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유럽의 전통으로 한국의 전통을 연주하다_두 번째 달의 '판소리 춘향가'

글 입력 2018.03.1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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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달의 ‘판소리 춘향가’  두 이름이 주는 느낌은 꽤나 기묘했다. 판소리라고 하면, 춘향가라고 하면 으레 전통한복을 입은 나이가 지긋한 소리꾼의 창, 아니리, 발림이 눈앞에 펼쳐져야 하는데 두 번째 달이라는 이름에서는 꽤나 부드럽고 젊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그렇다. 두 가지가 한 데 있는 모습이 잘 그려지지가 않았다.


 에스닉 퓨전밴드 ‘두 번째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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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다수가 알고 있는 바이올린뿐만 아니라 만돌린, 아이리쉬휘슬, 아코디언, 일리언파이프 등 다양한 유럽의 전통악기들을 연주하는 밴드 두 번째 달은 2017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음반부분을 수상한 실력파다. 사실 두 번째 달은 그들 자체보다 그들의 음악으로 우리에게 훨씬 익숙하다. 이들은 드라마 ‘아일랜드’, ‘궁’, ‘구르미 그린 달빛’의 OST에 참여했으며, ‘푸른바다의 전설’ 음악감독을 맡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늘 다양한 장르와의 융합을 시도하는 두 번째 달이 국악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번엔 소리꾼들과의 협업을 통해 ‘판소리 춘향가’를 선보이는 것이다.





 에스닉퓨전밴드와 소리꾼의 콜라보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서양에도 전통이 있다는 것과, 그것에 흠뻑 빠진 한국인이 있으리라는 것을 말이다. 어디서부터 비롯된 사대주의인지 서양악기는 괜히 세련되고 현대적인 것만 같았다. 바이올린만 해도 그 역사가 오래 되었을 텐데, 그 과거에 대해 단 한 번도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있었다니. 유럽악기로 판소리를 할 수 있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세계화라는 단어가 판치던 시대에 태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식은 한 국가에 얽매여 있었다는 사실이, 유럽의 전통으로 한국의 전통을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을 꿈도 꾸지 못했다는 사실에 머리가 띵했다.

 두 번째 달의 국악프로젝트 ‘판소리 춘향가’는 본래 춘향가의 표현방식을 살리면서도 현대인의 정서에 맞게 음악극 형태로 재해석했다. 이번 공연은 단독콘서트로 춘향가 앨범을 함께한 소리꾼 ‘김준수’와 ‘고영열’이 함께 한다. 이 외에도 두 번째 달의 다른 국악프로젝트 및 신곡을 만나볼 수 있어 공연에 풍부함을 더할 예정이다.




 두 번째 달이 여러 드라마의 OST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고 곧바로 유투브에 검색을 해봤더랬다. 영상 목록의 가장 위에는 두 번째 달의 ‘궁메들리’가 있었고, 그들의 연주를 들으며 이 프리뷰를 썼다. 익숙한 곡도 있었고, 처음 들어보는 곡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조금씩 따듯해지는 공기와 아직은 쌀쌀한 바람이 감도는 날씨에 알맞은 온도의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판소리 춘향가’에도 이들의 온도가 고스란히 남아있을까, 아니면 어떤 다른 온도를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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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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