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원더'가 우리에게 주는 것 [영화]

글 입력 2018.02.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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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는 산타에게 선물을 받을 수 있는 날이기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날이다. 돌이켜보면, 나 또한 2주 전부터 날짜를 세며 앞으로 몇 밤만 자면 크리스마스가 온다며 설레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영화의 주인공 ‘어기’는 크리스마스보다 할로윈을 좋아하는 아이이다. 어기는 얼굴에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고, 자신의 나이보다 훨씬 많은 횟수의 수술을 거쳤다. 여러 번의 힘든 수술에도 어기의 얼굴은 다른 사람들과 완전히 같아질 수 없었다. 어기는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고 싫어 우주인 헬멧을 쓴다. 그런 어기에게는 누구나 가면을 써서 가면 뒤의 자신의 얼굴을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날인 할로윈이 일 년 중 최고의 날이다.
   
 엄마에게 홈스쿨링을 받던 어기는 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등교를 할 때에도, 복도를 지나갈 때에도, 아이들의 시선은 어기에게로 쏠린다. 그런 아이들의 시선은 스크린을 바라보는 관객마저 주눅 들게 만들지만, 정작 어기는 이제 타인의 시선은 어느 정도 익숙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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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처음에 어기의 외모를 놀리며 짓궂게 굴던 아이들도 점점 어기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어기를 좋아하게 된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아이들의 소통은 복잡한 어른들의 소통보다 더 따뜻하다. 영화가 더욱 따스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어기뿐만 아니라 어기의 주변인들 이야기 또한 섬세하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아픈 어기에게 부모님의 신경이 쏠려있었기에 많은 것을 혼자 해결해나가야 했던 어기의 누나 ‘비아’, 어기와 진심으로 친구가 되고 싶었지만 심한 말로 어기에게 상처를 주고 만 ‘잭’. 영화 속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서 우리는 어느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고, 서로를 통해 부족한 점을 채워나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우리가 할로윈데이 가면을 쓴 사람을 봤을 때, 그 사람이 누구인지 판단할 수 없듯이, 우리의 얼굴도 우리가 일상 속에서 쓰고 다니는 하나의 ‘가면’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겉모습은 우리 자신에 대해 말해주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훨씬 더 잦은 빈도로 타인과 우리의 진실한 소통을 방해한다. ‘얼굴’이라는 가면 너머의 사람에 대해 궁금해 하고 이해하려는 자세, 이것이 영화 원더가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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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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