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낯선 연극, < 햄릿 >

글 입력 2018.03.1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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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2018 산울림고전극장 연극 <햄릿>

연출, 각색 김민경
조연출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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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시절부터 바라보았던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이니까, 조금 무조건적으로 호감을 가진 게 아니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는 못 하겠다. 침대에 쪼그리고 앉아 두꺼운 4대 비극 책을 들고 대사를 따라 중얼거리던 그때부터 셰익스피어는 그런 존재였다.

더군다나 일전 관람한 <소네트>가 조금은 걱정스러웠던 내게 꽤 신선한 감상을 선물했고 만족했기에, 이번 산울림고전극장<햄릿>에는 전보다 조금의 기대를 더 얹었는지도 모르겠다.

*
 
유쾌한 공연이었다. 눈길을 사로잡는 크고 작은 연출, 광대로 대표되는 코미디 요소에 흐르는 시간을 느낄 새가 없었다. 장면에 따라 소리를 내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배우의 간결하고 경직된 움직임, 오필리어의 기계적인 대사 전달, 햄릿의 광인 연기 연습을 비롯해 의도적으로 강렬한 이미지적 인상을 남기는 것이 확실히 이목을 끌었다.
 
기존에 알던 햄릿과는 아주 다르고도 또 같은 느낌. 극중극 형태를 도입한 것을 제외하곤 원작의 플롯 구성을 따라가지만, 그 각각을 표현하기 위한 방식에 파격을 시도한다. 그렇게 주욱 되돌아보면, 내가 관람한 작품이 분명 햄릿은 햄릿인데, 한편으로는 그저 덮어두고 햄릿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슬며시 들기도 한다.

조금 색다르게 작품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이 관람하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원작에 기반을 둔 콘텐츠를 한 번도 접하지 않은 사람이 관람하기를 애써 권유하지는 않는다. 이는 원작을 먼저 이해하고 변형된 무언가를 접하는 것이 나은 방향으로 풍성한 감상을 만들 것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에서 온 것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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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인 메시지가 자주 드러나기도 한다. 극은 최근 두드러지는 교수의 성추행 사건 및 미투(Me, too)와 같은 우리가 직시해야 할 문제를 작품 속에서 전하고 있다. 이는 주로 광대의 대화를 통해 나타나는데, 웃고 넘기며 흘려보내는 수많은 현재의 껍데기 안에, 우리가 경각심을 가져야 할 사회의 진실을 담은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 더군다나 원작 플롯을 따르던 중 결말부를 삭제하고 극중극으로서 작품을 마무리 짓는 것에서 오는 일종의 허무함이, 예의 문제를 관객에게 전하고자 의도된 바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따랐다. 과연 극이 가장 중점을 두고 전달하려고 했던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금 돌이켜보게 만드는 결말이었다.

초반부 호레이쇼와의 거래를 수락한 무덤 지기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매일 묻기만 했지 파헤치는 건 처음이지 않아?"
"어, 정말. 그렇네!"

마치 평소엔 익숙하지 않고 피하던, 혹은 생각도 못 한 '파헤치기'의 임무를 관객과 함께 해보자는 것처럼 말이다. 이들은 대화는 극의 종결에 이르러 이렇게 이어진다.

"근데, 역시 파헤치는 것보다는 묻는 게 더 적성에 맞는 것 같아."

우리는 아직도 사건을 밝히고 내보이기보다는 그저 뒤에서 숨기고 없던 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을 쉬워 한다. 위 대사는 이를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으며, 무덤 지기의 특성을 살리고 수미를 연결하여 메시지를 전달하는 꽤 기억에 남는 대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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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깔아 두고, 이를 가지각색의 모습으로 간결하고 경쾌하게 변형하여 의도를 전달하고자 했던 이번 극은 그저 셰익스피어를 좋아해 찾은 관객으로서는 이것저것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작품이었다. 그러나 그 다양한 시도가 뭉쳐 새로운 햄릿을 만들었다는 데에 동의하며, 보다 의도가 극을 관통하는 양상으로 나타났을 때 불필요한 부분은 내려놓고 그에 맞춰 관람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산울림 고전극장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
- 셰익스피어를 만나다 -


원작 : 셰익스피어 <햄릿>

일자 : 2018.03.07(수) ~ 03.18(일)

시간
평일 8시
토, 일 3시
화요일 휴무
지연 관객 입장은 불가합니다.

장소 : 소극장 산울림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기획
극단 산울림

관람연령
만 12세이상

공연시간 : 90분

문의
극단 산울림
02-334-5915




상세페이지 햄릿.jpg
 


사진 및 이미지 출처: 구글



문화예술알리미_염승희.JPG
 



[염승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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