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위대한 수업을 들으러 오세요 _ 이오네스코와 이윤택, 그리고 이승헌의 '수업'

'수업'이 특별한 이유에 관한 수업
글 입력 2018.02.0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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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그 수업을 통해 접한,
 
‘어떤 연극’의 파장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프롤로그 : 연극에 관한 개인적인 이야기

연극

그저 향유하던 무언가가, 알기 어려운 철학과 지식의 위에 놓여 굴러감을 아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필자에겐 연극이라는 것이 그러했다. 움직이기에 관람하고, 노래하기에 듣는 것 뿐이었는데, 필자가 있던 무대는 ‘프로시니엄 무대’였고, 그들의 연극은 ‘라이브성’을 가져 좀 있으면 온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는 그런 존재였던 것이다.
 
조금의 지식을 머리에 채운 채, 교수님의 추천으로 보게 된 연극이 아주 인상 깊었다. ‘이렇게 까지 몰입한다고?’할 정도로, 그들의 연기는 대단한 것이었다. 누구 하나 빼놓을 것 없이 모두 연극에 심각하게 몰입하고 있었다.
 
가까이서 마주한 연기의 눈물은 충격적이다. 또 그것은 내가 지금 일상의 공간이 아니라, ‘예술의 공간’에 있구나하는 웅장함에 닿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그 연극의 예술가들이 또 다른 레파토리로 우리 앞에 서겠다는 것이다. 새롭고도, 한층 더 웅장스러운 것으로.
 


‘수업’에 관한 수업 : 수업이 특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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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에 필자는 아주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프롤로그에서 이어지듯이, 사실 개인적인 차원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 연극을 누군가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것이다. 좋은 것을 보면 주변인에게 꼭 보라고 애원을 하고 부탁을 하는 우리의 일상의 순간들처럼 말이다. 물론 필자의 개인적인 감정으로만 이 ‘수업’이라는 연극을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이 연극은, 그 자체로 특별하고 특별하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글에서는, 필자가 교수가 되어 이 ‘수업’이 왜 특별한지에 관해 짧은 수업을 할 것이다.

 
이유1. 외젠 이오네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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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이 왜 특별하냐, 하면 ‘외젠 이오네스코’의 작품이기에 특별하다. 사실 우리에게 가까운 인물은 아니지만, 필자가 들었던 강의에 의하면 그는 실은 엄청 대단한 사람이었다. 믿어주시라, 이오네스코 그는 시험 문제로 나올만큼 대단한 사람이었다.
 
외젠 이오네스코에 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그는 소위 말하는 ‘꼬인 사람’이다. 그는 언어를 꼬아서 보았고, 전통적 연극을 아니꼽게 본다. 그래서 나온 것이 ‘부조리극’ 즉, ‘반연극’이다. 현실의 부조리함을 말하는, 그 ‘부조리극’의 선봉에 섰다고 할 정도로 이오네스코는 우리에게 ‘부조리’와 ‘현실의 문제’에 관해 말해왔다. 우리가 맞다고 여겼던 모든 것이 사실은 틀린 것일 수 있으며,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던 것들이 사실은 모두 모순덩어리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연극을 통해, 우리 관객들은 느껴왔다. ‘존재와 삶이 부조리하다’
 
그래, 이 연극이 특별한 것은 유명한 외젠 이오네스코의, 그 저명한 ‘부조리극’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언어’의 문제로 교수와 학생이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엔 끔찍한 살인으로까지 이어진다는, ‘언어의 부조리’.
 
이 언어의 문제를 통해, ‘꼬인 사람’ 이오네스코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모르긴 몰라도, 그 대단한 사람이 전하고자 하는 바가 그리 평범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유2. 이윤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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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으로 등단했지만, ‘시 쓰는 일은 외로워서 연극을 한다’는 연극의 연출자 이윤택씨는, 연극 하는 이유만 들어도 특별하다. 예술이라는 같은 선 위에 있지만,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시와 연극을 동시에 하는 사람, 그 ‘경계’의 인물이 바로 이윤택 연출자다.
 
사실 이렇게 쓰고 있지만 서도, 필자는 연극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아는 것은 연극에 관한 짧은 이론과 지식뿐, 그리고 아주 아주 옛날에 활동했던 ‘세익스피어’나 ‘이오네스코’와 같은 교과서 속의 인물인 것이다. 하지만 ‘이윤택’ 연출자에 관해 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필자가 보고 온 연극의 주인이, 바로 이윤택 연출자였기 때문이다. 또, 교수님이 그러셨기 때문이다. '이윤택 연출의 작품은 다, 보는 게 좋아요. '
 
 프롤로그의 이야기를 마저 해보자면, ‘백석우화 - 남 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그것이 필자가 보고 온 작품이었다. 뭣도 모르는 사람조차, ‘이거 보통이 아니구나, 예술이구나’를 느끼게 한 그 연극이다. 왠지 이전의 좋은 경험이 있으면, 다음의 경험에도 기대를 걸게 되는 것이다. 좋게 본 영화의 감독을 맡은 사람이 다른 작품을 내면, 믿고 표를 예매하는 그런 것처럼 말이다.
 
 '백석우화'를 통해 느낀 감정은, 그저 순간의 것이 아니었다. 웅장하고, 뭔지 몰라도 대단한 것에 닿은 기분은 금방 끝날 것이 아니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이리 생생히 기억이 나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필자가 확신한다. 필자는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지만, 그래서 더 단언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 느끼기에도 '이윤택 연출자'의 작품은 대단했다. 그는 다시 한번 철학 위에 예술을 세울 것이다. 


이유3. 이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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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의 원작과, 연출자가 특별했다. 그렇지만, 그 연극을 감당하는 것은 모두 ‘배우’의 몫이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더라도, 배우가 그것을 소화해낼 깜냥이 없으면 모두 ‘말짱 도루묵’인 것이다. 하지만 이 연극이 마지막까지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것은 ‘배우’조차 특별하다는 것이다. ‘이승헌’, 그 것이 이 연극이 내세우고 있는 배우다. 연희단거리패의 등뼈 같은 배우.
 
“Thank you for the lesson,
Thank you for the acting lesson"
 
누군가 그에게 이런 말을 전했다는 것이다. 당신의 ‘수업’에 감사하다, 그리고 당신의 연기 수업에도 감사하다. 배우가 배우에게 전할 수 있는 칭찬의 말 중 가장 큰 것은 이런 것일 것이다. ‘연기 수업에 감사하다’ 이 연극의 대문에, 이름 올리고 있는 ‘이승헌’이라는 연극 배우는 그런 존재다. 어떤 배우에게, 먼 나라의 연기자에게 연기에 관해 알려줘서 고맙다는 말을 받을만한 사람.
 
일단 이 연극을 보게 될 우리는, 연기자는 아니지만 그에게 무언가라도 배울 수는 있을 것 같다. 대단한 무언가는 그 종류가 무엇이든, 우리에게 큰 감명을 주기 마련이니까.

 

마치며 : 위대한 수업을 들으러 오세요.
 

나는 설명하거나, 주장하지 않는다.
그저 제시할 뿐이다.

-외젠 이오네스코


연극이 좋은 것은, “이런 방향으로 생각해봐, 저건 어때”라고 말하기 보다는, “이것에 대해 생각해봐”한다는 것이다. 무언가에 관해 사유하고, 고찰하게 한다. 생각할 거리, 또 그 생각을 통한 발전은 언제나 즐거운 것이다. 머리는 아프지만 그렇다.

이 ‘수업’이라는 연극도 그러할 것 같다.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생각하게 할 것 같다. 왠지 머리는 아프겠지만, 기대가 되고 또 엄청난 것을 만날 것 같은 예감이다. 비록 날은 춥지만, 우리는 떠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부조리와, 예술과, 명강의와도 같은 '수업'을 만나러.  또 특별한 세 사람, 이오네스코와 이윤택 그리고 이승헌을 만나러.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꼭 이말을 전하겠다.


“Thank you for the lesson"





외젠 이오네스코
이윤택
이승헌 서혜주 김아라나 가 제시하는,
 
'수업'
 
2/10~2/25
30000원
30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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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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