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딱 그 두사람의 이야기, '하이젠버그'

글 입력 2018.05.0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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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까이에서 관찰하면 말입니다.
그것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얼마나 빨리 그쪽으로 가고 있는지
판단하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극의 내용

하이젠버그 _정동환&방진의 4.jpg


조지는 우연하게 기차역에서 만난 알렉스에게 자신에 대해서 거짓말을 한다. 자신이 다른 사람이 된것 마냥 그 느낌이 좋다고 하며 자신을 만들어내지만, 결국 알렉스에게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한다. 조지는 활발하며 가공되지 않은 날것의 여인이며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는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알렉스는 평생을 여행도 하지 않고 한곳에서 머무르며 외롭게 살아온 정육점 주인이다. 사람들과 다소 단절된채, 사랑이라는 감정을 잊고 무료한 일상을 살아온 알렉스는 눈물이 많지만, 사람들앞에서 자신을 보여주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눈물이 흐를때는 소리내어 엉엉 울면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한다. 조용한 일상을 살아오던 알렉스에게 조지는, 굉장히 오랜만에 느끼는 신선한 감정이다.


하이젠버그_정동환&방진의 2.jpg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이 만났다. 우연하게 어느날 기차역에서. 이들의 만남도 예측불가능했고, 당장의 내일 또한 예측불가능하다. 조지의 적극적인 성격 덕에 알렉스는 마음을 열었고, 이 둘은 미국으로 자유로운 여행을 떠난다. 함께 있어달라고 부탁하는 순간에, 항상 옆에서 손잡고 함께 있어줄꺼라고 말하는 두 사람. 그 모습을 보며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단순히 '사랑한다'라는 감정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가장 힘든 순간에, 옆에 사람이 필요한 순간에 손을 잡고 옆에 묵묵히 있어주는 것이 사랑의 가장 큰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극의 형식

하이젠버그_정동환&방진의 1.jpg


이 무대는 단순한 무대 구성으로, 막이 내리는 사이사이 행위예술과 같이 무대를 구성한다. 그래서 막과 막의 사이에서도 볼거리들이 있다는게 굉장히 인상깊다. 두 배우의 동선이 곂치고 어지럽게 가구들을 움직이는 모습은 춤을 추는 것 같기도 하고,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며 두 사람의 감정선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다. 벤치 몇개와 선반 몇개로 이루어진 간단한 무대는 우리가 이 두사람의 모습과 감정에 완벽히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몇개의 가구로 우리는 장소의 이동을 느낄 수 있다. 화려한 무대가 아닌, 정말 간결한 무대지만, 관객들은 알렉스의 방, 알렉스의 침대 위, 런던의 기차역 등 다양한 장소로 이동을 한다. 무대의 예술에 현혹되지 않고, 2인극에서의 두 배우가 하는 연기만으로 우리는 그들이 있는 장소를 쉽게 추정할 수 있다. 또한, 2인극이기에 이 극을 구성하는 다른 사람 없이, 딱 두 사람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상황을 보면서 우리는 하이젠버그의 우연성, 그리고 위대한 사랑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연극 '하이젠버그'를 보고 나온 후, 나는 다시 한번 이 연극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구성도, 무대도, 연기도, 내용도 완벽한 연극이었고, 관객들에게 컨텐츠적 즐거움을 줌과 동시에 마음을 움직이는 연극이었다. 내일을 알수 없다는 하이젠버그의 불확실성. 그 불확실성은 인생에서의 운명을 말한다고 느꼈다.  알렉스와 조지의 영화같은, 운명같은 만남과 사랑. 우리들의 인생에서도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가 펼쳐지길 바란다.


[김승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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