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기회, 기억 그리고 사랑에 대하여, 코코

글 입력 2018.02.0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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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줘, 내가 안녕을 말해도 나를 기억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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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기억하고픈 영화가 생겼다. 삭막한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잊고 있던 기억을 따스하게 끄집어내주었던,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영화 코코. 영화 코코를 다시금 마음 속 깊이 새겨 보기 위해 글을 써보려 한다.


   
#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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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코는 스스로가 아니면 잡을 수 없는 ‘기회’에 대해 말한다. 코코의 주인공 미구엘은 암묵적으로 음악을 금기시하는 집안에서 태어나 자랐다. 미구엘의 고조할아버지, 헥터는 음악을 하겠다는 이유로 고조할머니와 어린 딸(코코)를 남겨두고 떠났고 고조할머니는 홀로 자식을 키워야했기에 악착같이 신발 만드는 일을 배워 가문을 일으켜 세웠다. 음악 때문에 가족을 남겨두고 떠난 헥터에 대한 원망은 미구엘이 태어나 자랄 때 까지도 계속 되었고 ‘음악은 듣지도, 하지도 말자.’ 라는 암묵적인 가훈이 생겨버린 것이다.

 그러나 고조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였을까 미구엘은 음악을 금기시하는 집안에서 마치 돌연변이 같은 존재였다. 미구엘은 음악을 사랑했고, 가족들 몰래 희대의 가수 델라크루즈를 동경하며 홀로 기타와 노래를 독학했다. 델라 크루즈처럼 멋있는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인 미구엘은 홀로 고군분투 하며 꿈을 향해 나아간다. 모두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뜻을 꿋꿋이 펼치는 일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코코의 주인공 미구엘은 꿈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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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코는 사랑하는 이들과의 소중한 ‘기억’에 대해 말한다. 코코에 나오는 죽은 자들의 세계에서는 죽음 이후의 또 다른 죽음이 존재한다. 죽은 자들은 산 자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면 소멸하게 되고 형체도 없이 사라지게 된다. 미구엘의 고조할아버지인 헥터 역시 조상들의 사진을 모셔놓는 제단에 사진이 없을뿐더러 음악을 하기 위해 가족을 떠났다는 사실로 원망을 받아 가족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있었다. 산 자의 세계에서 헥터를 유일하게 기억하고 있었던 것은 마마 코코였다. 마마 코코는 나이가 들어 점차 기억이 희미해졌고 미구엘의 고조할아버지에겐 소멸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있었다.

 미구엘은 고조할아버지의 소멸을 막기 위해 마마 코코에게 노래를 불러준다. 아무 말 없이 앉아있던 마마코코는 미구엘의 노래, 즉 헥터가 마마 코코의 어렸을 적 떠나기 전에 들려주었던 ‘Remember me’ 라는 노래를 듣고 헥터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미구엘과 함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어렸을 적 자신을 떠난 원망스러운 아버지였음에도 마마코코에겐 아버지와 함께 했던 짧은 기억이 매우 소중했던 것이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시간, 추억 그리고 기억. 이 모든 것들은 삶을 살아가는 순간순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기도 한다. 기억의 소중함,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연스레 지니고 살아갔던 기억이 결코 작은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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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코는 ‘사랑’에 대해 말한다. 음악 경연을 위해 추모관에 보관되어있던 델라크루즈의 기타에 손을 댔다가 죽은 자 들의 세계로 향하게 된 미구엘은 고조할머니와 외삼촌, 이모들을 만나게 되고 고조 할아버지도 만나게 된다. 죽은 자들의 세계에서 델라크루즈를 만나기 위해 고군분투 하던 미구엘은 자신의 고조 할아버지가 헥터임을 알게 되고 헥터를 둘러싼 오해도 알게 된다. 죽은 자들의 세계에 있는 미구엘의 가족들은 오해였음을 알게 되고 사랑으로 헥터의 죄를 용서하게 된다. 그리고 원망 속에는 헥터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함께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사랑으로서 오해를 풀고 다시금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해준다.

*

 코코는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어주는 영화이다. 동시에 삶이 바빠 잊어가던 따뜻한 감정들을 다시금 불러일으키는 참 고마운 영화이다. 다시 추워진 날씨에 사랑하는 이, 혹은 그간 바빠서 함께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했던 가족들과 함께 관람해 보는 것은 어떨까?


[박윤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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