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무슨 책 좋아하세요? [문화 전반]

글 입력 2018.02.19 19:28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사람들이 흔히 물어보는 취미에 관한 질문 중, 많은 사람들이 책읽기라고 답한다. 물론 나또한 그렇다. 실제로 책을 읽는 것을 꽤나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책으로 가득 찬 책장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책을  좋아한다고 답하면,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질문은 바로 "어떤 종류의 책 좋아하세요?"이다. 그리고 나는 늘 그냥 소설이나 에세이를 좋아한다고 답한다. 그러나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그 책들만큼 판타지 소설도 매우 좋아한다. 어렸을 때, 처음 만났던 '해리포터' 부터 중고등학교 때 스트레스 해소였던 '드래곤 라자'를 포함한 다양한 판타지 소설들을 보며 잊었던 동심을 찾기도 하고 작가의 방대한 상상력에 감탄하기도 했다.


해리포터ㅓㅓㅓ.jpg
 

고등학생 때, 시청에서 운영하는 대외활동 면접에 지원한 적이 있었다. 정말 하고 싶은 활동인데다가 살면서 처음으로 면접을 봐서 그런지 정말 긴장했고 머릿속이 하얗게 됬었다. 그 때, 면접관이 책을 좋아한다는 자기소개서를 보면서 가장 좋아하는 책 제목이 뭔지 물어봤었다. 너무 긴장하고 있던 나머지 원래 생각했던 책 제목이 전혀 기억나지 않았고 결국 급한 마음에 제일 재밌게 읽었던 '드래곤 라자'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답했다. 제목부터 뭔가 깊이는 없을 것 같은 판타지 소설의 느낌이 물씬 풍겨서인지 면접관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고 곧이어 이유를 물었다. 그 때, 순간적으로 왜 그 책이 생각났는지 스스로 고민했고 내가 그 책을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났다.

나는 중학생 때 까지만 해도 책을 정말 좋아하고 많이 읽는 학생이었다. 언제나 다독상을 받았고 부모님, 선생님 또한 책을 많이 읽는 나를 칭찬했고 대견해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책을 읽는 것이 재미없어졌고 억지로 하는 공부같이 느껴졌다. 글자로 가득 찬 책은 스트레스가 되었고 거짓말처럼 2년 넘게 도서관에 발 한걸음도 내딛지 않았다.


표지.jpg
 

그러던 중, 친구가 쉬는 시간에 매우 즐거운 표정으로 보고 있던 소설을 내게 빌려줬고 그것이 나와 판타지 소설에 첫 만남이었다.-'해리포터'를 제외하고 말이다.- 그동안 늘 세계 문학, 에세이만 읽어오던 내게 작가의 상상력이 가득한 판타지 소설은 말 그대로 신세계였다. 그저 유치하다고 생각했던 소설이였는데 막상 읽어 보니 재밌을 뿐만 아니라 그 속에 감동과 작가의 가치관 또한 가득 담겨있었다.

내가 살고 있는 현실과는 전혀 동떨어진, 환상이 가득한 세상인데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신념과 가치관은 나를 감동시켰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며 용기를 함께 가질 수도 있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시련을 통해 성장하고, 실수를 반성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일상 속 우리와 전혀 다를 바 없었다. 또한 새로운 세계를 설정 하나하나 세세히 만들어나갔던 작가의 상상력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책책책.jpg
 

무엇보다도 이 책이 나에게 있어 소중했던 것은, 이 책을 기점으로 다른 판타지 소설을 읽어보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책과 다시 친해져있어서 그 외에 다른 종류의 문학과 에세이들도 다시 즐겁게 읽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부담스럽던 책이 다시 내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혼란스럽고 용기가 나지 않을 때 등을 내밀어주는 선생님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을 통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다시 얻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나를 보며 아직도 유치한 소설을 읽는다고 철없다고 비웃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내게 있어 판타지 소설은 단순히 유흥거리를 넘어 내가 다른 책들도 부담없이 접하게 해줄 수 있는 연결 통로이기도 하다. 요즘은 네이버 웹소설, 카카오페이지 등 을 통해 1500만명이 넘는 수많은 사람들이 웹소설을 보고, 인기 있는 웹툰이나 웹소설은 드라마화되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 한 때는 유치하고 가치 없는 '비문학적인' 판타지 소설이였지만, 이제는 지쳐 있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있다. 앞으로도 더 많이 재밌는 소설이 나오기를, 계속해서 이 즐거움을 잘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본다.



아트인사이트 태그.jpg

 
[심소영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