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매력적인 팝아트의 자기소개 'HI, POP展' [전시]

글 입력 2018.02.09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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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POP- 거리로 나온 미술, 팝아트展_포스터 03_1127v.jpg
 

 어느 토요일, 팝아트의 거장들을 만나기 위해 신논현역 근처에 있는 M콘템포러리 전시관을 찾았다. 이번 전시는 어쩌면 대중들과 가까운 특성을 가지고 있는 팝아트를 전시하는 장소답게, 접근하기 쉬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최근 작품과 작품이 전시되는 장소의 연관성에 주목하게 되는데, 이를 부합시키는 것이 상당히 센스 있는 기획이라고 생각된다. 개연성이 있기에 설득력이 있다. 거장들의 전시라고 하더라도, 팝아트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렇듯 거리 위의 미술관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미술을 즐기러 간다면 흔히 생각하는 인사동, 부암동 등에서 벗어나 강남의 거리 위에 전시장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에 따라 더더욱 사람들이 전시라는 분야를 마치 영화처럼 여가활동으로 즐기게 되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전시가 이루어진 M콘템포러리 전시관은 ‘호텔’이라는 타 기능의 공간 내에 자리잡고 있어 보다 더 가벼운 전시라는 느낌을 받았다.


9] KEITH HARING_Three Eyed Man, 1990.jpg
 
5] ROBERT RAUSCHENGERG_Tate 1980, 1980.jpg


 ‘가벼운 전시’라는 것은 어감상 아직까지는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측면이 있는 것 같긴 하다. 예술이라는 것은 무언가 생각 같은 깊은 사유를 ‘주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나는 가벼움이 사람에게 주는 느낌, 그리고 가벼움과 편안함 때문에 사람들이 전시를 여가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이 두 가지의 중요성을 더욱 느끼게 된 것 같다.

 우선 관람객이 상당히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내가 전시장을 방문한 날의 요일이 토요일이기 때문에도 있지만 10대부터 많게는 40대까지, 기존의 전시가 주로 20.30대의 관람객을 유치하는 것에 비해서 다양한 연령층을 보여주었다. 둘째로는 관람객들이 작품을 바라보는 행위를 더 이상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이것은 어쩌면 ‘팝아트’라는 작품 장르의 속성 때문이기도 하다. 즉, 가벼이 즐길 수 있는 주제 선정을 잘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대미술은 대부분 말장난이 다분하고 해석의 여지가 풍부하며 한 눈에 보았을 때 ‘이게 무얼 표현한거야’라고 생각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속에서도 첫 눈에 보았을 때 난해하지 않으며 마치 낙서처럼, 광고 속의 그림처럼 받아들일 수 있는 팝아트이기 때문에 관람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 개개인에 대한 느낌이 크다기보다는 전시관 측의 공간 연출이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더욱이 이번 전시는 이가 중요했을 것이다. ‘팝아트를 만나는 시간’에 걸맞게 관람객들이 처음 보는 예술일지라도 짧은 시간 안에 확 빠져들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맞게 전시장은 포토존을 만들었으며 이 포토존이 작품을 넘어서지 않도록 균형을 잘 맞추었다. 포토존을 설치하는 것이 의례처럼 된 요즘, 나는 포토존이나 체험존 같은 관객참여 공간과 전시공간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정말 중요하면서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작품 기반의 포토존으로 이를 잘 해낸 것 같다.

 또한 획일적인 액자가 아닌 작품마다 다른 액자를 사용하고, 빛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것이 드라마틱한 효과를 준 것 같다. 예술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매력적이야!’하고 자기소개를 하는 듯한 전시였다.

 앤디 워홀이 말하기를 ‘팝아트는 모두를 위한 것이다’. 이번 전시는 정말이지 보는 이로 하여금 작품에 대한 모든 것을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도록 친절한 전시는 아니였으나 그의 말처럼 모두를 위한 전시였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누구든지 자기자신만의 느낌과 감상을 가지고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


[정다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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