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달되게 하라!” ‘위대한 유산 시리즈 11-베토벤 장엄미사’

제 69회 정기연주회 서울오라토리오 '베토벤 장엄미사'
글 입력 2018.02.19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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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회 서울오라토리오 정기 연주회
위대한 유산시리즈 11

루드비히 판 베토벤
장엄미사 [Missa Solemnis]

2018년 3월 4일(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종교적이다.’라는 문장은 (적어도 일상의 경우에서) 종종 한 곳에 치우쳐져 있어 극단을 향해 달려가는 폭주기관차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신은 눈에 보이지 않으며, 믿음의 무게는 절대로 저울로 잴 수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인간은 빌고 또 빈다. 예전에는 종교라 생각하면 무작정 어디에도 있지만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절대 그 자체인 ‘신’을 찾아 나서는 험난한 여정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술 속에서 종교를 마주하면서부터 생각이 사뭇 달라졌다. 어쩌면 시작부터 자신 있게 종교적이라 외치는 예술을 맛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가장 본질적이기에 가장 보편적일 수 있는 ‘오라토리오’를 접하면서 종교적이라는, 사뭇 짙은 색채의 단어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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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음악 오라토리오를 통해서 ‘종교는 예술로 표현하면서 숭고에 이르는 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의 발단을 일깨워 준 것은 서울오라토리오의 정기연주회였다. 처음 접했던 연주는 하이든이었는데, 공연장 가득 울려 퍼지는 오라토리오 선율을 들으면서 예술로부터 숭고함을 느꼈다. 그 순간 기독교, 천주고, 불교...종교라는 이름으로 나뉘어 갈라진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오라토리오 그 자체로 영적인 울림과 감동을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예술을 통해서 느꼈던 첫 번째 숭고한 순간이었으며 그 후 두 차례 더 들었던 정기연주회에서도 마찬가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는 3월, 새 학기 새 출발을 알리는 시점에서 이들의 연주회를 또 다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서울오라토리오는 3월 4일 예술의 전당에서 베토벤의 장엄미사를 위대한 유산 시리즈로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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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선보이는 연주회는 서울오라토리오의 열한 번째 위대한 유산 시리즈가 되겠다. 서울오라토리오는 위대한 유산 시리즈를 통해서 한국에서는 좀처럼 듣기 힘든 대규모 걸작들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이번 공연 또한 베토벤의 장엄미사로 철학적, 예술적으로 매우 빼어난 수작을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정기연주회와 더불어 서울오라토리오가 내로라하는 레퍼토리로 흔치 않은 곡을 만나볼 수 있는 공연으로 다가온다.

베토벤의 ‘장엄미사’는 베토벤이 서한에서 “이 곡(장엄미사)는 나의 최고의 작품이다.”라고 자주 언급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자신의 모든 음악적 역량을 담아낸, 유례없이 장대한 작품이다. 베토벤은 1819년 경 ‘장엄미사’ 작곡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 해는 베토벤이 청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해이기도 하였다.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는, 세상과 단절된 상태에서 작곡을 해간다는 것은 그 자체로 초인적인 투쟁이었다. 청력을 잃은 베토벤은 그 무렵 건강 또한 급속히 나빠져서 하루에 두 세 시간 이상 작곡을 하는 데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베토벤은 좌절을 극복하였다. 청력 상실로 인하여 단절된 세속을 벗어나 천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데 한걸음 더 나아가는 기회로 삼았던 것이다.
 
베토벤은 노력을 통해서 좌절을 극복했다. 그 극복 속에서는 ‘장엄미사’라는 꽃이 피었다. 장장 4년이란 시간동안 베토벤이 모든 정신과 체력을 다 쏟아 부어서 탄생한 장엄미사는 오늘날 19세기 최대 걸작으로 꼽히고 있다. 베토벤은 악보 첫 장에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달되게 하라!’라는 글귀를 남겼다. 그것은 더 이상 듣지 못하는 세상으로부터 순수에 가까워져야 들을 수 있는 천상의 소리로 나아가는 길을 의미함과 동시에 종교가 예술이 되는 순간을 뜻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가 전하고자 하는 마음은 무엇이며, 그 마음으로부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며 다가오는 위대한 유산 시리즈 11을 마주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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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02-587-9277, 9272
공연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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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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