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2018 클래식 나우! 아샤 파테예바의 색소폰을 만나다 [공연]
색소폰과 피아노의 조화 : 음의 향연
글 입력 2018.03.19 23:01
-
20180315 THU20 : 00 - 21 : 40금호 아트홀2018 클래식 나우!아샤 파테예바 Saxophone이런 영상을 미리 접하고 공연을 맞이했기에, 큰 규모의 공연장, 많은 연주자들을 상상했다. 색소폰 - 피아노 라는 공연이름은 수많은 악기의 조화 속에서 메인 선율을 끌고 가는 대표 주자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했었다.막상 입장해보니 1열이 아닌 I열이었음에도 무대가 상당히 가깝게 느껴질만한 규모의 공연장이었다. 음악은 들리기만 하면 된다며 자리가 어디든 신경쓰지 않던 나는 어디로 갔는지, 막상 탁 트인 시야로 소리와 악기를 접하니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넌 기분이었다. 기대의 하한선이 높아졌달까-!태어나서 직접 처음 들어본 색소폰은, 기대 이상으로 낮은 음을 가지고 있었다. 미스테리하게도 악기 소리에 익숙해지자마자 상당히 높은 음으로 들리는 것이 아닌가. 그 뿐 아니다. 음악에 조예가 없어 전문용어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하나의 악기로 매 곡마다 내는 atmosphere의 차이가 놀라웠다. 어딘가를 긁는 듯한 굵은 소리는 특히 매력적이었다.왼쪽 대각선 자리에서 공연을 만난 덕에 색소폰에만 치우친 시선을 주는 일을 피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피아노에 상당한 감동을 받았다. 두 악기가 함께 곡을 이어나가는 순간이 대부분이었지만 피아노만 연주되는 부분도 간혹 있었는데, 그 때 주는 울림이 남달랐다."그 가려진 속을 뜯어보면 더욱 냉정하기 짝이 없는 악기가 바로 피아노다. 건반을 내려치는 동시에 각 건반에 따로따로 연결된 해머가 현을 때려 소리를 내는 피아노는, 타현 악기다. 순간적으로 현을 때린 해머는 곧장 제자리로 돌아가기 때문에 건반 을 계속 누르고 있다 하더라도 사실상 그 음은 이미 죽은 것과 다름없다."손열음 피아니스트의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 속 구절이다. 해당 글에 이어, 기계와도 같은 피아노 앞에서 우리가 실제로 목격하는 음색과 감동은 인간을 만나서 만들어진 예술이 아닐까 하는 의견도 따뜻해서 오래 기억하고 있었다.이번 공연에서 이 문장을 경험했다. 피아노와 피아노 앞에 앉은 그 사람만이 낼 수 있는 소리가 공연장을 메우던 순간, "저 사람과 저 피아노가 함께 했을 때만 가능한 소리다." 라는 함축을 알고 마주하니 그 감동이 배가 되었다. 죽은 음이나 다름없다던 피아노 건반의 울림이 공백을 채우는 모습은 음이 진정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듯 했다.연주자와 소리, 관객의 에티켓 모두 만족스러웠던 공연이었다. 공연 에티켓이 부족한 관객이라함은 나 하나 뿐인 것 같았다. 프로그램 하나가 온전히 끝나는 순간을 제 때 파악하기 어려워 자발적으로 박수치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웠다. 분명 감동받았음에도 남을 따라 치는 박수가 민망했다.+)생각보다 연세가 꽤 있으신 분들이 많이 보러오셨다.나도 문화를 일상에 담는 아주머니, 할머니로 자라나야지 - 하는 다짐 하나. 그리고 관중 연령대를 고려하여 프로그램 한국어 해설자 혹은 곡을 안내해주는 간단한 화면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하나. 연주자가 직접 영어로 설명해주는 것이 감동적이었으나 많은 분들께서 이해를 어려워하신 게 느껴졌다.-아직 봄 날씨 아닌 봄에봄같은 공연을 만날 수 있어 참 다행이다.[김예린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위로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