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 오연호 : 여유가 필요한 한국사회]

글 입력 2018.02.2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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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읽은 책이다. 18살, 지금으로부터 4년 전에 읽었던 책이지만 아직까지도 책의 첫 부분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책의 저자 오연호씨는 행복지수 1위인 덴마크를 찾아갔고, 공항에서 내려 택시를 타며 이동하면서 택시 기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 중에 택시 기사가 자신의 아들이 ‘열쇠 수리공’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저자에게 말하는 모습으로 책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열쇠 수리공’ 경제적, 사회적으로도 큰 명성이 있는 직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들에 대해 온갖 자랑을 늘어놓는다. 한국에서는 과연 그 누가 자신의 직업이 ‘열쇠 수리공’이라며 자신있게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을까?

 덴마크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며, 직업으로 귀천을 따지지 않고 서로 비교하지 않는다. 또한 9년 동안의 학교 생활에서 학생들은 동일한 담임 선생님을 가지고 학년을 올라간다. 이는 선생님이 학생 개개인이 잘하는 것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각 학생들이 자신의 재능과 흥미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도록 도와준다. 덴마크 학교에서 성적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재능의 일부 중 하나이고, 공부를 못하면 다른 재능을 찾아서 그것을 발전시켜 직업을 가지면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모든 덴마크 국민들의 월급의 절반 이상은 세금으로 나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덴마크 인 그 누구도 이에 대해 불평하지 않는다. 첫 번째 이유는, 자신도 누군가의 세금으로 혜택을 받아왔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자신의 세금으로 혜택을 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덴마크 인들 사이에는 끈끈한 연대감과 따뜻한 배려가 존재했다. 두 번째 이유는 정부에 대한 신뢰감이다. 정부에게 전달되는 세금은 그들에게 다시 질 높은 복지로 되돌아온다. 이는 덴마크 국민들과 덴마크 정부 사이에 신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실제로 2017년 유엔지속가능개발연대(SDSN)가 150개 국을 대상으로 행복 지수를 조사한 결과, 1위는 노르웨이, 2위는 덴마크가 차지했으며 한국은 65위에 그쳤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뒤쳐져있는 이스라엘, 칠레는 각각 11위, 20위를 차지하며 우리보다 훨씬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는 경제적 풍요로움이 반드시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돈이 다가 아니다’라는 말을 종종 하곤 하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직업을 선택하는 것에 있어서 안타깝게도 여전히 ‘소득’은 중요한 요소이다. 한국 젊은이들 에게는 여유가 없다. 조금만 늦으면 ‘남들에게 뒤쳐진다’는 생각과 그러한 시선이 그들의 목을 옥죄이고 있다. 한국 사회에도 덴마크 사회처럼 ‘여유’가 찾아오길 바란다.


[서정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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