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름다운 선율의 매력에 빠지다, '금호아트홀 라이징 스타 김계희 바이올린 독주회'

글 입력 2018.03.03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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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오케스트라 형태의 공연은 익히 봐왔지만, 바이올린 독주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클래식 공연을 접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아 클래식에 대해서는 무지한 편이다. 그래서 공연하기도 전에 내가 잘 몰입을 할 수 있을까하고 걱정이 많이 앞섰다. 그런데 바이올린 독주회라고 하니, 꼭 관람해보고 싶었다. 피아노는 학교에서도 익숙한 악기로 손꼽히지만 바이올린은 보기 흔치 않은 악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궁금했다. 바이올린이라는 악기 하나만으로 무대를 장악할 수 있을지, 또 바이올린으로 꾸미는 무대는 어떤 전율로 다가올까에 대한 호기심에 부풀어 있었다. 처음으로 참석하는 독주회인 만큼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공연장에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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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중앙에 놓인 피아노가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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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시작되자, 바이올리니스트 김계희피아니스트 홍소유 그리고 피아노 악보를 넘겨주는 페이지 터너 분이 나란히 등장했다. 이 날, 처음으로 악보를 넘겨주는 분을 무대에서 뵈어서 신기했다. 내가 그동안 봐온 공연들은 연주자가 직접 악보를 넘기는 장면들을 목격하곤 했는데, 이 공연은 끊김이 없는 연주를 선보이기 위해 '페이지 터너' 분도 함께 등장했다. 공연을 보면서 페이지 터너 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뭔가 관객들의 몰입을 한껏 돋우는 역할을 한다고 해야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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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하기 전,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는 바이올리니스트 김계희의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어릴 적부터 쌓아온 실력과 수많은 경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관객 앞에서 긴장하는 모습이 의외로 다가왔다. 그런데 이 무대를 보면서 깨달았다. 실력이 출중한 분에게도 '무대'라는 공간은 '떨림'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말이다.

고된 연습을 통해 완성된 그녀의 연주 실력에 그저 감탄사 밖에 흘러나오지 않았다. 저 정도의 경지에 오르려면 얼마나 연습을 했다는 것일까. 아마 손이 부르트는 것은 물론, 어깨에도 많은 무리가 갔을 듯하다. 그런데도 꾸준히 자신의 실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최상의 선율로 관객에게 선사하려는 그녀의 모습에서 아우라가 넘쳐보였다. 비록 음악에 대한 식견이 없어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동반되었지만, 대신 바이올린 음악을 즐기는 재미를 얻을 수 있었다.

길다란 활을 통해 전달되는 미묘한 음률. 고운 음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 새 고개를 휘젓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바이올린은 선이 참 아름다운 악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팔을 자유자재로 휘저으며 뿜어내는 선명하고 밝은 음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허공을 넘나드는 활의 모습이 마치 힘찬 날개짓을 하는 새의 날개짓 같았다. 활을 켠다는 것은 언제든지 날아갈 준비가 되어있다는 자신감이 아닐까. 좋은 음을 내기 위해 손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피아니스트와 호흡을 맞추는 그녀. 모든 관객이 그녀에게 집중되어 있는 그 순간, 그녀는 바로 역동적인 자세를 취한다. 넘치는 음악적 에너지가 피아노와 환상의 조화를 이루어 최고의 공연을 만들어 냈다.

연주회가 끝나고, 친구와 가장 먼저 나눈 이야기는 '나도 바이올린을 한번 배우고 싶다'였다. 예술이라는 분야를 지극히 싫어하셨던 아버지의 반대로 나는 악기를 배워본 경험이 없다. 그래서 항상 악기를 하나씩은 다룰 줄 아는 친구들을 볼 때면 선망의 대상으로 품곤 했다. 아름다운 음을 선보이는 모습이 그저 멋져보였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나도 고운 음을 선사하는 매력을 가진 악기들을 꼭 하나쯤은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그램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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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 힌데미트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E-flat장조, Op.11/1
PAUL HINDEMITH Sonata for Violin and Piano in E-flat Major, Op.11/1
Frisch
Im Zeitmaß eines langsamen feierlichen Tanzes
 
▶ 루트비히 판 베토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3번 E-flat장조, Op.12/3
Ludwig van Beethoven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3 in E-flat Major, Op.12/3
Allegro con spirito
Adagio con molt’ espressione
Rondo. Allegro molto
 
( INTERMISSION )
 
▶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1번 f단조, Op.80
SERGEY PROKOFIEV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1 in f minor, Op.80
Andante assai
Allegro brusco
Andante
Allegrissimo

▶ 카미유 생상스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a단조, Op.28(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
CAMILLE SAINT-SAËNS Introduction and Rondo Capriccioso for Violin and Orchestra in a minor, Op.28(performed on Violin and Piano)
Introduction. Andante
Rondo. Allegro ma non troppo



Pro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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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계희 GYEHEE KIM, VIOLIN

김계희는 2016년 동유럽권 제일의 페스티벌 중 하나인 제오르제 에네스쿠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열리는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에서 바이올린 부문 한국인 최초로 1위 및 두 개의 특별상을 거머쥐었다. 또한 2017년 무네츠구 엔젤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1위와 더불어 청중상과 센트럴 아이치 심포니 오케스트라 특별상을, 2016년 토룬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2위 및 바흐 특별상, 2014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박성용영재특별상, 2009년 영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3위, 2008년 그네신 주니어 콩쿠르 1위 및 비르투오조 특별상과 러시아 차이콥스키 문화재단 특별상을 수상하며 차세대 연주자로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다. 제오르제 에네스쿠 필하모닉, 러시안 심포니, 토룬 심포니, 센트럴 아이치 심포니, 수데카 필하모닉, 플레벤 필하모닉, iPalpiti 오케스트라, 코리안심포니,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경기필하모닉, 유라시안 필하모닉, 대구 필하모닉, 프라임필하모닉, 강남심포니 등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고 블라디미르 스피바코프 국제 자선 재단 주최· UN과 UNESCO 후원 국제 페스티벌 ‘Moscow Meets Friends’에 초청되어 러시아 크렘린 궁에서 연주하는 영예를 안았다. 또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Sundays Live’ 시리즈 독주회, 폴란드 토룬바하재단 주최 독주회, 2017 나라 사랑 콘서트, 예술의전당 11시콘서트, KBS 클래식 FM ‘KBS 음악실’ 출연, 6.25 전쟁 60주년 기념 임진각 평화 콘서트, 러시아 차이콥스키 중앙 음악원 연주회 등 많은 연주에 초청되어 연주하였고, 2016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 심사위원 미하엘라 마틴으로부터 받은 특별상으로 2017 크론베르크 아카데미 바이올린 마스터 클래스 & 콘서트에 공식 초대되어 참가하였다.
 
김계희는 만 7세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예비학교에서 전문 음악교육을 받기 시작하여 만 9세에 서울바로크합주단 전국 음악 콩쿠르 최연소 참가자로 바이올린 부문 전체 1위를 수상하였고, 같은 해 금호영재콘서트 독주회를 가지며 어릴 적부터 실력을 입증해왔다. 예원학교, 서울예술고등학교 재학 중 이선이와 구본주를 사사하였으며, 서울예술고등학교 재학 중 도미하여 커티스 음악원을 수료하였고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수석 입학하여 김영욱에게 사사하고 있다. 2015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현악발전기금위원회 선정 장학생, 2014년 서울예술고등학교 창립 61주년 기념 명예 졸업자로 현재 그녀는 Munetsugu Collection으로부터 1697년에 제작된 Antonio Stradivarius‘Rainville’을 지원받아 사용하고 있다.


□ 홍소유 SOYOU HONG, PIANO

여유 있는 무대매너와 적절한 파트너십으로 연주의 가치를 높여준다는 평을 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홍소유는 예원학교와 서울예술고등학교를 거쳐 연세대학교를 졸업 후 동 대학원에 수석 입학하여 실기 장학생으로 반주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일보 콩쿠르, 국민일보-한세대 콩쿠르, 삼익 피아노 콩쿠르 등에 입상하였고, 프랑스 쿠셰벨 뮤직 알프스 페스티벌, 스페인 산타 크루즈 서머 피아노 아카데미 등에 참가하였다.

기악 반주자로써 평창대관령음악제, 미국 산타 바바라 뮤직 아카데미 오브 웨스트, 스페인 테네리페 아로나 뮤직 페스티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등에서 공식 반주자로 활동했으며 이탈리아 무지카 인 콜리나 라페도니 페스티벌, 일본 아오모리 현립 박물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 초청받아 연주하였다. 안 에페슨, 조나단 펠드만 등과의 마스터클래스뿐 아니라 바이올리니스트 이순익, 김수빈, 첼리스트 양성원, 송영훈, 플루티스트 장 페랑디 등 국내외 최정상의 연주자들과 독주회 및 다양한 규모의 실내악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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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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