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서양의 풍속화를 알아보자 [시각예술]

풍속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를 느껴보자 !
글 입력 2018.01.2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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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에서 풍속화는 '장르화'를 말한다. 이것을 다시 정의해 보면, 등장인물이 특수한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익명적으로 언급되어 있는 일상생활의 정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그림이라는 의미이다.

장르화라는 단어의 탄생 유래는 이러하다. 16세기 이래 설립된 아카데미가 고전적인 시나 역사 또는 종교 서적에서 택한 고상하고 품위 있는 도덕적 주제를 화폭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외의 장르들은 네덜란드인들이나 그리는 것이라 경멸한 데서 비롯되었다.

결국 18세기에 이르러 역사화를 제외한 그림들은 한꺼번에 장르화라고 불리게 되었고, 18세기 말부터 19세기를 거치면서 초상화, 풍경화, 정물화는 각기 고유의 명칭을 얻게 된 반면 일상생활을 그린 그림만이 남아 결국 장르화라고 불리게 되었다.
 
서양의 풍속화는 굉장히 광범위하기 때문에, 수많은 국가 중 풍속화의 유행을 이끈 네덜란드의 풍속 화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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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브뢰겔
Pieter Bruegel the Elder
1525 ~ 1569


피터 브뢰겔은 북유럽 회화의 전통을 이은 플랑드르 화파를 대표한 화가 가운데 가장 주도적인 인물이다. 그는 당대의 마을, 시골, 사람, 축제와 성인들의 이야기를 그림에 담았다. 그의 그림을 살펴보면 달력 그림, 엄숙한 종교화, 우스꽝스러운 풍속화, 알쏭달쏭한 우의화 등 밝고 어두운 그림이 다양하게 섞여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의 화가가 그린 그림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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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놀이 >, 1559-1560


< 아이들의 놀이 >는 주제와 관련하여 다양한 해석들이 공존하여 흥미를 자아내는 작품이다. 가장 단순한 설명은 이 그림이 순수한 아이들이 즐기는 놀이들을 시각적으로 나열해 놓은 일종의 백과사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이 모두 어린이들이라는 사실에 주목해 본다면, 이 작품이 인생의 초기 단계를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또한 미술 이론가들은 브뢰겔이 묘사하고 있는 여러 가지 놀이들에 거짓이나 허영심, 뻔뻔함과 부자연스러움과 같은 특성들이 내재되어 있다고 한다. < 아이들의 놀이 >가 결국은 인간의 본질적인 어리석음에 대해 이야기 한다고 이해하기도 한다. 이는 우측 중간 부분에서 한 어린 희생자의 머리를 당기고 있는 아이들이나, 파리를 죽이는 데 심취한 어린이들에게 평범한 어린이들에게서 보기 힘든 잔인한 면모가 엿보인다는 사실과 관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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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스텐
Jan Steen
1626 ~ 1679


얀 스텐은 17세기 대표 네덜란드 화가이다. 농민 생활의 즐거운 장면의 묘사를 통해서 화가로서의 입지를 다졌고, 브뢰겔의 전통의 흐름을 완성시켰다. 그는 일상생활을 주제로 선택했던 네덜란드 화가들 중에서 관찰력이 가장 예리하고 유머감각도 아주 뛰어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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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사병에 걸린 여자 >, 1660


그의 작품 < 상사병에 걸린 여자 > 는 재치 있는 풍자화로 대표된다. 의사는 여인의 손목을 쥐고 진찰을 하고 있으나 동상이몽의 모습이 담겨있다.

여인은 외간 남자를 사랑하여 상사병에 걸려 몸이 아닌 마음의 병이 생긴 것으로 그녀의 귀에는 의사의 여러 증상에 관한 질문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를 눈치 채고 있는 것은 오직 그녀의 몸종뿐이다. 그러나 몸종은 표정관리를 하며 진찰 장면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다. 얀 스텐은 이 작품을 통해 당시 부인들의 성윤리를 꼬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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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베르메르
Jan Vermeer
1632 ~ 1675


얀 베르메르의 삶은 그의 수수께끼 같은 그림들만큼이나 신비에 싸여 있다. 그는 적은 수의 작품만을 남겼는데, 그 중에서도 제작연도를 기입한 작품의 수는 훨씬 적다. 그래서 베르메르의 대부분의 작품들이 진위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살아생전에 비교적 소박한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오랜 동안 잊혀 졌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그림들이 인기가 높아진 것은 베르메르 그림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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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 따르는 여인 >, 1658-1660


베르메르의 작품 < 우유 따르는 여인 >에서 빛과 어둠의 대비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대비로 긴장감과 엄숙함을 화면 가득 표현하였고, 회칠한 벽과 금속 주전자, 우유가 담긴 항아리, 탁자 위의 빵 등의 구성 요소들로 섬세함을 표현하였다. 따라서 감상자들은 시각적이고 평면적인 그림에서 촉각을 고려한 세심함을 느낄 수 있다.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소품의 수와 안정적인 배치는 감상자의 시선과 주인공의 동선 어느 것 하나도 해치지 않으며, 화면 구성에 완벽함을 더하고 있다. 또한 시녀로 추정되는 우유를 따르고 있는 여인의 노란색 옷과 파란색 앞치마 그리고 붉은색 치마는 깨끗하지는 않지만,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화면에 산뜻함을 주고 있다.





16세기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중세의 종교적인 권위로부터 탈피하며 민중들의 문화가 부흥하였고 풍속화가 발달되었다. 일상의 삶의 모습을 다룬 풍속화는 다양한 모습을 이루며 존재되어 왔고, 지금도 그려지곤 한다.

풍속화는 그 시대의 삶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다. 과거 여행을 가능케 하는 미술계의 타임머신은 풍속화라고 마무리 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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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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