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예술, '보다 나음'을 향한 끊임없는 순례다. 책 '새로운 예술을 꿈꾸는 사람들'을 기다리며

글 입력 2018.03.2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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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예술, '보다 나음'을 향한
끊임없는 순례다.

책 '새로운 예술을 꿈꾸는 사람들'을 기다리며


"예술, '보다 나음'을 향한 끊임없는 순례"


3월, 이제 조금은 따뜻한 바람이 불어도 될 것 같은 요즘이지만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은 건지 차가운 바람에 눈까지 휘날리는 초봄입니다. 3월은 새 학기의 시작, 꽃의 시작, 봄바람의 시작, 다짐의 시작, 이렇듯 꽤 많은 이야기들의 시작이 되는 달입니다. 이러한 3월, 아트인사이트의 문화초대는 책 '새로운 예술을 꿈꾸는 사람들'입니다.


새로운예술을꿈꾸는사람들_표지.jpg
 

예술이란 '보다 나음'을 향한 끊임없는 순례라고 정의한 저자의 생각들, 이야기들을 만나는 순간이 기다려집니다.

*

철학자 최도빈님의 새로운 책 '새로운 예술을 꿈꾸는 사람들'은 새로움에 대한 끝없는 천착, ‘보다 나음’을 향한 끊임없는 순례라는 주제로 수렴되는 다양한 장르에 걸친 현대 예술가들의 작품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저자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곳곳에서 열린 전시와 공연을 찾아다니며 쓴 글 25꼭지를 1부 우리 시대의 시각 예술, 2부 과거의 시각 예술, 3부 공연 예술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본 책에 실었습니다.


81쪽_부양하는덩어리.JPG
 

1부에서는

가장 최근의 미술을 다루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자연 속에서 꽃가루를 모아 미술관 바닥에 고운체로 쳐서 뿌리는 작가 볼프강 라이프, 340톤의 거석을 채석장에서 옮겨 와 미술관 뒷마당에 모심으로써 ‘예술가의 돌’을 세운 마이클 하이저, 세계 여러 도시에 자신들만의 거인 그래피티를 그려 넣는 쌍둥이 거리 예술가 오스 제미우스처럼 말 그대로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을 찾을 뿐만 아니라, 그 기발하고 참신한 표현방식 속에 사회적 부정의와 억압에 대한 저항을 담아 표현하는 중국의 아이웨이웨이까지 지금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통해 현재 미술계의 모습을 꼼꼼하게 저자만의 관점으로 펼쳐 보여줍니다.

또 미술가 개개인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뉴욕 최대의 아트 페어인 아모리쇼라든가, 환경오염으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를 다룬 MoMA PS1의 전시, 지난해 새로운 터전으로 이주하여 개관한 미국 미술의 산실 휘트니 미술관, 이질적인 물체와 작품들을 한 공간에 전시하여 낯선 조우를 꾀한 젊은 큐레이터 게디 시보니 등 미술 시장과 미술관, 큐레이팅에 얽힌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그리고 영화배우와 감독들의 예술적 집념을 다룬 전시, 파괴적 창조의 대명사인 패션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의 여정을 보여 주는 전시 등도 함께 다룸으로써 시각 예술의 다양한 장르를 망라하는 저자의 노력이 보입니다.


2부에서는

이제는 전설로 회자되는 20세기의 시각 예술가들을 이야기합니다. 속도에 열광했던 이탈리아의 미래주의자들, 나치에 의해 ‘퇴폐 예술’로 낙인 찍혀 고초를 치른 작품의 화가들, 사막의 바위산에 은거하며 생명력 가득한 그림을 그려 낸 조지아 오키프, 전위적 현대 예술의 선두에서 우정을 나눈 소시에테 아노님의 예술가들, 따뜻한 테크놀로지를 꿈꾸었던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스승의 참뜻을 되묻게 하는 이사무 노구치와 치바이스의 깊은 공명. 이들의 이야기에서는 예술적 창조의 고통과, 그 평탄치 않은 길 위에서 스스로 혹은 서로를 보듬는 예술가들의 손길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3부에서는

음악 축제와 오페라, 발레 등 공연 예술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뉴욕 로어 맨해튼의 전위 예술 축제인 리버 투 리버 페스티벌, 우드스탁의 소박한 공연장에서 열리는 매버릭 페스티벌, 세기말 꿈의 도시 비엔나를 조명한 카네기홀의 음악 축제, 고골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쇼스타코비치의 오페라〈코〉와 미국 가십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비극적 삶의 주인공을 다룬 최신 오페라 〈안나 니콜〉, 그리고 기차역을 무대 삼아 펼쳐진 실험적 오페라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내용과 형태의 공연 예술을 엿볼 수 있습니다.


266쪽_기차역의 오페라.JPG
 

이 책의 주인공들은 예술과 예술가들입니다. 그럼에도 철학자가 저자라는 사실은 당황스럽지 않습니다. '예술과 철학',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것 같다가도 마구 서로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주고 있는 듯한 관계들입니다. 예술은 예술가의 철학, 삶의 가치관, 생애, 사회적인 시대상 등 정말 다양한 관점의 모든 것들이 투영되는 작품들입니다. 그리고 빠져서는 안 될 것은 예술을 마주하는 우리들이 가진 철학들이겠지요.

예술과 예술가들의 발전을 보며, 새로운 예술을 꿈꾸고 있던 그들의 모습 속 철학에 대해 저자는 차분히 독자를 인도할 것입니다. 예술을 이해하고 읽어가는 저자의 방식을 배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예술을 대하는 것에 어떠한 정해진 방식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저자의 방식을 배워가며 또 다른 관점을 얻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 속에서]

예술가들의 숭고한 삶은 새로움을 향한 끝없는 천착에서 이루어진다. 새로움의 창조는 산고를 동반한다. 그 고통을 잊기 위해 앞서 순례길을 걷고 있는 스승만큼 중요한 이들도 없다. 젊은 이사무 노구치가 세계를 떠돈 것도, 1960년대 뉴욕의 젊은 예술가들이 이름만 아는 마르셀 뒤샹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선 것도 스승의 중요성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치바이스가 노구치를 따뜻하게 맞고, 뒤샹이 존 케이지들과 살뜰한 관계를 맺은 것도 젊은이들의 공허한 내면의 고통을 너무나 잘 이해했기 때문일 것이다. 순례길은 평탄하지 않다. 손잡고 난관을 넘을 동료들이 필요하다. 존 케이지와 머스 커닝햄은 마음을 나누며 새로움을 향해 걸었고, 뉴욕의 현대 미술 단체 ‘소시에테 아노님’ 회원들은 말없이 서로의 예술적 여정을 보듬었다.

- 저자의 말 중에서


새롭게 꿈꾸는 것들이 넘쳐흘러 예술을 한 그들을 마주해볼 시간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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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태그.jpg
 

[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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