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아이러브유 [공연]

사랑에 관한 모든 것!
글 입력 2018.02.04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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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이러브유]로고포스터(online).jpg
   

뮤지컬 <아이러브유>가 6년만에 돌아왔다. 로맨틱 코메디 장르는 또?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흔한 장르지만 <아이러브유>는 현존하는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트랜드를 만들어 낸 첫 시작점이다. 04년도에 초연 후 90~100%의 객석 점유율을 유지하며 성공한 공연이다. 뮤지컬 <아이러브유> 이후 중소 로맨틱 뮤지컬 붐을 일으켜 <김종욱 찾기>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등이 이후에 나왔으며 배우 한 명이 어려 역할을 맡는 멀티맨도 이후에 유행했다.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어 낸 뮤지컬 <아이러브유>가 6년만에 돌아왔다니 반갑지 않은가. 오랜 시간동안 사랑받아 온 공연이기에 보증된 수표인 셈이다.


[아이러브유]남자는뻥_여자는내숭(이충주_최수진).jpg


 
1. 레뷔 뮤지컬


<아이러브유>는 레뷔 형식의 뮤지컬이다. 여기서 레뷔(Revue)’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특정한 에피소드나 내용 없이 다양한 형태의 노래와 춤, 코미디 스케치 등을 엮어내는 버라이어티 쇼를 말한다. 다양한 에피소드들의 옴니버스 형태로 진행되는 형태의 작품을 레뷔 형식의 뮤지컬이라고 한다.

설명이 길지만 실상은 어렵지 않다. 쉽게 생각하면 하나의 주제로 모은 단편 소설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러브유>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베리에이션Variation을 보여준다. 외로움과 사랑의 설레임, 결혼과 이후 등 '사랑'이라는 테마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각각 다른 이야기지만 통일감이 있어 하나의 큰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 이유는 아마 각 케릭터와 스토리가 대표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모두가 공감하며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뮤지컬로 끌어와 극으로 풀어냈다.


[아이러브유]마침내결혼(송용진_정욱진_안은진_간미연).jpg 



2. '현실적인' 사랑에 관한 모든 것.


극은 총 2막 19장으로 되어있다. 장 수가 많아도 잠깐잠깐 나오는 한 장면씩 뿐이어서 지루하지 않다. 다른 보통의 극과 길이 차이가 없다. 옴니버스 식일 뿐. 1막은 다른 로코 공연처럼 보편적인 내용으로 보인다. 외로운 상태와 썸을 타는 것, 그리고 만나면서 허세와 내숭 부리기, 설레임을 너머 뜨거움으로 향하며 결혼까지가 1막이다. 과연 이대로가 끝일까?

1막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은 마지막 장이다. 두 연인의 결혼식이었는데 결혼식에서 '상대를 평생 사랑하시겠습니까' 등의 질문에 신랑 신부가 '네'라고 대답을 한다. 하지만 질문자는 남자에게 가장의 무거움을 강조한다. 놀 수도 없고 피곤하고 지치고 돈만 벌어야 한다고 얘기하니까 신랑은 주저한다. 그리고 신부에게는 집안일의 고통과 육아의 현실을 얘기한다. 결혼은 현실이야, 네가 잘 버틸 수 있겠니? 라고 하자 '어 잠깐만!' 하면서 신부도 고민한다. '이 결혼, 과연 올바른 선택일까?' 신랑 신부가 혼란스러워 하는 내용이 11장이다. 참 현실적이고 또 우습지 않은가. 뻔하고 만만한 평범한 극이 아니었다.

보통의 극에선 '결혼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지만 <아이러브유>에서는 '어쩌지?!' 결혼식에서도 고민을 하게 된다 고민 이후 결심하는 장면이 1막 마지막 장이라니. 결국은 사랑하는 서로를 믿고 결혼에 다다르지만, 진짜 현실을 고민하게 만드는 점에서 정말 현실적이었다. 과연 결혼은 무러까? 고민하는 사이에 인터미션이 찾아온다. 15분 후 2막에서 뵙겠습니다.


[아이러브유]바보스위치(김찬호_이하나).jpg
 

2막은 결혼 이후의 삶이다. 모든게 새롭고 낯선 부부는 아기를 돌보느라 친구가 놀러와도 제대로 맞이하지도 못한다. 차선책으로 아기의 앨범을 보여주며, 별 것 아닌 아기의 행동에도 엄청 좋아라하는 부부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다음 장에선 큰 아이들 앞에서 아내와 남편이 안맞는 부분으로 엄청 싸운다. 부부싸움에 아이들은 불편해한다. 또 다른 장에선 노년의 부부는 함께 지낸지 벌써 30년이 지났나 하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모든 극의 내용을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이처럼 다양한 내용이 있었다.

2막은 전부 내가 실제로 겪어보지 못한 생활이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따라갔다. 그저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 같았다. 극적으로 강조를 한 내용이지만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상적인 장면이어서 그저 친숙했다. 남일 같지 않았다. 너무 현실적이었지만, 강한 갈등도 코미디로 풀어냈다. 춤과 노래, 연기로 풀어내어 익숙한 이야기들도 즐거웠다. 위트있고 재치있게 진행되었다.


[아이러브유]장례식장_부킹장(송용진_간미연).jpg
 

보통의 극이라면 이 많은 장면 중 하나를 골라서 길게 풀어내지만, <아이러브유>는 짧은 장면을 모두 이어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랑의 시작부터 황혼까지 전 연령대의 사랑을 시간 순차적으로 보여줘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했다.

각 장면의 스토리도, 캐릭터도 극적으로 강했으나 누구나 갖고 있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친숙한 모습이었다. 대표적인 특징을 잘 잡아서일까. 그래서 어느 장면이나 캐릭터가 튀지 않고 전체적으로 다 잘 어울렸다. 다양한 옴니버스 이야기어도 혼란스럽지 않고 하나의 극을 본 것처럼 깔끔했다. 대신 풍부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뮤지컬 <아이러브유>는 '현실적인' 사랑에 관한 모든 것이다.


[아이러브유]부모님마음(고영빈_김찬호_간미연_이하나).jpg


 
3. 배우 4명, 캐릭터 60명


남자 2명과 여자 2명, 총 4명의 배우가 뮤지컬의 모든 역할을 한다. 장면장면 넘어가는 극이지만 각 캐릭터의 개성은 다양하다. 한 명 당 몇 개의 캐릭터를 연기하는지.. 수도 없이 옷을 갈아입고 다양한 역을 맡아 춤을 추고 노래부른다. 배우의 절대적인 역량이 중요하다.

정말 감탄하면서 봤다. 단 4명 뿐이라니. 솔직히 보면서 한 6~8명은 되는 줄 알았다. 계속해서 쉬지 않고 다른 캐릭터들이 나왔으니까. 게다가 순간적인 장면을 보이기에 그만큼 캐릭터에 몰입해야하는데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어쩜 저렇게 능청맞게 다른 사람처럼 연기할 수 있는지. 각 배우들끼리 캐미도 좋았다. 다양한 캐릭터를 단 4 명이서 연기하는데 보는 재미가 있었다. 끝없는 변신이 정말 대단했다. 박수를 아낌없이 보내주었다.


[아이러브유]문자를기다려(송용진_정욱진_안은진_간미연).jpg


 
4. 눈과 귀의 즐거움


깔끔한 배경음악이라 음향시설이 굉장히 좋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보니까 직접 위에서 연주하고 있어서 놀랬다. 어쩐지 음악이 생생하더라니. 라이브로 듣는 음악은 언제나 좋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생으로 연주되어 공연이 더 풍성해졌다. 장마다 넘어가는 중간중간에도 연주했으며, 그리고 배우들이 부르는 노래에도 반주를 했다. 공연보러 갔더니 귀도 함께 호강했다.

그리고 눈도 같이 더불어 호강했다. 많은 장이어서 어떤 제목인지 헷갈릴 수도 있었지만 그럴 걱정이 필요가 없었다. 무대 위의 모니터 상으로 각 장의 제목을 보여주었는데 그 영상이 재미있었다. 각 장에 맞는 스토리에 어울리는 디자인이었다. 영상 디자인이 너무 재미있어서 장면 전환 하는 중에서도 어떤 내용을 소개할지, 어떤 디자인일지 기대하면서 보게 되었다.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공들인 공연이었다.


[아이러브유]마침내결혼_01(고영빈_김찬호_간미연_이하나).jpg
 

뮤지컬 <아이러브유>는 제목만 봐도 쉽게 상상이 되어서 기대가 많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대해도 더 좋았을 만큼 재밋는 웰메이드 뮤지컬이었다. 현실적인 사랑을 극적으로 풀어내면서도 희망찬 내용이었다. 다양한 사랑의 면모를 보며 내 미래도 기대가 됐다. 그리고 보러온 사람도, 공간에 있는 모든 사람도 각자 어떤 사랑을 하는지 궁금해졌다. 어느 누가 봐도 공감하며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재미있는 공연이었다.


[아이러브유]에필로그(조형균_이충주_최수진_이정화).jpg


 
▶기획노트


총 2막 19장으로 구성된 뮤지컬 <아이러브유>의 에피소드는 각각 독립된 이야기 구조를 띄고 있다. 또한 풋내기 사랑의 탄생부터 황혼까지 폭 넓은 시간의 스펙트럼을 자랑하며 사랑이 진화해 가는 과정을 가감 없이 그려낸다. 남녀의 속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낸 노골적인 대사와 연인 혹은 부부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여과 없이 드러낸 에피소드는 관객들로 하여금 시종일관 공감의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11장으로 구성된 1막은 연애에 관한 이야기가 빠른 속도로 전개되며 종국엔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며 결혼을 하기에 이른다. ‘공주와 왕자가 만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마치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생각하고 느끼고 있지만 입 밖으로 내지 못하던 남녀 사이의 문제와 심리를 재치와 유머로 드러내며 사랑에 대한 환상이 아닌 현실을 끄집어 내며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각 에피소드 속 인물과 상황이 다소 과장된 면은 있으나 연애를 하는 과정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과 심리를 정확하게 간파해낸다. 상대방에게 잘 보일 요량으로 있는 척 하는 남자들의 심리나 마지못해 내숭으로 일관하는 여성들의 심리도 코믹하게 그려낸다. 우리가 연애를 하며 겪었던 일들과 느꼈던 수 많은 감정들이 고스란히 무대에 녹아있다. 내가 느꼈던 것들을 무대에서 확인하는 일은 몹시 유쾌하다. 뮤지컬 <아이러브유>의 각 에피소드마다 웃음이 쏟아지는 이유는 바로 공감에서 시작된다.
 
이어지는 2막은 총 8장으로 구성됐으며 1막과 비교했을 때 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며 보다 진지해진다. 등장인물 역시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육아에 지친, 서로 대화가 없는 중년의 부부 등 낯설지 않은 인물들로 구성됐다. 이들의 사랑 이야기 역시 미화하는 법이 없으며 포장하지 않은 사랑의 맨 얼굴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아이러브유>는 연애에서 결혼까지 이어지는 긴 여정 속에서도 사랑에 관한 긍정적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아이러브유>를 특정 관객에게 권한다는 것은 어쩌면 의미 없는 일이 될 지도 모른다.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들, 누군가를 짝사랑하고 있는 사람, 중년 혹은 노년의 부부, 심지어 혼자 극장을 찾는 이들도 공감하며 작품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단편으로 구성된 옴니버스는 몰입이 깨지기 쉽다는 장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전체 에피소드를 아우를 수 있는 ‘사랑’이라는 공통된 주제 아래 재기발랄하며 드라마틱한 내러티브가 더해진 뮤지컬 <아이러브유>는 ‘조각난 이야기들의 모음이 아닌 하나의 큰 이야기라는 인상을 남긴다. 여기에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하구나’와 같은 안도감을 선사함과 동시에 관객들 사이의 깊은 공감대 형성에 기여한다.


[뮤지컬 아이러브유]로고포스터(online).jpg
 

 
▶공연정보


제목: 로맨틱 뮤지컬 <아이러브유>

장소: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기간: 2017년 12월 14일(목) ~ 2018년 3월 11일(일) 

출연: 고영빈 송용진 조형균 김찬호 이충주
정욱진 간미연 최수진 이하나 이정화 안은진

가격: R석 66,000원 / S석 44,000원

러닝타임: 130분
(인터미션 포함)

시간: 평일 오후 8시
주말 및 공휴일 오후 2시, 7시
(월요일 공연 없음)

제작: R&Dworks

연출/각색: 오루피나

음악감독: 신은경


[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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