인해보고 실패 없이 확실한 곳을 찾아가려는 현대인들의 걱정을 한 번에 해소 시켜준다. 이곳에는 이런 맥주가 있다는 것을, 심지어 전국이라는 범위에서 브루어리와 펍, 탭룸을 한번에 살펴 볼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책을 읽으면서 정보뿐만 아니라 공간과 맥주에 대한 이야기까지 함께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공간만의 맥주를 감각으로 느끼는 것만으로도 정말 색다르겠지만 그 스토리를 알고 마시는 맥주는 다르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맥주인이 이 맥주에 담고자 했던 맛을 기억하며 마시는 한모금은 더 선명하지 않을까, 기분 좋은 호기심이 매 이야기 끝 마다 달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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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따라 나의 첫 수제맥주 입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었다.

사실 너무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신기했다. 맥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나의 취향은 어떤 것인지 부터 알고 나니 다시 맛보고 싶은 맥주와 내가 가 볼 수 있는 브루어리, 펍, 탭룸까지. 편의점에 가서 그냥 처음 봐서 아무것도 모른 체 맛보고 싶은 맥주 몇 캔 집어보고 차이도 잘 모르고 마시고 있던 나와는 확연히 다른 생각이 펼쳐지고 있었다.

현실이 언제 내게 맥주를 맛보러 갈 시간을 허락할지는 나도 아직 모르겠지만 꼭 경험해보고 말 것이라고 다짐해본다. 가까운 편의점에서 즐길 수 있는 수제맥주도 있다고 하니 그것 부터 찾아가 보기로 했다. 그리고 동시에 책 끝에 달려 있는 맥주 쿠폰도 설레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체크해본다.

읽으면서 프리뷰에서 맥주를 더 알고 싶다고 말했던 그 친구에게도 꼭 소개하고 싶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딱 맥주라는 것이 정말 무엇인지 감이 잡히는 책이다. 수제맥주라는 것이 무엇인지 말이다. 처음 맥주에 입문하는 사람부터 국내에서 맥주를 더 멋지게 즐기고 싶은 사람까지 즐겁게 한 잔 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에 들고 있는 한 잔의 맥주를 더 즐겁게 만들어 줄 한 잔.

오늘 밤도 혹은 다가올 날들에 자연스레 맥주를 마실거라는 소확행의 계획을 생각하고 있는 이라면 도서 < 오늘은 수제맥주 > 와의 만남은 정말 즐거울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만나게 될 더 풍성하고 행복해진 한 잔을 꿈꾸며 도서 < 오늘은 수제맥주 >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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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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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기풀먼
    •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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