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시즌 5. 디어클라우드 '4월의 숨' 공연 리뷰

헤어지지 않아, 불안하지 않아. 더는 울지 않아, 울지 않아.
글 입력 2018.04.29 01:54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우.사.인] 시즌 5.
디어클라우드 '4월의 숨' 공연 리뷰


디어클라우드_18_4월의 숨_세로.jpg
 


헤어지지 않아, 불안하지 않아.
더는 울지 않아, 울지 않아.


지난 4월 21일과 22일, 양일간 디어클라우드의 4집 발매 기념 단독콘서트 <4월의 숨>이 SAC 아트홀에서 진행되었다. 무대와 객석의 단차가 전혀 없는 공연장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디어클라우드는 공연장을 꽉 채운 관객들을 만났다.

4집 앨범의 첫 곡, ‘Closer’로 등장한 디어클라우드는 관객들의 박수에 맞춰 ‘You’re Never Gonna Know’, ‘널 위해서라고’를 이어 부르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성대가 찢어질 때까지,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노래하겠다”는 보컬 나인의 멘트에 관객들은 환호했고, 관객석에서는 “멋있어요!”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나인은 자신의 친구라며 웃음과 함께 정리했다.)

공연장을 가득 채우고 울리는 연주와 노래소리는 ‘하루만큼 강해진 너에게’, ‘See the Light’, ‘너에겐 위로가 되지 않을’로 이어졌다. 디어클라우드의 강점인 따뜻한 가사는 라이브 공연에서도 절절히 다가왔다. “나이드는 것이 ‘헌’ 사람이 되는 느낌이 들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살아낸 만큼, 하루만큼 강해진다”는 곡 소개는 일상에서 소모되는 느낌으로 힘들어했던 관객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디어클라우드는 차차 4집에 수록된 곡들을 소개했다. 수록곡들은 차분한 나인의 소개와와 어우러져 음원보다도 더 직접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SNS로 남들의 생활을 엿보며 부러워했던 나는 가난을 노래한 ‘21세기 히어로는 어디에’로 위로받았다. 4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인 ‘runaway’는 후주에서 용린의 기타, 토근의 드럼, 이랑의 베이스가 조화를 이루며 절정으로 치달았다. 나인의 움직임에 따라 날리는 오버사이즈 핏 흰 셔츠도 완벽히 어울렸다.





디어클라우드의 감성적인 발라드
‘미안해’, ‘사라지지 말아요’에서는
이 공연 전부를 통틀어
가장 깊게 가라앉을 수 있었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두 곡은 모두 너무나 마음 아픈 상실을 겪었을 때 들은 곡들이기 때문이다. 이 곡들을 들으면 아직도 눈물이 난다. 작년 겨울, 그리고 2014년 봄에 들었던 노래. 세월호로 모두가 가슴아파할 때, 말없이 음악만 나오던 라디오에 많이 의지했었다. 그리고 어떤 프로그램에 마지막으로 신청했던 곡이 ‘사라지지 말아요’였다. DJ는 울먹이며 마지막곡으로 디어클라우드의 ‘사라지지 말아요’를 선곡했다. 아직도 이 곡을 들으면 눈 밑이 뻐근해진다.

그리고 반전된 분위기로 디어클라우드의 히트곡, 신나는 음악들이 이어졌다. 다같이 숫자를 세는 ‘12’, ‘그대와 춤추는 밤’ 등을 통해 관객들과 밴드는 함께 그 시간을 있는 힘껏 즐겼다.

공연의 마지막 곡은 마지막 트랙, ‘My Dear, My Lover’였다. 나인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라고 덧붙였다. 가족, 친구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은 마음. 자신을 다시 일으켜준 것은 음악이었기 때문이다.


“부디 아프지마시고 건강하시고.
외로워도 너무 사무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저희 음악이 있으니까요.”


많은 사람에게 음악은 같이 사무칠 수 있는 존재다.

어떤 감정에 깊이 빠져 허우적거릴때, 너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함께 울어주고 웃어준다. 그리고 디어클라우드의 음악은 내겐 엄청난 위로다.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 그들의 음악은 나보다 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그것을 디어클라우드의 방식으로 멋지게 풀어낸다. 어떤 음악은, 공연은 듣고 ‘아 좋다-’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디어클라우드의 음악은 그저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끔 만든다. 그렇게 깊은 어둠 속에서 빠져나온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팬들은 아티스트를 기다리며 공연장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디어클라우드를 통해 많은 위로와 위안, 격려를 받은 사람들일테다. 그날도 디어클라우드는 관객들에게 에너지를 가득 선물해주었다. ‘헤어지지 않아, 불안하지 않아, 더는 울지 않아, 울지 않아’라는 첫 트랙 ‘Closer’의 가사는 공연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계속 머릿 속에 맴돈다. 더는 울지 않는다. 설령 울더라도, 혼자 울지 않는다.

그것이 그날 내가 디어클라우드에게 선물받은 힘이다.



김나연_서명_최신.jpg
 

[김나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