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유랑의 도착지가 아닌 휴식처 [공연]

글 입력 2018.03.1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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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시의 기원을 알기란 어렵다. 하지만 그 발발은 인도의 신분 제도인 카스트 제도로 인해 자유가 억압된 하층민들이 그들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자유롭게 유랑하는 사람들로 시작을 하였다. 이들의 발걸음은 순탄치 않았다. 평평한 평원을 걷기보다 히말라야산맥에 이어지는 산이나 평야에 살다가 세계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유를 찾아 떠돌아다니며 모든 삶에 있어서 자유를 최우선시하였다. 그들만의 문화와 스타일을 추구하기 시작하였고, 때 묻지 않은 그들의 일상은 순수 그 자체였다. 하지만, 아무리 집시들의 유랑이 자유로웠더라도 정착하지 않고 떠돌아다니는 홈리스의 생활은 고달팠을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춤과 노래를 즐기기 시작하였다. 그들이 직접 노래와 춤을 만들어 그들의 외로움을 스스로 달랬다. 선율 또한 자유로웠고 어딘가 슬픈 곡조가 들리는 음악들을 많이 만들었다.

 2018년 봄에 이런 집시들과 같이 잠시나마 삶을 환기하고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2012년부터 계속해서 하림과 집시앤피쉬오케스트라는 집시의 테이블이라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집시의 테이블은 계속해서 9, 10월에 공연을 진행하며 가을의 선선함과 함께 그들의 음악을 선사하였지만, 이번 2018년에 처음으로 관객들과 함께 봄나들이를 가려 한다. 이 공연에 참여하는 가수로는 하림, 호란, 조윤정, 정명필 등이 있다. 하림은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신치림이라는 그룹에 속하였으며 호란은 클래지콰이와 이바디라는 그룹에서 매력적인 보이스를 뽐내고 있다. 조윤정이라 하면 생소할 수 있지만 두 번째 달이라는 그룹 이름을 말한다면 ‘아~!’라고 말할 수 있다. 두 번째 달은 국악과 가요를 절묘하게 섞어 국악을 접하기 쉽게 해준 징검다리와 같은 역할을 한 그룹이다. 많은 사람들이 ‘궁’의 OST를 제작한 것으로 많이들 알 것이다. 정명필은 극단 푸린해의 대표로서, 마임이스트이자 공연연출가이다. 작년부터 집시의 테이블에 함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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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시의 테이블은 하림이 제작한 월드뮤직 퍼포먼스는 여행을 좋아하는 하림이 여행을 통해 세상의 다양한 음악을 접하면서 영감을 받아 여행의 다양한 감성들을 쏟아 낸 공연이다. 실제로 하림이라는 인물을 검색해보면 여행에서 얻은 영감으로 기획하고 출연한 작품들이 꽤 많다. 또한, 각지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공연을 보여주고자 하는 노력을 볼 수 있었다. 음악으로 유명한 나라를 찾아가 그곳에서 직접 버스킹을 하며 음악을 즐기는 TV 프로그램 <비긴 어게인>의 시즌2에도 출연할 예정인 만큼 그의 음악과 여행에 대한 열정은 가히 높게 살 만하다.

 음악이 전통성을 가진다고 하면 어떤 이들은 고리타분하고 선율이 일정한 심심한 곡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통성이라는 고귀한 특성을 갖게 되면 그 음악에는 말할 수 없이 고귀한 생명력을 지니게 된다. 우리는 항상 똑같음 음악, 똑같은 곡조의 음악들을 많이 듣는다. 그리고, 그런 음악에 우리의 귀는 이미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듣기란 꽤나 힘든 일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집시의 테이블>에서는 월드 뮤직에 집중한다. 강 건너, 산 건너에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귀 기울이고 직접 듣지 못한 관객분들에게 그들이 영감 받은 그 음악들을 전해주는 단단한 끈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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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 자체가 굉장히 신선하고, 우리가 원했던 그것이다. 바로 테이블 하나를 두고 격조 없이 그들의 음악을 느끼는 것이다. 지금까지 다른 공연들은 그들이 뽐내는 음악을 그저 앉아서 바라보기만 하였다. 하지만 집시의 테이블은 정말 테이블 하나를 두고 여러 뮤지션들이 둘러앉아 소극장이 하나의 큰 테이블이 된 것처럼 높은 담 없이 그들의 음악을 함께 누리고 공유한다. 이들이 보여주는 음악은 단순히 귀로 듣기만 하는 음악이 아닌, 잃어버렸던 추억들을 다시 떠올리고 그들의 몸짓으로 생기 없던 우리들 삶에 온기를 느끼게 해줄 것이다. 음악뿐만 아니라 마임, 집시스윙, 아일리쉬 댄스 등 다채로운 볼거리들로 테이블을 꽉 차게 해준다.

 여행과 음악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난 ‘영감’이라고 답하고 싶다. 무언가를 창작하는 아티스트가 아니더라도 우리 인생에서 창조란 굉장히 중요하고 무거운 무게를 가지고 자리하고 있다. 여행을 가면, 영감 천국이라 해도 무색할 만큼 처음 접하는 것들과 접해보고 싶었던 새로운 문화들이 공존한다. 사실 영감은 국내에서도 충분히 발견할 수 있지만, 영감을 찾아내는 새로운 시각이 부족하다. 하지만 여행을 간다면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어 내가 쓰던 안경이 아닌 새로운 안경을 쓰고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 영감들을 음악에 담아 표출할 수 있다. 여행을 영감의 근원지라 한다면, 음악은 그 영감의 통로이다. 그리고 또다시, 그 음악을 처음 접한 우리들은 그 음악을 영감의 근원지로 명명할 수 있게 된다. 이번 봄, <집시의 테이블> 공연을 통해 그들과 함께 영감을 나누며 테이블을 꽉 차게 하는 것으로 봄을 활짝 열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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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과 집시앤피쉬오케스트라의
'집시의 테이블'
- 집시들의 첫번째 봄나들이 -


일자 : 2018.03.30(금) ~ 04.01(일)

시간
금요일 - 8시
토요일 - 3시/6시
일요일 - 6시

장소
대학로 TOM(티오엠) 2관

티켓가격
전석 50,000원

기획
하이컴퍼니

제작
아뜰리에오

관람연령
만 7세이상

공연시간 : 80분




문의
하이컴퍼니
070-4250-0508





[강인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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