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Deemo, 리듬 게임에 스토리를 더하다 [게임]

글 입력 2018.03.1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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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예술을 하려고 하는가? 웃기지도 않지."

Deemo가 출시되기 전 개발자들이 들었던 소리이다.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은 비슷비슷한 게임 방식에 항상 같은 과금 유도로 출시 초반에 잠깐 벌고 수 개월 안에 다른 비슷한 게임을 또 만드는 이른바 '단발성 사업'이 주를 이룬다.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어도 잘 팔리지 않는다면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게임 개발자들은 '자신이 만들고 싶은 독창적 게임'보다 '남들도 만드는 수익성 보장 게임'을 만든다.

하지만 Deemo의 개발진들은 달랐다. 유료 게임 시장은 더 이상 가망이 없는데도 그들은 스토리가 있고 퀄리티가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게임 안에서도 예술을 추구하고 싶었다. 많은 이들이 쓸데없는 고집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그 '쓸데없는 고집'으로 Deemo는 유료게임으론 이례적으로 출시 당일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라는 대성공을 거둔다.

오늘은 리듬게임 Deemo가 어떤 매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그 예술성과 가치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1. 탄탄한 스토리 위주의 리듬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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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동굴과 같은 공간. 검은색의 길쭉한 몸을 가진 Deemo는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천장에서 여자아이 하나가 떨어진다. 아이의 이름은 앨리스. 앨리스는 이곳이 어디인지 모르지만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그러다 Deemo가 피아노를 치면 칠수록 피아노 위에서 나무가 자라난다는 것을 발견한다. 피아노를 계속 친다면 나무를 타고 집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Deemo와 같이 있는 가면 쓴 여자아이는 앨리스가 이곳에서 나가는 것을 계속 방해한다. 가면 쓴 여자아이는 어째서 앨리스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건지, Deemo는 대체 누구인지, 그리고 앨리스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해답의 열쇠는 플레이어에게 달려있다.

Deemo는 리듬게임에서는 이례적으로 스토리 위주로 게임이 진행된다. 기존의 리듬 게임들은 해당 곡을 얼마나 정확하게 클리어해서 남들보다 점수를 더 얻느냐가 중요 요소이다. 하지만 Deemo는 이러한 경쟁요소를 버리고 오로지 스토리에 집중하도록 한다. 대사 하나 없는 중간 중간의 짧은 애니메이션으로 스토리를 진행하는데 하면 할 수록 궁금증이 해소되고 모든 의문이 풀리면서 결국에는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어찌 보면 단순한 이야기일 수 있으나 그 전달 방식이 담백하고 개연성이 있어 Deemo의 스토리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2. 스토리와 일맥상통하는 감성적인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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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도 언급했듯이 Deemo는 스토리 위주의 게임이다. 그래서 감성적인 스토리에 맞게 전체적인 게임의 디자인 역시 굉장히 감성적이고 깔끔하다. 위 사진은 게임 플레이에 들어가기 전, 곡과 난이도를 고르는 곳이다. 양피지 느낌의 배경에 진한 수채화 느낌의 일러스트가 플레이 할 때마다 눈을 사로잡는다. 모든 곡은 각각 그 곡에 맞는 일러스트가 있는데 소재는 언제나 앨리스와 Deemo, 가면 쓴 여자아이이다. 기본 버전 기준 곡의 개수가 약 60개인 것을 생각하면 이는 60개의 서로 다른 느낌의 등장인물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 재미가 생각보다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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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실제 플레이하는 장면이다. 스토리 상 Deemo가 피아노를 쳐서 나무를 자라게 해야 하기 때문에 리듬 게임 플레이 디자인 역시 피아노의 검은 건반과 흰 건반을 연상시키는 깔끔한 노트와 단순 터치 및 슬라이딩 방식만을 사용하고 있다. 떨어지는 노트들은 거의 대부분 곡의 피아노 선율에 맞춰져 있다. 곡에서 피아노가 메인 멜로디가 아닌 반주로써 쓰이더라도 노트는 항상 피아노가 기준이다. 그래서 플레이 하는 내내 마치 내가 피아노를 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점점 스토리에 녹아 든다.



3. 마음에 스며드는 다양한 음악


음악은 리듬게임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음악 자체가 좋아서 게임을 시작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Deemo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음악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뉴에이지풍 피아노 곡부터, 성가곡, 가요곡, EDM까지 다양한 작곡가로부터 거의 모든 장르의 곡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 곡들은 마음에 잔잔하게 스며드는 듯한 것들이 많다. 리듬 게임은 특성상 박자가 미친 듯이 현란하기만 할 뿐 멜로디가 별볼일 없는 등 곡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Deemo의 음악들은 작곡가가 신경 써서 만든 티가 나고 그래서인지 또 다시 듣고 싶어지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 중에서 필자가 좋아하는 2곡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곡은 Reflection(Mirror Night)이라는 곡이다. Reflection은 거울의 비친 상이라는 뜻으로 밤에 거울에 비친 자기 자신을 보는 것, 그리고 그런 자신과 마주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잔잔한 피아노가 서두에 깔려 분위기를 만들고 바이올린의 선율이 애절함을 더한다. 조용한 가운데에 힘이 있고 마음이 저려오지만 다 듣고 난 후에는 웃음짓게 되는 매력적인 곡이다.




두 번째 곡은 Nightfall 이라는 곡이다. Nightfall은 해질녘이라는 뜻인데 플룻의 얇은 음색과 피아노의 높은 음에서 노는 멜로디가 해질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별들을 나타내는 것 같다. 역시 이 곡에도 바이올린의 힘 있는 울림이 심금을 울린다. 제목 그대로 해질녘에 혼자 창 밖을 바라보며 들으면 좋은 곡이다. 

*

Deemo는 게임이지만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스토리, 음악, 디자인 등 모든 측면에서 개발자들이 얼마나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했는지가 보인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택한 고집의 결과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여러분도 직접 플레이 하면서 느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참고 자료


[송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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