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밥 로스의 참 쉬운 그림 수업, 그림 그리기는 즐겁죠 :)

글 입력 2018.03.1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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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영상 속에서 밥 로스를 접한 적이 있다. 그는 특유의 유쾌한 말투와 화사한 미소로 시청자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왔다. 그의 재빠른 붓놀림 몇번이면 어느새 캔버스 위에는 멋들어진 풍경 한 폭이 만들어졌다. 비록 그림을 직접 따라그리지는 않았더라도 그의 방송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탁 트인 자연의 풍경과 섬세한 컬러감 만으로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의 캐릭터와 말투는 다양하게 패러디되며 미술 강사를 넘어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듯 하다.

한 때 취미로 열심히 그림을 그렸었는데, 책 '밥 로스의 참 쉬운 그림 수업 - 그림 그리기는 즐겁죠'를 받아든 순간 그 때의 즐거움과 행복이 확 살아남을 느꼈다. 표지에 큼직하게 들어간 그의 밝은 프로필 사진은 그림 그리는 즐거움이란 무엇인지 명료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소개되는 그림마다 완성도 높고 어려워보였기 때문에 따라 그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한장씩 페이지를 넘기며 설명을 읽어나갈 때마다 왠지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샘솟았다. 그의 부드러운 말투를 그대로 표현한 문체 때문이었을까. 밥 로스가 옆에서 조곤조곤 지도해주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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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밥 로스가 진행한 TV 프로그램의 내용을 고스란히 담았다. 그의 부드러운 말투를 그대로 나타냈을 뿐 아니라 필요한 재료, 작업 방식 등을 빼곡히 정리해 책을 만들었다. 그가 그려낸 수많은 작품들을 선별해 구성되었고, 어떻게 그려지는지 차근차근 볼 수 있도록 그림의 과정과 더불어 상세한 글 설명이 담겼다. 그리고 지면을 큼직하게 활용한 컬러풀한 그림에 그가 남긴 여러 멘트와 명언을 자연스럽게 배치해 읽는 내내 지루함이 없었다.

"여기에 작은 악당들을 그려넣어요."
"여기에 하이라이트를 살짝 넣어줍시다. 작은 악당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처럼 보이도록 말이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작은 악당이 무엇을 지칭하는지. 작은 악당이란 다름 아닌, 새나 다람쥐 같은 작은 동물들이다. 무슨 의미인지 곱씹다가 그 뜻을 깨달은 순간 너무도 사랑스러운 표현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밥 로스는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는 미술 선생님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사람들의 마음을 다채롭게 몰들이는 힐링의 아이콘임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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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친구가 필요해요."
"여러분도 예상하듯이, 저는 바로 이쯤에 커다랗고 오래된 나무 한 그루가 있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나무에게 친구를 만들어줍시다. 누구에게나 친구가 필요하잖아요."

따듯한 문장들로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밥 로스. 책장을 넘기면서 그에 대한 존경심마저 샘솟을 지경이었다. 소개되는 그림도 하나하나 정말 아름답다. 은은하게 노을지는 저녁 하늘, 차분하고 고요한 숲속 풍경 등 그는 그의 말투를 닮아 부드러운 터치로 다채로운 풍경을 그렸다. 이 그림을 직접 따라 그려볼 수 있다는 점이 참 매혹적이다.

사실 그의 지도를 따라 제대로 그림을 그리려면 여러 재료가 필요하기에 약간의 준비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그쯤은 가뿐히 감수할 정도로 이 책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그림 그리고자 하는 동기를 풍부하게 불어넣는다. 보편적으로 알려진 사실처럼,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그 행위 자체로 나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될 뿐 아니라, 그로 인해 스스로를 치유하면서  쉼을 선사하는 방법이다. 한번쯤 집안을 뒤져 끝이 조금 갈라진 붓과, 시간의 흘러 딱딱하게 굳은 물감 파레트를 찾아내보자. 밥 로스와 함께 흰 캔버스 위를 산책하다 보면, 화려하게 물드는 붓 끝을 따라 어느새 마음도 고운 색을 띄게 될 것이다.


[신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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