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의 SNS는 안녕하십니까?, '소셜포비아' [영화]

글 입력 2018.03.3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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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SNS는 안녕하십니까?"


우리가 흔하게 배웠던 SNS하면 장점은 모든 사람들에게 소식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고 반대로 단점 역시 모든 사람들에게 모든 소식들이 빠르게 전달한다는 것이었다. 이제는 SNS 하나로 거의 모든 일이 가능해졌다. 누군가를 찾아낼 수 있게 되었고, 비리를 폭로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날 SNS는 사실 '미투운동', '촛불집회'를 알리는 등 좋은 일에도 쓰이지만 평균적으로는 악용을 하는 사례들이 더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번 영화 역시, SNS로 피폐해진 인간들의 삶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를 소개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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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으니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떠들석하게 퍼진 군인 자살사건, '레나'라는 이름의 여자가 군인에 대한 안좋은 댓글을 달자 금새 모든 남자들이 달려와 그녀에게 무차별적인 폭언을 날리기 시작한다. 여자는 굽히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내비치고 채팅창 속 사람들, 그 중에서도 '도다리'라는 이름의 채팅자가 무차별적인 악성 댓글을 그녀에게 날리며 그녀의 주소를 알아내 직접 싸우러 가겠다며 협박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하여 만들어진 일명 '현피 원정대'. 여기에 경찰지망생 지웅과 용민, 그리고 BJ 양게가 호기심에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과한 호기심은 화가 되는 법, 레나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지웅과 용민은 레나의 죽음에 얽히고 만다. 덕분에 경찰공무원에 대한 꿈 역시 어려움에 닥치고 만다. 그 순간 용민은 지웅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레나의 죽음이 타살일 수도 있다는 가설을 세워두고 본인들이 직접 이를 알아내자는 제안, 지웅은 처음에 용민의 말을 믿지 못하지만 용민을 따라 레나에 대해 알아갈수록 지웅은 용민의 말에 신뢰를 얻게 된다. 하지만 어느 날, BJ 양게와 처음 도다리로 의심을 받았던 남자가 지웅에게 찾아온다. 내용인 즉슨 용민이 도다리인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사건이 있던 날 당일, 용민은 들어가기 직전 화장실에 가겠다면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된다. 양게는 자신의 카메라에 찍힌 시간을 토대로 3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는 용민을 의심하며 직접 마네킹까지 가져와 용민이 범인이라는 가설하에 레나의 집에서 범행 현장을 재현하며 시간까지 측정한다. 용민이 자리에 없던 시간과 재현 시간이 동일함을 알고 양게는 자신의 인터넷 방송에 범인은 용민이라고 말하며 용민의 신상을 멋대로 공개한다.
 
사람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그저 추측일 뿐인 이야기를 완전한 진실로 받아들이며 용민을 비난하기 시작한다. 물론 범인은 용민이 맞았다. 하지만 그는 레나를 죽이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그가 광적으로 레나의 사건을 파헤치게 된 이유, 그녀가 자살이 아닌 타살이었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랬다고 말한다. 계속되는 용민에 대한 비난들, SNS로 망쳐진 용민의 인생에 용민은 결국 레나처럼 자살을 하려고 하지만 이내 양게를 비롯한 '현피 원정대' 무리들과 지웅으로 인해 실패하고 만다. 용민은 순식간에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만다. 양게의 카메라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용민을 조롱하기 시작한다. 영화에서의 메세지는 그렇게 노골적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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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학원, 용민의 사물함에 붙은 욕이 담긴 쪽지들을 보고있는 지웅)


1. 사람의 인생을 지배하는 SNS
 
영화 속 SNS는 두 명의 사람들의 인생을 순식간에 망쳐놓는다. '레나'라는 여자를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고, 하루 아침에 사람들의 신뢰를 잃고 꿈을 포기하기까지 이르게 만든다. 사람들은 자극적인 내용을 좋아한다. 그게 드라마든 영화든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곧 실제의 일이라면 더욱 더 그 관심은 증폭된다. 사람들은 단 한 번의 의심없이 거짓으로 떠도는 소문들을 믿고 또 믿는다. 소문을 진실로 멋대로 바꿔버리고는 그 사람에 대해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을 한다.

그리고 그 소문들로 인해 한 사람이 마녀사냥처럼 순식간에 범죄자가 되고, 인격이 더러운 사람으로 변질되고 만다. 그리고 그렇게 사람들에게 소비되고 끝이 나면, 또 다시 새로운 소문이 진실처럼 떠돌기 시작하고 끝내 남은 것들은 잊혀지게 된다. 영화에서 지웅은 말한다. "'도다리 사건'은 이후 한 아이돌의 스캔들에 밀려 잊혀지고 만다."라고 말이다.


2. 빠르게 소비하고, 또 잊혀지고

앞서 말했듯, 사람들은 자극적인 소재의 사건을 남의 말들을 통해 멋대로 이해하고 판단하고는 또 다시 다른 사건들을 찾아 떠나버린다. 결국 남은 건 피해자들 뿐이다. 정말 비난받아야 할 사람이 받은 비난을 받았다면 그는 피해자가 아니지만 사소하고 조그만 일들을 멋대로 부풀려 말하는 사람들로 인해 인생이 망가진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피해자가 맞다. 사람들의 조그만 유흥이, 호기심이 사람을 죽여서는 안된다.

이렇게 텍스트적으로 본다면 모든 사람들은 모두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SNS라는 거대한 세상 속으로 들어가면서부터 그 상식들은 모두 깨져버리고 만다. 안된다는 것을 알아도 지키지 않는다. 자신의 일이 아니기에 소비하고 또 버리기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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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사회의 모순들을 주인공이 경찰공무원 지망생이라는 점에서부터 이미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었다. 사회의 정의를 지켜야 할 사람들조차 SNS의 세계 속에서는 익명이라는 이름 아래 가려져 되려 사회를 같이 어지럽히고 있었다. 사회 속 부적응자들이나 일반인의 사람들이 본인들의 사회적 스트레스를 악성댓글로 다른 이들에게 화풀이를 하며 마녀사냥을 일으키는 사람들과 그들의 자극적인 텍스트에 혹해 거짓을 진실처럼 믿고 떠드는 제 3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절대 가상의 이야기가 아님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지금 SNS 속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지. 진정한 우리 사회 속 SNS의 무서움에 대해 확연하게 느끼고 싶다면 '소셜포비아'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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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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