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레미제라블" 에서 읽은 홉스의 「리바이어던」 [문화 전반]

글 입력 2018.01.1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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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바이어 던
 

2013년 12월 18일 한국에서 개봉한 영화 "레미제라블" 은 뮤지컬 원작인 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큰 흥행에 성공한다. 개봉 한 달 만에 뮤지컬 영화 최초 500만 관객을 돌파한 초흥행작이다. 이미 국내 관객들에겐 어느 정도 친숙한 이야기이고 영화 전체가 뮤지컬 대사와 음악으로 이루어진 전개를 보였다. 하지만 웅장한 음악,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그리고 분명 영화 속 존재하는 사회문화적 배경이 흥행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당시 한국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인기가 고공행진 했을 것 이다.

먼저 본 뮤지컬의 원작 소설을 집필한 “빅토르 위고”의 집필 배경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하자면 그가 살았던 1832년 6월, 즉 프랑스 혁명이 실패로 돌아간 후 왕정복고기에 처한 상황이다. 왕권과 의회의 대립이 시발점이 되었던 “청교도 혁명” 은 의회파의 승리로 돌아가 공화제가 성립되었다. 의회파는 지주, 귀족 및 대상인 중심의 장로파와 산업 자본가, 일반상인, 근대적 지주로서 군대 상층부를 지배한 독립파로 나뉜다. 이렇게 나뉜 두 파벌간의 분쟁역시 끊이지 않고, 이를 중재하기 위해 “수평파” 가 등장하여 자연권과 사회계약설을 주장하게 된다. 수평파는 후에 크롬웰에 의해 붕괴하지만, 전통적 규범의식의 보존과 무정부적인 상황을 피하기 위해 홉스는 「리바이어던」 체제를 통해 국가와 법체계를 정립한다.

홉스는 자연주의 사상을 바탕으로 “생명권”을 제외한 모든 권리를 국가의 주인인 군주에게 부여한다. "레미제라블"의 첫 장면에서 꼭대기에서 죄수들을 내려다보는 자베르(Javert)와 간수는 지배층, 죄수들은 피지배층, 쇠사슬에 묶인 채 서슬피린 눈빛을 한 죄수들, 아랑곳 하지 않고 시종일관 “Look down”을 외치던 간수들, 디테일한 모든 부분에서 사회적 계급의 수직적 구조에 대해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첫 장면부터 자유와 평등을 억압함으로써 전제적 군주중심의 통합국가인 「리바이어던(Liviathan)」 체계의 모습이 보인다. 홉스는 개개인의 자유와 모든 시민에게 평등한 권리를 부여하는 사회적 구조는, 인간이 이성능력을 통해 부조리에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관념을 바탕으로 홉스는 ‘생명권’을 제외한 기타 모든 권한은 군주에게 위임해야 한다는 규제를 성립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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홉스는 범죄에 관한 정의를 “행위 또는 말로써 법이 금지하는 것을 범하거나 또는 법이 명하고 있는 것을 회피하는 것에 의해 성립하는 죄”라고 하였다. 그러나, 극 중의 주인공 장발장(Jean Valjean)은 죽어가는 조카를 살리려 빵을 훔친 죄로 19년간의 감옥살이를 한다. 아름답고 순수했던 여인 팡틴(Fantine)은 남자들의 쾌락의 대상으로 유린 된 뒤 “창녀”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개인이 행사 할 수 있는 자연권인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그의 의견에 모순이 있는 부분이 여기서 보여 진다. 조카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빵을 훔친 장발장에게 형벌을 부과하고, 지배계층으로 인해 치욕적이고 폭력적인 인생을 살아왔던 팡틴은 자신의 딸 코제트(Cosette)를 지킬 수 있는 힘조차 빼앗긴다. 조직의 강제력에 의해 이루어진 자연 상태의 국가에서 만민은 평등하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인가?

더 이상 반복되는 억압과 핍박을 견딜 수 없는 피지배층은 결국 프랑스의 역사를 뒤흔든 “프랑스 혁명”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극이 끝날 때 까지도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부여받지 못한 장발장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갈망을 외치며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평화를 안겨주고 자신도 수도원으로 들어가 그만의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렇게 홉스의 「리바이어 던」도 끝맺음을 보이게 된다. 만약 하나의 통일된 국가를 유지하기 원한다면, 기본적으로 시민의 “생명권”에 대한 보장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홉스의 법과 국가에서의 다수결은 모든 계층의 시민이 포함됨이 아닌 지배계급의 다수결이라고 밖에 해석이 안 된다. 물론 그의 다수결원리가 조직화된 권력기구로서의 국가로 가는 방향은 잡았으나, 이가 피지배계층의 폭동과 권리주장을 향한 운동을 불러일으킨 것은 피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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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홉스는 “인격을 하나로 하는 것은 대표자의 통일성이지 대표되는 자의 통일성은 아니며, 군중 속에서 통일성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공통의 권력을 수립하기 위한 유일한 길은 그들의 모든 권력과 힘을 다수결에 의하여 모든 의사를 가능한 한 하나의 의사로 할 수 있도록 한 사람 또는 합의체에게 부여하는 것” 이라고 한다. 이것은 다수자에 대한 복종을 묵시적으로 강제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의 「리바이어던」 이 종교와 자연법의 구속력을 부정함으로써 사회의 기초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홉스의 사회계약설은 결국 로크의 신자유주의 바탕인 사회계약설의 기초가 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세계 어느 국가든 봉건주의 체제로부터 자유주의, 그리고 자본주의 체제로 국가가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즉, 국가가 성립됨에 있어서 중앙집권체제가 밑바탕이 되는 것은 당연한 단계이며 이런 과정이 없으면 지금의 민주주의 국가도 없을 것이다. 그의 「리바이어던」은 영원하지 않지만, 그가 남긴 법과 국가에 대한 사상은 이를 발전시키는 토대가 되었던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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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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