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고야의 내면을 탐구하다, 고야 계몽주의의 그늘에서 [도서]

열망, 사랑, 광기, 전쟁의 진실
글 입력 2018.04.2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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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에게 그림은 언어였다. 사람들이 소통을 함에 있어 언어를 사용하듯이 고야는 그의 생각을 표현하기에 그림을 활용했던 것이다. 책의 표지만 보아도 그림이 섬뜩하게 다가왔다. 처음 문화 선정 공지를 받았을 때 이전에 접해보지 못한 그림들이라 궁금했다. 모든 작품이 그러하듯이 그것에는 시대의 상황이 반영된다. 그가 남긴 작품에는 무엇이 담겨있단 말인가. 이번 책에서는 '사상가'로서 고야를 중점적으로 조명하고 우리가 익히 봐왔던 종교화, 초상화에 대한 초점은 살며시 흐려논다. 혼란의 시대를 경험하고 외면하지 않은 고야의 작품을 만난다.

18세기 말, 고야의 조국인 스페인은 매우 큰 혼란에 빠진다. 무능력한 왕들과 권력 유지에 급급한 귀족들, 구체제를 뿌리뽑기 위한 프랑스 혁명 직후에 계몽주의 사상은 널리 퍼져나간다. 계몽주의 사상이란 유럽전역에 걸쳐 일어난 구습의 사상을 타파하려던 혁신적인 사상운동을 말한다. 혁명 이후 프랑스군이 스페인을 쳐들어오면서 전쟁을 겪게 된다. 이 무렵 스페인의 궁정화가였던 고야는 큰 병을 앓고 청각을 잃게 되고, 실연을 경험하게 된다. 그는 청각의 어둠에 빠진 대신에 눈을 더 크게 떴다. 인간의 정신 속에 있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나타내길 원했으며 가사화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계몽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아 본인 스스로가 당시 지식인이었으므로 이 사상을 남들에게 전파하려 하였고 반계몽주의자들을 비판했다. 그 모든 상황과 경험들이 고야의 예술적 세계를 변화시킨다.



계몽주의의 그늘

긍정적으로만 보이는 계몽주의의 사상 아래서도 고야는 그늘을 찾는다. 계몽주의자들의 신념과 일치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비판과 함께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한다. 이성을 따르면서 인간의 비이성을 배제하지 않고 이원성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계몽주의 사상에 공감하되 계몽주의는 언제든지 공포로 변할 수 있는 것이다. 둘의 불가분성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고야의 작품들의 분위기가 어둡고 공포스러운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전쟁이 가져온 참혹한 현실과 이성을 잃은 사람들, 그 모든 인간이 가진 본능에 대해 외면하지 않는다. 고야의 그림은 왕권의 부패, 권력 다툼, 전쟁을 경험하면서 서서히 달라진다.



전쟁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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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고야 <여기서도 마찬가지다>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이 그림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점은 폭력성과 잔인함과 동시에 그것을 지켜보는 군인의 무심함이다. 냉정함을 넘어서 턱을 괴고 있는 군인의 표정은 편안해 보인다. 아니 웃고 있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라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만큼 끔찍한 전쟁의 뒷모습을 그림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전쟁은 수많은 무고한 희생자를 낳고 그들의 행위에 대한 정당한 이유를 만들며 극도의 잔인성을 보여준다.

이후의 고야의 그림들이 이렇게 어둠의 향기를 뿜는 것은 전쟁과 인간의 내면에 대한 경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고야는 이성과 비이성의 이중성을 품고 있으면서도 참혹한 현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꾸준히 냈던 것이다.

*

고야의 사상은 학술적인 사상에만 얽매였던 것이 아니다. 중요한 사회의 디딤돌이기도 했다. 수많은 혁명을 거치면서 당시 사회의 많은 것들이 그 위에 세워졌다. 이 사상을 잘 알고 배운다면 우리가 살기 희망하는 사회의 가치에 대해 해답을 찾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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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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