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위대한 유산시리즈 11 베토벤 장엄미사 [Missa Solemnis]

글 입력 2018.03.1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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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시리즈 11
루드비히 판 베토벤
장엄미사 [Missa Solem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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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18년 3월 4일(일) 오후 5시, 서울오라토리오 정기연주회(위대한 유산시리즈 11)로 베토벤의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베토벤 [장엄미사]는 그 철학적 심오함이나 음악적 난이도가 높아 오라토리움 본 고장인 유럽에서조차 쉽게 연주되기 어려운 악곡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영철 감독과 서울오라토리오는 그 역사적·예술적 가치를 존중하고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여덟 번째 공연을 개최했다.

[장엄미사]는 베토벤이 서한에서 “이 곡 [장엄미사]는 나의 최고의 작품이다.”라고 자주 언급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자신의 모든 음악적 역량을 담아낸 장대한 작품이다. 장엄미사 작곡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1819년은 베토벤이 청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해였다고 한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작곡을 한다는 것은 초인적인 투쟁이었다. 더구나 이 무렵, 건강도 급속히 나빠져 하루에 두 세 시간 이상 작곡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베토벤은 청력 상실로 인한 세속적 세계와의 단절을, 오히려 천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로 삼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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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이야기 / 베토벤 [장엄미사]

<장엄미사>는 베토벤 자신도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간주하였던 것처럼, 인류 최고의 문화유산으로 손꼽히기에 손색이 없는 작품으로, 그의 후기 작품에 속한다. 베토벤의 후원자요 제자였던 루돌프 대공이 1829년 모라비아의 올뮈츠(현재의 체코) 대주교로 서임된 것을 경축하기 위해 1818년 작곡을 시작하여, 1823년에 완성·헌정하였다. 이 곡을 작곡하기에 앞서 베토벤은 라틴어 가사의 정확한 억양을 익히고 단어의 의미에 관하여 수많은 주석을 달았으며, 옛 악보와 전례절차에 대한 저서를 찾기 위하여 로프코비츠와 루돌프의 장서를 샅샅이 살피는 등 미사곡에 대한 철저한 고증을 하였다. 작곡가 첼터에게 보낸 한 편지에서 “진정한 교회양식은 오로지 팔레스트리나와 그 시대 사람들의 아카펠라 양식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던 것처럼, 팔레스트리나와 헨델이 이루어 놓은 교회음악의 전통을 지키면서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신앙고백을 이 곡에 담아내고자, 미사 원문의 연구, 그레고리오 성가와 그 이후의 교회음악을 철저히 탐구하였다. 그의 이려한 노력은 이 무렵의 일기장에 담긴 기록에서도 알 수 있다.

장엄미사를 들으며 대학생 때 서양음악사 시간에 배웠던 그레고리오 성가와 교회음악이 떠올랐다. 그땐 잘 알지 못했던 베토벤의 숙명을 여전히 잘 알지 못하지만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예술을 위한 희생. 사명감. 성스러움. 이 세 단어가 장엄미사에 걸맞은 표현이 아닐까 싶다.

잘 연주되지 않은 작품을 접하여 더 뜻깊은 연주였던 것 같고, 고된 한 주의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연주였다. 최고의 연주는 관객의 마음을 어떤 표현이든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장엄미사는 두말할 것 없이 복잡한 마음을 정리해주었던 곡으로 단정 짓고 싶다. 베토벤의 일생과 장엄미사를 작곡하면서 그가 겪었던 상황을 생각하면서 연주를 들었다면, 또한 가사가 마음 깊숙이 박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위로가 되는 곡이었을 것이다.


2. ‘위대한 유산 시리즈’ 

서울오라토리오는 대한민국 유일의 오라토리움 전문 연주/연구기관으로서 최고의 악곡으로 손꼽히는 작품들을 연구하여 발표해 오고 있다. 특히 2011년부터 ‘위대한 유산 시리즈’를 통해 하이든[천지창조], 베르디[레퀴엠], 헨델[메시아], 안토닌 드보르작[스타바트 마테르], [레퀴엠], 베토벤 [장엄미사], 멘델스존[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찬송교향곡]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이 작품들은 철학적 심오함과 작곡가의 음악적 역량이 함축적으로 표현되어 국내는 물론 유럽에서도 좀처럼 들어보기 힘든 작품들이기에 좋은 반응과 함께 많은 이들이 한국문화예술의 발전과 시민 문화향수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

서울오라토리오 역시 좋은 연주를 선사하였다. 합창단이 네 명의 솔로를 중심으로 심금을 울리는 음악을 들려주었다. 고운 목소리들로 콘서트홀을 채웠고 심오함으로 인해 가사만 열심히 읽었던 것 같다.

아직 독창회를 즐기기엔 턱없이 부족한 것 같다.

[이경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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