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뮤지컬 < 빌리 엘리어트 > : 소년들의 찬란한 순간을 함께 [공연예술]

글 입력 2018.03.11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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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최고의 뮤지컬', < 빌리 엘리어트 >를 보았다. 무려 8년 만에 돌아온 작품이다. 이 말은, 다음을 기약하기 어려운 작품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번 재연의 준비기간만 5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만큼 제작진들은 엄청난 자부심과 부담감을 가지고 이번 공연을 준비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뮤지컬에 붙은 수식어는 '이 시대 최고의 뮤지컬' 이다. 그리고 공연을 보게 된다면 이 수식어에 동의할 수 밖에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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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리 엘리어트 >의 주인공은 영국 탄광촌에 사는 12살 소년 빌리이다. 빌리는 우연한 계기로 발레를 접하게 되고,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공연장에서 여러 시련을 딛고 발레를 통해 행복을 찾아가는 빌리를 만나게 된다.

빌리 역할을 소화해내는 배우들은 2018년 기준 만 13세 이하의 어린 소년들이다. 그들은 3시간 가량의 공연 동안 무대에서 거의 퇴장하지 않고 발레, 탭, 아크로바틱 등의 춤을 소화해내고 연기와 노래까지 하며 극의 서사를 끌어나간다.

그야말로 '만능' 이어야만 무대에 설 수 있는 이 빌리 역할에, 치열한 트레이닝 끝에 선발된 소년들은 천우진, 김현준, 심현서, 성지환, 그리고 추가 합류한 에릭 테일러까지 총 다섯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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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경우 에릭 테일러 빌리와 김현준 빌리를 공연장에서 만났다. 같은 빌리이지만, 각자가 강한 부분이 다르고 서로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두 빌리는 모두 좋았지만 느낌은 확연히 달랐다. 성인 배우들은 물론이고, 아역들은 빌리 뿐만 아니라 마이클, 데비, 심지어 스몰보이마저도 각자의 느낌이 확실히 달랐다. (스몰보이는 사실 그저 누구든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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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리 엘리어트 >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단연 화려한 안무와 무대, 조명, 그리고 연출일 것이다.

빌리가 처음 발레 수업을 접하게 되는 넘버 Shine 에선 발레 걸즈들의 군무가 돋보이고, 다음 수업이자 빌리의 잠재력을 발견하게 되는 넘버 Solidarity에선 발레에 재능을 보이는 빌리가 자세를 잡아가는 안무에서 감탄하게 된다.

마이클과 함께 부르는 Expressing Yourself는 빌리와 마이클의 귀여운 슈즈대결부터 경쾌한 탭댄스 실력까지 즐겁게 감상하고, 화려한 무대 연출에 감탄하게 된다. 또한 빌리가 분노를 춤으로 표출해내는 Angry Dance는 빌리의 에너지에 압도당하고, Dream Ballet 때 성인 빌리와 빌리의 동작이 맞아떨어질 때의 짜릿함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감히 < 빌리 엘리어트 >의 하이라이트라고 말할 수 있는 Electricity. 빌리가 자신이 춤을 출 때 어떤 느낌인지 '춤 그 자체'로 보여주는 이 장면이 관객들에게 전해주는 감정은 정말이지 감동과 놀라움의 연속이다.

또한 이 뮤지컬은 단순히 빌리의 성장 과정만을 담아낸 것이 아니다. 당시 탄광촌 광부들의 파업 투쟁 상황과 빌리의 상황을 겹쳐 보이게 연출해내는 장면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외에도 연출가의 인터뷰를 찾아보면 유심히 보지 않으면 놓치게 될 만한 연출과, 안무에 담긴 의미 등을 알 수 있는데 그것들을 발견하는 순간에는 정말 소름이 돋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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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리 엘리어트 >가 한 공연, 한 공연 소중한 이유는 바로 아역들의 돌아오지 않을 순간이기 때문이다. < 빌리 엘리어트 >라는 공연이 수 년 뒤에 다시 돌아올 수 있더라도, 지금 다섯 빌리와 네 마이클, 세 명의 데비 외 수많은 아역들이 연기하는 < 빌리 엘리어트 >는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볼 수 없다. 당장 공연이 시작한지 세 달 가량이 지난 지금도 훌쩍 커버린 배우들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꼭 < 빌리 엘리어트 >가 끝나기 전에, 여러분들이 무대에 서기 위해 땀 흘려 노력한 배우들을 보러 극장에 방문해서 그들의 결과물을 만끽하고 오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희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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