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책이 망가졌어요! [문화 공간]

도서관에서 책을 보수하는 법
글 입력 2018.02.2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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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현재 많은 수의 도서관을 확보하고 있다. 공공도서관만 하더라도 2016년을 기준으로 1,010개의 도서관이 개관하였다. 도서관은 다양하고 많은 책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 중 하나이다. 나는 지난 4년 동안 총 5회에 걸쳐 방학 기간에 도서관 아르바이트를 하였다. 도서관 아르바이트를 한 이유는 첫째, 단지 책이 가득한 공간에 있고 싶어서였고 둘째, 집과 가깝기 때문이었다.

도서관 아르바이트는 다양한 일을 한다. 책을 서가에 꽂는 배가 업무부터 이용자들의 대출과 반납을 도와주는 데스크 업무, 새 책에 바코드와 청구기호를 붙이고 북커버를 씌우는 장비 업무 등 다양한 일거리들이 존재 한다. 그리고 틈틈히 시간이 날때마다 하는 업무가 있다. 바로 책을 보수하는 일이다.

도서관의 보유하고 있는 도서들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는 만큼 금방 때가 타고 망가지기 일쑤이다. 특히나 아이들이 많이 읽는 어린이 도서관 책이라면 더더욱 빨리 망가지게 된다. 내가 일했던 도서관이 그러했다. 책은 젖거나 심하게 망가지지 않는 한 도서관에서 보수 작업을 통해 다시 서가에 배가된다. 그리고 책이 많은만큼 보수할 책들은 늘 존재 한다. 대부분의 책들이 이용자나 사서의 눈에 발견되어 보수를 받지만, 미쳐 발견하지 못하고 보수되지 못한 채 서가에 꽂혀있는 책들도 무수히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서관에서는 상처 입은 책들을 어떻게 관리하며 유지하는 걸까?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Ⅰ. 속지가 찢어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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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지가 찢어진 경우는 보수하기가 가장 간단하다. 찢어진 부위를 모양에 맞게 잘 끼워 맞춘 뒤 스카치 테이프로 주위를 붙여주어 고정하면 된다. 비교적 간단한 보수 방법 중 하나이다.


 
Ⅱ. 책 등이 떨어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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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등이 떨어진 경우 등과 속지 사이에 목공 풀을 바른다. 목공풀이 잘 짜지지 않지만 온 힘을 다해 누르다 보면 풀이 나온다. 전체적으로 다 발라주고 목공풀이 살짝 굳으면 원래 위치에 맞춘 뒤 더블클립으로 떨어지지 않게 고정시킨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완전히 책이 붙으면 떨어졌던 부위에 테이프를 붙이고 서가에 꽂는다.



Ⅲ. 책 표지 등 모서리가 떨어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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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빼거나 꽂을 때 큰 책의 경우 책장과의 마찰로 인해 모서리 부분이 벗겨지는 경우가 많다. 인기 있는 책의 경우 더더욱 그 정도가 심하다. 이 경우엔 일반 테이프가 아닌 도서 보수용 키퍼를 붙인다. 떨어지지 않도록 강력히 보수하기 위해서이다. 책을 보수할 때엔 웬만해서는 접착력과 고정력이 강한 키퍼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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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보수용 키퍼. 일반 테이프보다 두껍고 접착력이 강하다.



Ⅳ. 속지가 통째로 뜯어져 나간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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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는 주로 어린이 책들이 망가지는 경우의 보수 방법이었다. 어린이 도서의 경우 속지가 찢어지거나 하드커버가 뜯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일반 도서의 경우 속지가 빠져버리는 경우가 많다. 낱장의 경우 테이프로 한 페이지씩 붙이는 것이 가능하지만, 뭉텅이로 떨어진 경우엔 일반 스테이플러가 아닌 제본용 스테이플러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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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본용 스테이플러를 사용하는 모습.


뭉텅이로 빠진 속지를 고정시키는 데에는 제본용 스테이플러가 가장 고정력이 좋지만, 직접 많은 책들을 보수한 경험으로는 이 방법이 가장 힘들다. 제본용 스테이플러를 깔끔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큰 힘이 필요하여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을 경우 심을 빼서 다시 박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도서관에서 망가진 책을 보수하는 법을 알아보았다. 내가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은 책을 보수하면 또 새롭게 보수할 책들이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가끔 이용자들은 도서를 반납할 때 책이 상했다며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책이 심하게 망가져 다른 이용자가 이용하지 못할 정도가 아니라면 나는 '괜찮아요!'라 말하며 책을 받아든다. 이용자들에 의해 들어온 망가진 책들은 사서의 손을 거쳐 보수되고 다시 이용자들이 읽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도서관의 책들은 유지된다. 하지만 우리는 더 좋은 방법을 알고 있다. 바로 책을 소중히 대해 처음부터 상하지 않도록 읽는 것이다. 도서관에는 신간 책들이 지속적으로 들어오는데, 그 책들도 곧 상하게 될 것이라 생각하면 매우 슬프다. 책을 읽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새것같이 깨끗하고 깔끔한 책이라면 더더욱 편하고 이용자 모두가 오래도록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모두 책을 소중히 대하도록 하자!


[최은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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