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치유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 손 없는 색시

글 입력 2018.04.2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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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손짓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인형들. 저 나름의 다이내믹한 이야기를 지니고 조그만 팔다리를 움직이며 극을 진행해나간다. 인간의 행동과는 사뭇 다르게, 조금 딱딱하게 움직이기도 하고 때로는 조금 이질적이게 느껴지기도 한다.

인형극이라는 장르 자체가 낯설기는 하지만 아주 매력적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스크린 속에서 펼쳐지는 영화나 배우들이 직접 이야기를 이끄는 연극과 달리 조금 더 상상을 자극하고, 조금 더 동화를 닮았다. 단지 종이 속 이야기가 아니라 동화 속 인물들이 제 모습 그대로 현실로 나와 치고박고 하는 모습은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어버린다. 정말 매력적인 장르다. 하지만 최근 인형극을 제대로 접할 길이 없었다.

그러던 와중 남산예술센터 제작 역사상 최초 인형극인 '손 없는 색시'가 개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렇게 각 잡힌 스케일의 인형극은 상당히 오랜만이라 마음이 들뜬다. 내용 또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한데, 슬픔을 감당하기 버거워 떠나버린 '손'을 찾는 내용의 연극은 모든 상실을 따듯하게 위로하며 감싸준다.

손을 잃은 색시와 그녀와 함께 여정을 떠나는 작은 아이의 이야기는 마음 깊이 서정을 자극한다. 감각적인 무대 구성과 흥미로운 스토리라인이 한 데 어울려 완결성 높은 연극이 될 듯 해, 상당히 기대된다. 또한 단 하나의 표정을 지닌 인형을 쓰고도 수많은 감정을 표현해내는 배우들을 통해 한결 실감나는 무대를 느낄 수 있을 테다.





<공연 정보>

공연명 : 손 없는 색시

기간 : 2018년 4월 26일(목)~5월 7일(월)
(4.30 쉼, 5,7 공연 있음)

시간 : 평일 오후 8시 / 주말 오후 3시

장소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부대행사
1. 관객과의 대화 : 4월 28일 / 공연 종료 후
2. 극장투어 : 5월 5일 12:00~12:50

주최 : 서울특별시
주관 : 서울문화재단, 예술무대산
제작 : 남산예술센터, 예술무대산

관람료 : 전석 3만원, 학생 1만8천원
5.4~5.7 관람 시 1+1=3만원

관람연령 : 만 7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80분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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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잃은 슬픔으로 매번 아픈 가슴을 쓸어내리던 색시의 손이 지쳐 스스로 떨어져 나가 떠난다. 그 이후 찾아오는 극심한 고통. 색시는 참지 못하고 목을 매려는 순간 태중의 아이가 태어난다. 다만 갓난아기임에도 어미의 큰 슬픔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지 나이 든 노인의 얼굴을 하고 있다. 아이는 자신에게 수의를 지어줄 손을 찾으러 우물에 가자고 제안하고, 아이와 어미는 손을 찾아 길을 떠난다. 두 사람은 결국 우여곡절 끝에 우물에 도착한다. 그러던 와중 물을 마시려던 아이가 우물에 빠지고 만다. 그러나 손 없는 색시는 아들을 잡을 수가 없다. 절체절명의 순간, 색시의 손이 나타나서 아들을 구하고 아들은 갓난아이의 모습으로 바뀐 채 그녀의 품에 다시 돌아온다.





<작품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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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손 없는 색시'는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러시아, 유럽 등 세계 전역에 퍼져있는 해당 설화와 민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기존 설화의 경우 계모에 의해 양손이 잘려 쫓겨나고, 결혼 후 갓난아이와 다시 내쫓긴 색시가 우물에 떨어지는 아이를 잡으려는 순간 양손이 되살아난다는 이야기다. 작가는 기존 서사 구조를 손이 스스로 떨어진다고 비틀어 현대 사회의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슬픔 때문에 색시는 늘 아픈 가슴을 손으로 쓸어내린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손은 더이상 아픈 가슴을 만지기 싫다며 스스로 떨어져 나가 버린다. 갑작스런 고통에 색시가 목을 매는 순간 아이가 태어나는데, 슬픔을 품고 태어났기 때문인지 갓난아이는 노인의 얼굴을 하고 있다. 그렇게 색시와 노인의 얼굴을 한 아이, 색시의 손이 서로 엮여 이어가는 이야기를 통해, 파란만장한 여정 속, 상처와 불행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게 만든다.

이번 작품을 쓴 경민선 작가는 "이전의 삶으로 완벽한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전한다. 중요한 점은 여기에 있다. 결말에 이르러, 색시는 손을 되찾지만 손이 떨어진 부위가 이미 아물었기 때문에 원래대로 손을 붙일 수가 없다. 그러나 노인으로 태어났던 아이가 이를 통해 다시 어린아이로 되돌아갈 수 있게 된다. 상처가 낫는다는 것, 치유된다는 것은 단지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상처를 보듬어 안고 인정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연극은 상처투성이의 삶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중요한 메세지를 던진다.





경민선 작가

대표작 <운현궁 로맨스> 음악사극 <환상노정기> 판소리 <서른 즈음에 산티아고> <아비 찾아 뱅뱅 돌아> 솟대놀음 <1+1> 음악극 <접신가객> 판소리극 <엄청난 거짓말쟁이 척척생겨> 외 다수.
  
2014 제1회 창작국악극 대상, 작가상 <운현궁 로맨스>
2011 제2회 대한민국 전통연희 페스티벌 대상, 문화부장관상 <1+1>
2010 한국문화재보호재단 가무악극 공모 당선 <사랑, 먹물처럼 퍼지는>


조현산 연출

대표작 <달래이야기> <그의 하루> <꺼내지 못한 이야기-상자> <선녀와 나무꾼> <견우와 직녀> 외 다수.
 
2015 월간 한국연극 ‘공연 베스트7’ <꺼내지 못한 이야기-상자>
2012 제24회 춘천인형극제 금코코바우상 대상 <달래이야기>
2012 제21회 세계 유니마총회 최고작품상 <달래이야기>
2009 스페인 티티리자이인형축제 최고작품상 <달래이야기>


<예술무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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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이 배우로써 무대 위에서 숨 쉴 수 있도록 생명을 불어넣고, 인형극이 가지는 가능성과 인형극의 문법을 발견하고 실험하는 것을 목표로 창작하는 단체이다. 인형을 매개로 다채로운 이야기와 시각효과의 끊임없는 진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감동, 여운을 제공하고 나아가 삶의 화두를 제시한다.

현 의정부예술전당 상주단체이며, 2012년 제 21회 세계 유니마총회 최고작품상을 받은 '달래이야기', 2014년 제 26회 춘천인형극제 은코코바우상을 받은 '로미오와 줄리엣', 2017년 루마니아 시비우 국제연극제 공식초청 받은 '선녀와 나무꾼' 등을 비롯해 풍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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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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