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들어 보았나요, 이런 색소폰

글 입력 2018.03.18 22:1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2018-02-28 21;26;45.jpg
 

오랜만이란 기분이 들었다. 클래식 연주회는 중학교 때 직접 플루트 독주회에 참여한 게 마지막이었고, 금호아트홀 역시 초등학교 이후로 기억이 없다. 그래서 공연장에 들어설 때 마치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를 보러 갈 때처럼 두근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처음이란 기분도 들었다. 클래식 색소폰도 처음이었고, 그 음색을 유튜브가 아닌 라이브로 듣는 것 역시 처음이었고, 연주된 6곡이 모두 각양각색으로 내게 ‘처음’이었다.


꾸미기_KakaoTalk_20180316_124447823.jpg
 

익숙한 멜로디도 있었고, 마음에 와 꽂히는 화음도 있었고, 정말 난해한 곡도 있었다. 그런 점에서 곡 배치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중들이 색소폰의 다양한 기법과 색을 들을 수 있도록 해준 것 같았다. 첫 번째로 들은 소나타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는데, 페르낭드 드크뤽(Fernande Decruck)의 “색소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였다. 프로그램 해설에 소개된 바로는 ‘프랑스적인 정취가 가득’하다고 한다. 프랑스적인 게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서정적이다, 아름답다, 새롭다, 이런 느낌들이 적절히 섞여 들어간 곡이라고 느꼈다. 프랑스에 대한 내 막연한 로망을 더욱 불타오르게 하는 곡이기도 했다.

맨 처음으로 공연장을 울리던 피아노의 저음이 묵직했다. 색소폰이 시작될 때에는 조금 당황스럽게도 눈물이 나오려 했다. 무겁게 시작하더니 곧이어 아름다운 선율이 쏟아지고, 이어서 환상적인 화음이 머릿속을 채웠다. 그 화음을 들으면서 언뜻 색채의 마술사라는 샤갈의 그림이 스쳐가는 것도 같았다. 미사여구가 아니라, 정말로 화려하고 다양한 색채를 사용한 샤갈의 그림과 그 화음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 하면 내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예술가가 샤갈이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어찌 되었든 그만큼 내게 아름다웠다는 의미일 것이다.


13.jpg
 

첫 곡 외에도 좋은 곡들이 많았다. 특히 조지 거슈윈의 곡은 특유의 재즈풍 덕에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고, 카르멘 주제에 의한 환상곡 역시 익숙한 멜로디였다. 모두 매력적인 곡들이었다. 무엇보다도 클래식 색소폰만의 독특한 음색을 직접 듣는 것은 매우 새로운 일이었다. 오케스트라를 하면서 플루트나 클라리넷, 트럼펫 등의 음색에는 익숙했지만 색소폰, 그것도 클래식 색소폰은 색달랐기 때문이다. 또한 코야나기 미나코의 피아노 연주 역시 훌륭하고 멋있었다. 앞으로 익숙한 감성이 지겨울 때,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소리가 듣고 싶을 때, 클래식 색소폰 곡을 찾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해랑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